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한 수
박종세/ 푸른 숲/ 2015.12.11/ 255쪽
박종세 :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조선일보에 입사하여 사회부, 경제과학부 등에서 25년간 근무하였다. 이후 뉴욕 특파원을 지냈고 현재는 경제부장으로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만난 경영자, 이코노미스트, 저널리스트, 투자자, 경영 석학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유효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선별하여 담았다. 일부는 추가 인터뷰를 하여 보완하였다. 저서로『21세기 경영 대가를 만나다(공저)』가 있다.
기업의 신입사원 그리고 팀장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하면 어려운 책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경영에 관련된 사람들이 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때에 어떤 투자를 할 것이며, 어떤 때에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때에 어떤 사람을 선택할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모여 하나의 판단을 만들고, 한 사람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가 하면 한 기업의 흥망을 판가름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바로 현세를 바로 보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힘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변화무쌍한 세상을 어느 개인의 판단으로 알아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세상의 귀재라는 사람들도 예측이 빗나가고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이 책에서 설명한 것도 바로 그런 것이 포함되어 있다. 앞에서 성공한 사람을 따라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겠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누구도 그렇게 따라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게 따라 한 사람도 없다. 그것은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권하는 것은 이처럼 여러 각도에서 판단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특히 세상물정 모르는 신입사원의 경우 그리고 이미 많은 경험을 하여 자신의 길을 나름대로 정해 놓은 팀장급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할 수 있기에 이 책을 권하는 것이다. 내가 왜 변해야 하는지, 내가 언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한 권의 책에서 여러 사람을 그리고 여러 생각들을 논하고 있어서 깊이 있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항상 접하는 분야의 나름 전문가라면 이렇게 설명을 해도 금방 알아들을 수 있겠지만 평범한 직장인 평범한 팀장이라면 이것을 쉽게 해독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가 그렇고 보니 아마도 다른 팀장들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이해를 구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에서 거론된 사람이나 조직들은 정태영, 신치용, 말콤 글래드웰, 팀 브라운, 조지 소로스, 하워드 가드너, 내니얼 골먼, 제임스 챔피, 존 휘트모어, 존 코터, KIPP와 TFA, 제프리 페퍼, 로저 마틴, 토머스 프리드먼, 돈 탭스콧, 존 보글, 로버트 라이시, 아나톨 칼레츠키 등이다. 이들은 자기 분야에서 남에게 돋보일 인물이거나 명확한 판단 혹은 남이 넘볼 수 없는 일을 해낸 사람들이다. 이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한다면 아마도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고 따라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성공 모드를 취하는 것이며, 성공 연습을 하는 것이다.
며칠 전 세기의 바둑 대결이 있었다. 세계 최강 바둑꾼인 이세돌과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이었다. 결과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세상에 나와 있는 묘수라는 묘수를 모두 집대성한 자료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판단하면서 이세돌을 4:1로 이겼다. 이때 이세돌은 바둑을 진 것은 이세돌이 진 것이지 사람이 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 말이 맞기는 맞는 말이다. 그 알파고 역시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말이다. 그 때 한 판을 이길 때에 이세돌이 두었던 묘한 한 수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두고 신의 한 수라고 불렀다. 물론 그만큼 전문가라는 다른 기사들도 생각하지 못한 수였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최고의 한 수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 사람이 처한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수를 의미한다. 그래서 그것은 어느 누가 바로 이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한 수, 즉 신의 한 수를 두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여러 자료를 복합적으로 판단하여 가장 어울릴 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자료를 분석하고 성공 연습을 하여 몸에 배이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될까 고민하고 생각하다보면 이미 그 상황이 종료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순간적으로 판단이 튀어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내 생각이 내 행동에 저절로 연결되도록 습관화될 때까지 연습하여야 한다. 운동선수들이 순간적인 판단으로 다음 동작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경영에 있어서도 투자에 있어서도 그런 실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이런 책을 많이 읽어서 나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부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의 타이fp놀이 아주 높은 명성을 얻고 있을 때에 타이레놀을 먹고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수사를 하던 경찰도 아마도 타이레놀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것으로 판단하면서 수사 방향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타이레놀을 만든 회사는 타이레놀을 전량 회수하였고 적절한 보상도 하였다. 그 뒤 직접적인 원인은 타이레놀에 포함된 독성이 너무 많이 들어간 제품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그 회사는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로 막대한 금전적 지출을 한 상태였지만,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이후 더 많은 판매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은 변명하여 빠져나가려는 생각 대신 자신의 도의적인 잘못을 인정하면서 혹시 더 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는 배려를 국민들도 알아본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순간 최고의 한 수가 아니겠는가. 우리도 이런 수를 둘 수 있겠는가. 훗날 돌아보았을 때 내 생에 최고의 수를 두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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