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국전
정도전/ 한영우 역/ 올제/ 2014.03.17/ 210쪽
정도전 : 고려 말의 학자로 본관은 봉화다. 삼봉 정도전은 목은의 수하에 들어가 포은과 함께 수학하였으며, 1362년 공민왕 11년에 진사시에 합격하여 진출하였다.그러나 친명파인 삼봉은 조정에서 친원파와 대립을 하면서 밀려나기도 하였다. 이성계가 명을 치라는 명령을 받고 출병하였으나 여러 이유를 들어 회군을 하여 권력을 쥐자 이성계를 도와 나라를 세우는데 일조하였다. 조선의 건국 초기에 여러 기틀을 잡고 질서를 앞세웠으나, 권력 투쟁에 휘말려 이방원에게 피살당한다. 저서로『조선경국전』을 비롯하여『경제문감』, 고려의 국교인 불교의 폐단을 적은『불씨잡변』이 있다.
한영우 : 1938년 충남 서산 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교수 시절에 하버드대학의 방문교수로 일하기도 하였고, 서울대 규장각 관장과 인문대학장을 지냈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왕좌의 설계자 정도전』,『조선왕조 의궤』,『다시 찾는 우리 역사』,『한국선비지성사』등이 있다.
정도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여러 차례 사극으로 찾아왔고, 다른 사극에서 그의 역할이 돋보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조선경국전』을 읽고 보니 사극에서 느끼던 정도전이 아니라 세심한 학자로서의 정도전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논어를 읽는 기분 혹은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고 하면 맞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조선경국전 즉 조선경국대전을 교과서에서 배운 적이 있다. 임금을 보필하는 용비어천가이면서 통치에 필요한 부문을 골라 적어 놓은 책으로 말이다. 그런데 정말로 경국전이 경국대전이라 불릴만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느 한 분야에 대한 것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국방 세금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언급한 것은 아주 중요한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정도전 혼자서 기술한 것은 아니겠지만 일상을 총망라한 것은 아주 훌륭한 저서라 하겠다.
그 세부 내용으로는 임금을 하늘에서 내려온 즉 가장 높은 사람으로 모셔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예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먹고 마시며 입고 자는 것을 포함하여 외세의 침입을 막는 군사력과 문화적 삶을 추구하는 예술까지를 망라하여 권장하고 절제를 요구한다. 당시 모든 일에 동원되는 국민은 모두 농민이었기에 농번기를 고려하여 정책을 펴고 아픈 사람이 없도록 보살펴야 한다는 것은 힘의 원천을 잘 보전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따라서 임금은 받은 만큼 국민 즉 농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아프면 부역을 잘 하지 못하며 유사시에 적과 맞서 싸울 전투력을 잃는 것이다. 그래서 농민을 보호하며 거둬들인 수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조세에 관한 횡포와 군대 동원을 아전들의 탐욕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거론하며 가장 근본인 국민에 대한 사랑도 엿보인다.
드라마에서는 정도전에 대한 인상이 강렬하게 다가왔지만 쉽게 물러선다. 그러나 책에서는 정도전이 서서히 다가와 오래 눌러 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말하자면 읽는데 시간이 걸리고 자세는 더 피곤할지 몰라도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책이 더 좋은 매체라는 말이다. 지난 번 보았던 논어나 목민심서 등과 같이 아주 읽을 만한 책이라고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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