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내 탓

꿈꾸는 세상살이 2015. 11. 24. 18:43

 

 

내 탓

 

이복규/ 지식과 교양/ 2015.11.10/ 135쪽

 

이복규 : 서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고전과 민담의 발굴 및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 역시 이와 관련하여『설공찬전 연구』,『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생애담 연구』,『국어국문학의 경계 넘나들기』,『한국인의 이름 이야기』등 30여 권이 있다.

 

오늘 아침 7시, 출근길에 우편함에서 발견한 책이다. 그러니까 어제 월요일에 배달된 듯하다. 그런데 어제는 내가 집으로 퇴근하지 않고 시골에 다녀오느라고 늦어서 못 본 것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읽기 시작한 후 단숨에 읽어냈다. 고등학교 동창이 회갑 기념으로 낸 시집을 보내왔으니 기쁜 마음으로 읽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 회갑 기념으로는 언제쯤 책이 나오려나 참 안타까운 심정이다. 사실은 꼭 1년 전인 작년 11월에 원고를 보내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참이니 말이다. 비록 출판사는 다르지만 내가 먼저 원고를 보냈는데도 나는 아직 깜깜 무소식이니 어떻게 보면 답답하기는 하다.

 

책의 내용을 보면 1부에서 우리 고전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러나 산문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로 적다보니 짧게 그리고 용어를 가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주로 전래 동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각 고장 혹은 가문에 따라 내려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때로는 어질게 살기를 바라며, 혹자는 부지런히 일하기를 권면한다. 그런가 하면 부와 명예보다 지혜가 궁극적 목표임을 빗대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내용들은 대부분 한두 번씩은 들었음직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다시 읽어도 또 다시 들어도 좋은 고전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이런 시로 읽으니 느끼는 바가 새롭다.

 

2부에서는 자신의 생활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이 살면서 아프지 않고 살기, 혹은 그렇게 아프면 그것으로 인해 다른 무엇을 얻을 것인지 돌아보게 한다. 기쁘다고 마냥 기뻐할 것은 아니며 슬프다고 마냥 슬퍼할 것만은 아닌 것이 인생인가 생각된다. 고마우면 고맙다고 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남을 속여야 하고, 때로는 남을 이용해야 하는 세상에서 내가 속으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역시 정도를 걷는 것밖에 없음도 알 수 있다.

 

다른 책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누구든지 책을 내면서 첫 장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어느 누가 무엇을 도와주어서 고맙고, 누구는 무엇 때문에 고맙고, 누구에게는 무엇 때문에 감사하다고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나는 몇 권의 책을 냈지만 아직 누구에게 고맙거나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남들은 없는 지면을 빌려서라도 감사하는데 나는 펴 놓은 멍석 위에서도 감사할 줄 몰랐으니 어찌 사람의 도리를 다하였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반성이 된다.

 

저자는 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이면서 기독교 교회의 장로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이 다분히 종교적이고 학문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얄밉지 않을 꼭 그 정도에서 머문다. 그러니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1부의 내용을 본다면 성인이 아니라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내용이다. 어릴 적부터 읽었던 동화에서, 압축하여 다시 읽는 시는 전달하는 말이 적은 대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 것들 > 독후감,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  (0) 2015.11.30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  (0) 2015.11.27
딱! 100일만 미쳐라  (0) 2015.11.22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0) 2015.11.20
사막에 숲이 있다  (0)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