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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총선현장 리포트

꿈꾸는 세상살이 2016. 1. 11. 09:56

 

 

19대 총선현장 리포트

 

 

한국정당학회/ 푸른길/ 2012.11.30/ 426쪽

 

 

이현출 :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

박명호 :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성진 :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톤학부 교수

이동윤 : 신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고경민 : 제주대학교 원자력과학기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가상준 :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용호 :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병근 :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엄기홍 :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용주 : 동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진숙 : 배재대학교 정치언론학과 교수

김재한 : 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

박경미 : 한양대학교 제3섹터연구소 교수

김용복 :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진만 :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종빈 :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우영 :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에서 2012년 4월 11일에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놓고 분석한 책이다. 19대 총선은 2012년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선거여서 다른 총선이 갖는 의미를 넘어서는 차이를 두고 있다. 물론 그 앞에서 벌어진 정치적 현실과 사회적 이슈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은 제17대 총선과 18대 총선현장을 둘러보고 쓴 각각의 현장 리포트에 이어져 만들어진 책으로 특별한 관심대상이었던 지역구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렇다고 하여도 한정된 지면 관계상 국민이 원하는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점도 있다.

 

 

제1부에서는 선거에서 거대 쟁점으로 내걸었던 정권 심판론과 대권 야망론을 주제로 하여 서울 종로구에서 심판론 vs 대망론, 서울 은평구 을지역에서 지역 선거전략과 정권심판론, 부산 사상구에서 PK 대권인가 토박이 일꾼인가라는 소제목으로 나눈다.

다음 2부에서는 선거 이슈와 선거 운동 그리고 선거 전략에 대한 경쟁을 분석하면서 제주 서귀포 선거구에서 제주해군기지 이슈와 유권자의 선택, 서울 강남과 서울 동작구 을지역에서 현대그룹의 전현직 총수들의 격돌, 서울 강남구 을지역에서 보수 아성에 도전한 정동영후보의 선거전략과 유권자의 반응을 다루었다.

제3부는 지역주의의 변화와 지속이라는 주제로 광주 서구 을지역의 민주당을 넘어 지역정치의 독점을 넘어, 대구 수성구 갑지역의 지역주의와 그 변화의 또 다른 씨앗, 그리고 부산 북구와 강서구 을지역에서 친노바람과 부산 유권자의 변화로 다루고 있다.

제4부는 지역정당의 미래와 전략적 투표라는 제목으로 세종시의 선거와 지역 정당의 미래, 강원도에서 느끼는 군맹평상의 결집과 선거정치를 다루고 있다.

다음 5부에서는 여성과 군소정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의 선거운동을 다루는데, 경기도 고양시 서구에서 여성 후보 간 벌어진 지역구 경쟁과, 경남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지역의 선거구 통합에 따른 소지역주의에 나타난 표심, 인천 남동구 갑지역의 국회부의장 출신의 무소속 도전과 좌절을 소개한다.

제6부는 후보 공천과 SNS 도입에 따른 영향으로 제19대 총선 후보들의 공천 과정과 그 결과를 다루고, 격전지 선거구를 중심으로 이들이 펼치는 트위터스피어 참여를 소개한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역대 총선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물론이라 하면서도 검증된 전직 대통령후보 출신과 이제 나이 30도 안 된 새내기 초선 도전자로 선거 캐치프레이부터 거짓으로 출발한 정치신인이 비등한 대결을 펼친 것이나, 기존 정치인을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기존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들은 과거 총선과 다를 바가 없다.

이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지역주의와 학연 그리고 혈연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 정당주의 지역 패권주의는 그 지역 출신이면 다른 어느 누구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가져오며, 이는 내부 경선에서 결정만 되면 본선에서 그냥 당선된다는 고정관념을 확인시켜주는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중간 중간에 공약 그리고 새로운 인물론이 부각되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역시 지역 맹주의 손 한 번 들어주기와 어느 당 후보인지에 따라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그 인물은 참 안타까웠다든지 아쉽게 되었다는 말은 한다. 그러면서도 선거 당일에 그들이 행한 것은 역시 표로 나타나서 결과는 과거 선거와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 2016년에 치러질 제20대 총선에서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가 있다. 우선 호남에서는 금일 현재 여러 군소정당이 난립하여 사분오열되고 있는 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막상 선거 당일까지는 그래도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 어떤 협상을 거치고 어떤 후보로 단일화될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과거 다른 총선과 마찬가지로 지역 정당의 한계를 넘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편 영남에서는 현재의 여당이 독식하고 있어 그 결과가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한 지역의 한 정당임을 강조한 인물이고 현재도 그렇게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선거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후보 자질론이 나오기도 하지만 결과는 역시 지역 정당의 후보에게 몰표가 가는 현실이다.

다음에 눈여겨 볼 것은 충청인데 충청지역은 이제 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정당이 없어졌다. 세력의 약화로 제 구실을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이탈한 후보들이 거대 정당으로 흡수되는 현상을 보인 탓이다. 따라서 충청에서는 어느 한 쪽으로 나타나는 쏠림현상 보다는 그 때 그 때의 현안에 따라 표심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어느 정당에 들어가면 표심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형국이며, 어떤 정당의 공약이 지역에 이로운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었다. 이는 강원지역도 마찬가지다. 인천과 경기 그리고 서울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과거의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야(野)성을 보인 지역에서는 호남과 비슷한 결과를 내지만, 과거 여(與)성이 강한 지역에서는 영남의 투표 결과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는 여와 야가 바뀌면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국민 전체를 놓고 볼 때 영남 성향이 강한 인구가 호남 성향이 강한 인구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현재의 지역 구도로 몰고 간다면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과제로 남게 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야성은 영원한 호남 성향이 되는 것이며, 여성은 영원한 영남 성향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난 총선 즉 17대와 18대 선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소제목에 나타난 지역구 대결을 살피면서 과거 어떤 행태의 구도로 이루어져왔는가를 비교할 뿐이다. 또한 전국의 모든 지역구를 이렇게 비교 분석한 것도 아니니 이 한 권의 책으로 지난 선거까지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 다른 지역구 혹은 국가 전체로 본 여야의 성향은 다른 자료를 보아야 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아직도 우리에게 닥친 현실은 지역 패권주의이며, 지역 정당의 군림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영원히 변화를 맞을 수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역대 선거 그리고 모든 일이 영호남의 대결 구도로 이루어진다면 승리자는 누구이며 패배자는 누구인지 항상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진정한 의미의 승리자와 패배자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되는지 아니면 사용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미 정해진 결과를 놓고 그냥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일에 대하여 정당성을 부여하며 잘못 된 행위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주는 공식적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최대 장점은 다수결에 있고, 그 방법은 투표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수결에 의하여 결정된 일이 항상 옳은 일이며 모든 국민에게 좋은 일은 아닌 것도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더 많은 사람들이 원했기에 다수결에서 나타나지 않았느냐고 말한다면 그것은 잘못 된 해석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편향된 성격을 띠며 결정한 일로 반대한 다른 사람들이 인간적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자신들은 귀족적 대접을 받는다면 그것도 다수결에 의한 결정임으로 옳은 것일까. 다수가 좋아한다고 하여 전 국민이 매일 담배를 하루에 한 갑 이상씩 피우자고 결정하면 그것이 옳은 것일까. 나를 반대한 사람들은 모두 노예로 삼고 그들만 군대에 보내고 그들만 일을 시키고 나는 그들에게 대접만 받겠다고 다수가 결정하면 소수가 그렇게 따라야 하겠는가. 다수결이 그리고 투표가 항상 정의롭고 올바른 선택인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권력이 다수의 편에 서 있는 한 권력이 항상 중립을 지키며 법이 공평하다는 말도 맞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다수결을 따지면서 나타난 선거 결과를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임의로 고치는 것은 권력이 가진 특권이다. 이런 특권을 내려놓지 않고 다수결과 선거를 말하면 안 된다.

그래서 제20대 선거에서 기존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영남과 호남을 편 가르지 말고 함께 아우르자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지역 패권주의와 우리가 남이가 하는 특정 지역 소속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물 안에서 넓은 세상으로 나와 새로운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현재까지는 새로운 정치라는 단어가 주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이러한 단어에 호응하고 있다. 과거 정당 혹은 과거 정치인에 대하여 실망하였다는 반증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새로운 정치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새롭다는 것은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것으로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을 포함한다. 물론 새로운 도전이 항상 옳고 정의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과거에만 매달려 있다고 해서 그것이 정의롭고 옳은 것도 아니다. 아니 확실한 것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진리다. 지역주의와 패권주의를 주창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화를 하고 있기는 하다. 다만 그것을 본인 스스로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늦은 속도 때문에 깨닫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그렇게 늦은 속도로 변하면 도태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언제까지 그렇게 군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세계 속에서 우리가 버텨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들은 뛰어가는데 우리가 기어가면 뒤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지금 북한을 이야기하듯이 남들이 우리를 그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하여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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