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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고백

꿈꾸는 세상살이 2016. 1. 22. 18:48

 

학교의 고백

EBS 제작팀/ 북하우스/ 2013.12.02/ 244쪽

장성욱 : 주로 다큐를 연출하였으며, 대표작으로『인간의 두 얼굴』,『시대의 초상』,『선생님이 달라졌어요』,『학교란 무엇인가』등이 있다.

박유준 :『명의』,『다큐 동화 달팽이』,『방귀대장 뿡뿡이』등을 연출하였다.

김현우 :『성장통』,『말하기의 다른 방법』,『생명, 40억년의 비밀』등을 연출하였다.

권종남 : 라디오작가로 시작하여 다큐 작가로 바뀌었다.『그곳에 가고 싶다』,『명의』,『60분 부모』등을 집필하였다.

임정화 : 구성작가로 입문하였으며,『그것이 알고 싶다』,『인간의 두 얼굴』,『시대의 초상』등을 집필하면서 사람에 대하여 배우고 있다.

이윤정 : 구성작가로 시작하여『생로병사의 비밀』,『추적 60분』,『긴급 출동 SOS24』등을 집필하였다.

박계영 : 구성작가로 입문하였으며『지식채널@』,『배움 너머』등을 만들었다. 다큐로『진실을 말하지 않는 역사』,『을사늑약 100년의 진실』,『공부의 왕도』등을 집필하였다.

 

제목이 학교의 고백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학교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대안학교를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안으로 공부를 시키는 학교를 말한다. 우리나라에 이런 학교가 몇 군데 되지 않지만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것은 학생들이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로소 인간적인 인성교육을 하는 것이라서 그럴 것이다. 어쩌면 틀에 박힌 시험 위주의 공부보다 자연적인 공부 즉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공부라는 것을 인정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과 교사들은 실제 존재하는 학교의 내용이며, 현재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어떻게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들 학생들은 잘 들어주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데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반성하며 배우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기본교육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학교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우리들이 사춘기 시절에 아마도 이런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더 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잘 들어주고 공감하며 이해해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의지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하자면 기성세대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 방법이 잘못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부모 혹은 성인들의 의견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예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하여도 그런 학생은 극히 일부이기에 어쨌든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말미에 나오는 내용을 일부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선생님이 고백했다. 나 또한 폭력교사였다고,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여러모로 노력하지만 학생을 이해하는 건 어렵기만 하다고.

교장 선생님이 고백했다. 교장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하지만 권위를 내려놓고 자신의 맨 모습을 보여줄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학생이 고백했다. 현실은 정말 답답하고 힘든데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그걸 몰라준다고, 부모님과 대화를 하고 싶지만 또 공부 이야기만 나올까봐 대화하기가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눈물을 왈칵 흘렸다.

학교가 고백했다. 아이들을 기다려줘야 하는데, 품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 아이들 보기가 미안하다고 말이다.

이렇게만 반성한다면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서로 오해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학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부모가 무엇을 바라는지 서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문제로는 왕따와 폭력, 진로문제, 이성문제, 학업성적, 건강, 가정 사정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라 하더라도 서로 터놓고 이야기한다면 해결되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그것이 그렇게 쉽게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예처럼 조금씩 서로 이해하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공감하게 될 것이며, 그러면 문제가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보다.

말은 쉽지만 우리 학교의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로는 아직도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자연히 소외당하고 학교와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서는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는 것이 기다린다. 지각 조퇴가 잦아지고 결석을 하게 되며, 학교가 아닌 곳을 찾게 된다. 끼리끼리 모이는 곳에서는 어느 것이 더 현명하며 어느 것이 더 가치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만 토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춘기 아이들은 친구가 부모보다 혹은 교사보다 더 좋은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갈수록 학교와 멀어지는 것뿐이다.

이런 아이들을 보듬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서 좀 더디고 빠른 것만 있을 뿐이다.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아이 한 사람마다의 특성을 살려 사회에 적응하게 하면서 진로를 개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런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어른의 생각으로 만들어가지 말고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하여 서로 논의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잠재능력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학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우리 사회에서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있는 한 이런 대안학교가 필요한 것도 사실 아니겠는가. 그리고 좀 더 혼을 담을 교육 방법으로 다가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내용이 방송으로 나와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니 고마울 뿐이다. 제작팀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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