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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역사 과학기행

꿈꾸는 세상살이 2016. 3. 19. 05:10

 

 

 

 

우리역사 과학기행

문중양/ 동아시아/ 2010.11.11/ 343쪽

문중양 : 1981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입학, 1985년 계산통계학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서양과학사 전공 후 한국과학사로 박사 코스를 밟고,‘조선초기의 수리학’이라는 논문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교수로 저서에『조선 후기의 수리학과 수리담론』,『한국 실학과 동아시아 세계(공저)』,『우리의 과학 문화재(공저)』,『중국의 주론과 청대의 과학 혁명』등이 있다.

 

저자 소개에 나온 것처럼 과학도가 수리학으로 변하더니 결국에는 역사학자가 되었다. 원래 한국사를 좋아했던 사람도 아닌데 이런 역사책을 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있지만 그들이 좋은 내용을 담은 책을 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역사책은 여러 고증을 거쳐야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이 많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순수 역사 내용은 아니더라도 역사에 접근하여 사실을 파헤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이런 작업도 역사학자들이 해야 할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학도가 아닌 사람들이 하는 것은 참으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저자를 존경해마지 않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의 흐름을 주장하거나 변경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역사관을 심어주자고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시대를 이해하고 당시 주변 상황을 파악한 뒤에, 현재와 비교하여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측우기를 발명한 시기는 어떤 시대였으며, 주변 상황 즉 세계의 측우기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알아보는 것 등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던지는 화두는 제대로 된 인식과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첨성대가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였다면 어떻게 관측하였을까, 아니면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 등이다. 그래서 그 다른 용도라는 것을 찾아 연구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역사적 사실들을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자신의 이론을 강력히 주장하여 토론을 유발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승자의 입장에서 선택되어져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그 당시 역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역사는 순간 뒤바뀌거나 변형된 사실을 직시하고 마치 그것이 진실인양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것은 모두 사실이지만, 그것이 모두 진실은 아닌 것이다.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은 첨성대를 쌓아올린 신라인들의 마음, 석불사 석굴이 천년을 견뎌온 신비의 축조술, 고분 벽화에 새긴 고구려의 하늘, 천상열차분야지도에 건국의 뜻을 담다, 조선의 세계지도와 그 속에 담긴 세계 인식, 금속활자와 조선의 유교문화, 간의와 일성정시가 보여준 민족의 자존심, 앙부일구와 조선시대의 민본 정치, 훈민정음과 성인의 도, 수표와 수표교가 보여주는 조선시대의 치수 제도, 신기전과 화차로 무장한 15세기 조선의 첨단 화약무기, 거북선으로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돌격선, 수원 화성이 지닌 공격적 의미와 방어적 의미의 신도시 개념, 천하도에 나타난 조선 사대부들의 독특한 세계상, 세계 지도에 담긴 동아시아의 한반도 위상, 아랍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서양식 해시계와 천문기구, 혼천시계에 우주의 운행과 하늘의 이치를 담다, 혼천전도는 전통 천문도와 서양 천문도의 싱크리티즘이다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은 현대 우리가 알고 있는 단편들과 잘못 인식된 내용을 뒤집거나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 한 사람의 주장으로 많은 국민들이 모두 일시에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은 반대에 부딪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서 실상을 제대로 전달하는 노력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 바로알기가 되는 것이며, 국가적 민족적 자존심을 바로 세우는 길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 조상들은 훌륭했고,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전제 조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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