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박재원.장수현/ 스쿨라움/ 2008.11.27/ 168쪽
박재원
우리는 사교육 열풍에 휩싸여 살고 있다. 이런 말은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 할 수도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사교육은 유명한 학원을 비롯하여 족집게 과외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몰아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학생들이 필요에 의해 선택한 것보다는 부모들의 판단에 따라 선택된 결론이라는 말이다.
그러면 부모들은 어떤 근거로 어떤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서울 대치동에 밀집된 입시 학원은 성적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입시 코스인 셈이다. 이곳에서는 공교육 즉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진도를 넘어 예습에 속하는 교육을 시키고 있다. 따라서 예습을 한 학생이 학교에서 본 교육을 받으면 더 잘 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부모들이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에 속한다.
그러나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본 학습 시간에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고 만다. 그 이유로는 첫째가 학원 공부를 하다 보니 집에서 잠을 잘 시가니 부족하여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잠을 잔다는 것이다. 잠을 자고 싶지 않아도 우선 잠이 부족하니 잠이 오는 것은 당연한데, 거기다가 학원에서 이미 배운 내용이니 설명을 들으면 그것은 벌써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차라리 잠을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극단적인 예를 들었을 뿐이지만 이렇듯 학원 교육은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 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일부 학생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여 사교육에 의존하였다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였을 것이니 분명 학생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학원에서는 특히 유명한 입시 전문 학원에서는 그런 학생들을 상대로 가르치지는 않으니 그런 일은 지극히 드문 하나의 현상에 불과할 뿐이다. 대부분의 입시 전문 학원은 그런 학생보다는 어떻게 하면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유치하고 어떻게 하면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학원 측에서 생각하는 우수한 대학에 입학시키는가에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수의 우수자가 소수의 우수 대학에 입학하면 그것을 마치 학원의 전부인 것처럼 선전하며 부모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같은 학원의 대부분인 80%의 수강생들은 그냥 들러리에 속하는 지나가는 행인에 불과하다. 따라서 성적이 부진한 학생은 그런 학원에서 성적을 향상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그럴 구조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은 학원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이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시골의 작은 학원에서는 입시 위주의 경쟁을 하지 않는 다는 조건에서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하여 함께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지극히 드문 본보기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또 여기서 말하는 부모는 이런 학원을 교육 대상으로 삼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의 학생들 아니 학부모들은 사교육 정책에 반기를 들어야 하지만 오히려 박수를 치고 찬성을 부추기는 사람들에 속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며 결국에는 학원의 선전에 들러리만 서고 만다. 어떻게 하다 배보다 배꼽이 큰 사람이 태어났을까. 어떻게 하여 사교육이 공교육을 조종하고 있을까. 그것은 분명 학부모들의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학원 선택의 원칙은 학생이 스스로 판단하여 부족한 과목을 원할 때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진도에 맞춰 나갈 수 있는 사교육이 좋은 것이다. 말을 물가로 데려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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