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에서 천산까지
김호동/ 사계절/ 2002.11.25/ 220쪽
김호동 :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유목사회의 구조』,『칭기즈칸』,『유라시아의 유목 제국사』,『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슬람 1400년』,『부족지-라시드 앗 딘의 집사1』등이 있다.
이 책의 제목으로 보아서는 중국의 황하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황하를 따라 여행을 하면서 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런 감정으로 책을 골랐었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중국의 광활한 땅에서 어떤 민족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국토의 영토적 입장에서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말하는 책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들에 관한 삶을 그린 것이다. 그렇다고 시시콜콜한 개인의 생활사를 말하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소수민족이 어떻게 하여 중국이라는 나라에 편입되었는지 혹은 어떤 사회적 영향을 받아 합류하게 되었는지를 말한다. 물론 거기에는 중국이 그 소수민족을 속박하기 위하여 많은 회유책과 무력에 의한 강압책을 썼을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소수민족들이 중국 내에서 같은 나라인듯 하지만 서로 다른 나라로 살아가는 비애를 엿볼 수 있다.
중국 또한 넓은 영토에서 교통이 불편하고 통신마저 원활치 못한 상태에서 전 국민을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 소수민족들을 분리하여 소위 자치국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도록 한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몽고의 분리국가인 내몽골자치구를 비롯하여 영하회족자치구, 서장자치구 즉 달라이라마로 잘 알려진 티베트자치구, 그리고 천산산맥 즉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가 있는 신강위구르자치구 이렇게 전 국토의 1/3을 차지하는 4개의 자치구를 두고 있다. 여기에 티베트족과 회족이 별도로 모여 살고 있는 감숙성과 청해성을 합하면 거의 1/2을 차지하는 면적이다.
황하는 누런 물이 흐르는 강이라는 뜻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강으로 중국의 고대문명이 싹튼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물과 산이 어우러지고 온화한 기후가 펼쳐져서 사람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위의 4 자치구는 모두 그런 조건을 가진 것은 아니며, 황하는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하여 중국의 여러 주요 도시를 거치고 있는가 하면, 위의 서장자치구와 영하회족자치구, 내몽골자치구를 거쳐 흘러가고 있다.
내몽골자치구는 우리에게 황사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이처럼 주요 자치구는 자신이 중국 내 지역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들 내면에는 조상에 대한 그리움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내몽골자치구의 경우 칭기즈칸의 후예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며, 한 때 중국 전역을 통일하여 다스렸던 원나라가 그들의 뿌리라는 자부심이다.
이 책을 읽으면 소수민족의 애환을 읽을 수 있다. 내가 한 소수민족을 잘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가히 조족지혈이겠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우리는 소수민족이 되거나 문화가 약한 민족이 되면 어떤 결과로 이루어지는 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라가 부흥하고 영향력이 있는 국가로 성장하려면 우선 영토도 중요하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는 정신력이 중요함을 느낀다.
아직도 중국내 소수민족인 자치구 사람들이 가진 정신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들은 가끔 중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어떤 때는 출혈 투쟁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 전에 미리미리 힘을 기르고, 무장하여 강력한 세력을 규합하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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