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만주 오천년을 가다

꿈꾸는 세상살이 2016. 3. 14. 07:44

 

 

 

 

만주 오천년을 가다

 

박혁문/ 정보와 사람/ 2007.02.26/ 287쪽

 

박혁문 : 신일고등학교 교사로 학생시절부터 우리 역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러다 미흡함을 느껴 중국 역사에까지 관심을 보이게 되었으며, 한중수교 이전부터 중국에 오고갔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고대 흔적을 찾아 산악지대와 벌판, 성곽터를 확인하고 기록하였다. 고구려와 발해를 비롯하여 만주의 독립군 등 선조의 웅혼한 기상을 적은『팔기군(3권)』,『연개소문6권)』,『정설주몽(2권)』,『북국발해 대조영(2권)』등을 저술하였다.

 

이 책을 펴는 순간 지루함을 느꼈다. 왠지 우리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만주와 저 북쪽의 산골짜기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라 그냥 역사적인 숫자의 나열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넘기면 바로 우리 조상들의 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면 이 책은 재미있어진다. 잡은 책을 놓지 못하고 그냥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빠져든다. 마치 숨막히는 전투 영화를 보는 듯하다. 당시 주역이었던 고구려나 부여 그리고 발해의 선조들은 우리의 웅대한 기상을 그대로 표현하였고, 그것을 모두 이루어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그것을 지켜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혼자 개인의 힘으로 이런 엄청난 것을 어떻게 조사하고 확인하였을까. 혹시 이 자료가 이 책에 나오는 사실들이 거짓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정부는 하지 않는데 아니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개인이 할 수 있을까. 개인이 이런 자료들에 대한 확신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모두가 불가사의이면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더러는 교과서에서 배웠던 내용도 있지만 사실은 이런 역사적 내용과 다르게 다가오는 것들은 약간의 의구심이 들게도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책의 내용이 더 그럴 듯하다. 왜냐면 당시 승자의 입맛에 맞게 고쳐지는 것이 역사이며, 기록이고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거기다가 다른 역사적 사실들이 그를 뒷받침한다. 말하자면 앞뒤 정황이 그렇고, 다른 나라에 기록된 역사서가 그렇다는 것이다. 누가 역사를 왜곡하더라도 세상 모든 나라의 기록까지 조작하여 일사분란하게 맞출 수는 없다는 얘기다. 언제가 드러나고 말 진실이라면 처음부터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하는 것이 정답이다. 물론 과거 언론이 발달하지 못하고 매스컴이 활성화되지 못했을 시절에는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역사가 일본의 날조에 의해 조작되고, 중원 고구려와 발해 그리고 부여의 역사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해 조작되고 있음에는 분통을 느낀다.

전에 읽었던 고구려주식회사의 내용과 이 책의 내용에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당시 인구도 많지 않고 지형도 험하며, 춥고 고달픈 생활 속에서도 굳건히 지켜내고 가꾸어온 역사임을 안다. 그러나 거기에 담겨진 민족혼 그리고 어떻게 하여 적은 숫자로 그처럼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등한시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이것을 고쳐 바로잡아야 한다. 왜 그들이 그토록 지켜내고 싶은 국가를 만들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하여 소수민족으로서도 그 넓은 영토를 다스릴 수 있었을까. 이것이 바로 선조들의 기개요 영혼인 것이다.

 

나는 얼마 전에 선조들의 삶 세시풍속이야기를 낸바 있다. 그리고 지금은 선조들의 삶 24절기이야기를 출판 중에 있다. 이 역시 민족의 힘이요 선조들의 혼을 알아보자는 것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의 저자처럼 역사에 대하여 미미하고, 또한 그것을 찾아 답사할 능력이 없으니 그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생활 속의 정신을 찾아보자는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보기에는 그냥 인터넷을 쳐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이라 아무런 가치도 없고, 저자를 눈앞에 버젓이 세워두고 그것을 돈 주고 사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상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정말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이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면, 뭐 좀 안다는 다시 말하면 인터넷을 쳐서 그것들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라면 그래도 인텔리족속으로 볼 수 있을 것인데 그런 말을 하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뭐는 이렇고 뭐는 저렇다고 하면서 남의 제사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들이 틀림없다. 차라리 그렇게만 한다면 괜찮겠지만 제 잘난 맛으로 국가의 발전을 위해 국민의 영혼을 위한다는 핑계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할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과거 근대사에서 일본의 침략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해 억압도 당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런 역사에 대해 반성을 하고 그에 동조한 최소한 그를 찬동하면서 부추긴 사람들에 대한 단죄는 있어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더 큰소리치면서 국민을 억압한 것은 참으로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현재도 그런 사람들이 기득권을 주장하면서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니 오히려 국민을 다스리는 것을 보면서 후손을 생각한다면 하루도 편한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다.

저 북방 고조선과 부여 그리고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 그리고 그 국민들을 생각하면 바로 현재 우리들의 생활이 어떠해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작은 영토 한반도의 그 중에서도 절반에서 좁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륙의 상당부분을 지배하던 민족의 기개를 이어 좀 더 큰 꿈과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주요 전달사항이 아니겠는가. 그런 역사를 남에게 빼앗기고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그냥 밥이나 먹고 등만 따뜻하면 그만인 듯 생각하지 말라는 전달사항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내 것들 > 독후감,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역사 과학기행  (0) 2016.03.19
사랑의 비밀  (0) 2016.03.14
해질 무렵  (0) 2016.03.07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0) 2016.03.06
회복탄력성  (0) 201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