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삐삐와 닐스의 나라를 걷다
나승위/ 파파에/ 2015.12.28/ 303쪽
나승위 : 전북 김제 출생, 이화여대 독어독문과 서울대대학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에서 수학하였고, 라디오 구성작가로 활동하였다.2009년 우연히 스웨덴으로 이주하여 유럽 여러 나라의 소통의 도시로 알려진 스웨덴 남부의 말뫼에서 살고 있다. 현재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문화 교류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닐스의 신기한 여행』에서 알 수 있듯이 닐스는 스웨덴의 남부에서 중부까지 여행을 하면서 자기 나라에 대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실 생활을 배우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신들의 동화이면서 현실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닐스의 여행지를 여행하면서 자신이 직접 12도시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라기보다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책이며, 역사를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 보통 사람에게는 머나먼 나라 스웨덴의 일부를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닐스는 마법에 걸려 기러기 등에 올라 탄 후 여러 곳을 여행하는데, 그런 닐스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티베리산 광부들이 닐스를 보면서‘어디로 가고 있니?’물으면 닐스는‘곡괭이와 망치가 없는 곳으로요!’하고 외친다. 그것은 당시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어린 아이들과 여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분량을 일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그런 일에 빗대어 한 말이다. 또 옌셰핑 공장의 근로자들에게는‘기계도 없고 증기솥도 없는 곳으로요!’하고 대답한다. 성냥공장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 물으면‘불도 없고 성냥도 필요하지 않은 곳으로요!’대답하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물으면‘병도 없고 근심도 없는 곳으로요!’대답한다. 학생들이 물으면‘책도 없고 숙제도 없는 곳으로요!’하고 대답한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환호하며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말하지만, 닐스는‘올 해는 안 돼요!’라고 대답한다.
당시 현실이 오죽 답답했으면 작가가 이런 내용을 적었을 것이며, 닐스는 이런 기상천외한 대답을 하였을까 상상이 간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생각해보면 닐스의 대답이 기상천외한 대답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스웨덴은 핀란드, 노르웨이와 함께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유럽 북부의 작은 나라로 면적은 한반도의 약 2배이며, 인구는 1천 만명에 이르는 정도이다. 국토는 황량하고 척박하다. GDP는 약 4,837억 달러로 세계 24위 수준이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평가는 세계 행복지수가 상위에 랭크된 나라다. 측정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마다 그리고 기관마다 대부분 10위 안에 든다. 이것은 누가 뭐래도 행복한 나라라는 증거다. 우리가 흔히 행복의 조건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는데, 대체로 스웨덴이 그런 나라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스웨덴의 국회에 대한 텔레비전 프로가 방송되었다. 국회의원은 보좌관이나 운전기사 혹은 경호원도 없다. 급여도 일반 기업체 직원보다 적고, 주어지는 특권도 적다. 그 대신 업무는 타 근로자에 비해 과중하다. 또한 국회 건물도 아주 작다. 그러니 어느 직업이나 직책에 대해 격차가 없다는 말이며, 누구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사는 나라가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당연할 일이다. 그 대신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복해지려면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닐스가 말한 것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한참 산업혁명이 일어 공장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것이 없어졌고, 힘들게 구리광산에서 일하던 노동 대신 무역업과 관광으로 먹고 살며, 공부에 대해서는 입시를 걱정하며 성적을 높이기 위한 공부는 하지 않으며, 병들고 아프면 걱정 없이 병을 고칠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이다. 그 옛날 닐스가 한 말이 모두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닐스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진정한 시대의 예언가였을까?
결코 그런 일은 없다. 다만 그렇게 노력한 국민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데 행복한 나라가 될 수는 없을까. 올해 2016년 4월 13일에는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일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처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나라 국민들도 스웨덴 국민들처럼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고 그들의 급여도 깎고 그렇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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