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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미 주논개

꿈꾸는 세상살이 2015. 8. 17. 23:40

 

 

이애미 주논개

고두영/ 신아출판사/ 2007.07.01/ 288쪽

논개는 원래 장수 사람이다. 서당을 하던 선친은 경상도에 살았지만 장수에서 훈장을 모셔와 훈장을 하게 되면서 장수에 살게 되었다. 논개라는 말은 논개의 사주팔자가 개띠 해에 개띠 달에 개띠 날에 개띠 시에 태어 낳았다고 하여 개띠 팔자라 부르면서 시작된다. 경상도 사투리에 낳았다는 말은 놓았다는 말로 통하고 개띠 팔자를 가진 아이를 낳았으니 개띠 애를 놓았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개띠를 놓았으니 놓은 개이고, 당시 어릴 적에는 평범하거나 천한 이름을 지어주면 나중에 장성하여 큰일을 한다고 믿던 풍습도 한 몫 거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성씨가 주씨이니 주논개가 되며, 이애미는 의로운 바위 즉 의암의 지방 사투리인 것이다. 이때의 이애미는 진주성 안에 있는 바위의 이름이기도 하다.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물로 뛰어든 바위가 바로 그 바위라서 논개를 기리는 마음에서 의암이라고 부른다.

논개가 아버지의 서당에서 배워 학문이 깊었다고 볼 수 있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그런 저런 연유에 의해 남달리 뛰어난 사람이었을 것이고, 유달리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즉 인품이 훌륭하지 않으면 감히 왜장을 안고 물에 뛰어들 사람이 아닐 것이기에 그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인성이 좋은 논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작은아버지댁에서 살게 된다. 그간 가지고 있던 재물을 작은아버지가 관리하면서 더부살이를 하는 셈이었는데, 작은아버지는 술을 좋아하고 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새 논개 모녀의 재산을 탕진한 작은아버지는 동네 부잣집의 맏아들에게 다리를 놓아 논개를 시집보내기로 약정을 하고 재물을 받았으나, 그것마저 모두 술로 탕진하였다. 어느 소문에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논개 모녀는 부잣집 맏아들이 태중에 보약을 많이 먹어 불구의 몸이라는 소문을 듣고 마침내 도망을 하게 되며, 작은아버지 역시 논개 모녀가 도망친 이후 자취를 감췄다. 이 사실로 논개 모녀가 결혼을 빙자한 사기 혐의로 관가에 잡혀갔고, 논개 어머니가 관비가 되는 판결을 받았으니 연약한 어머니를 대신하여 논개가 관비로 자청하였다. 어진 사또는 여러 형편을 감안하여 제안을 받아들이고 기간도 감해주었다. 현감의 부인은 자신이 보아 온 논개의 행실이 올바르고 곧은 것을 알고는 가까이 하여 관가의 법도를 가르치면서 사람 대우를 해 주었고, 나중에는 본인이 나서서 현감의 소실로 맞이하도록 주선하였다.

훗날 임진란이 나자 현감은 다른 지역을 다스리다가 전장의 장수가 되었고, 지아비를 따라 진주에 간 논개는 중과부적으로 전장에서 자결한 현감을 따라 나라를 구할 방책을 연구하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효과가 큰 방법을 선택하였다. 기생도 아니면서 적군이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에 기생으로 나타나서 왜장의 넋을 빼앗은 후, 왜장을 끌어안고 도도히 흐르는 남강에 몸을 던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한 것은 논개 죽인 사람은 당시 총 지휘를 맡은 왜장이 아니라 그 휘하의 부장 중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논개는 누구 총 책임자이며 누가 부장인지 알지 못하였으니, 그가 그렇게 방자하게 구는 것은 왜장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런 무례한 행동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부장을 왜장으로 오인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가 보는 논개는 그가 사람을 잘못 보아 왜장이 아닌 부장과 함께 죽었다고 하여 그의 죽음이 헛된 것은 아니다. 그는 오로지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혹은 지아비의 원한을 갚기 위하여 택한 방법이었으니 나름대로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런 뜻을 기리는 사람 역시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좋은 일을 해도 좋게 해석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런 고귀한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나쁜 일을 보고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와 같이 나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과 같다. 불의를 보면 의연히 일어나서 분개하고, 옳은 일을 보면 칭찬하고 본받는 것이 사람의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주논개는 비록 이름이 천하여 많은 놀림을 받았지만 그 아버지의 바람처럼 성인이 되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한 사람이 되었다. 주논개!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람이다. 프랑스의 잔다르크가 자유의 선봉이 되었던 것처럼 논개가 호국의 수호신으로 남아있다.

다음에 인근에 갈 기회가 있으면 논개 사당에 들러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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