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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꿈꾸는 세상살이 2016. 5. 27. 12:53


천로역정

 

존 버니언/ 권영상 역/ 호리원/ 2013.05.10/ 208쪽

 

존 버니언 : 1628년 잉글랜드 베드퍼드셔 지방에서 가난한 아들로 태어났다. 모험심이 강하고 책을 좋아하였는데, 특히 설교집이나 순교자에 대한 책들이 많았다. 16세에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었고, 1655년 침례교회 기퍼드 목사를 만나 믿음생활을 시작하였다. 낮에는 땜장이 일을 하고 밤에 헛간이나 공원에서 설교를 하다가 1660년 종교적 무자격자로 체포되어 12년의 옥살이를 하였으나, 풀려난 후에도 계속 설교를 하다가 1675년 다시 투옥되었다. 이때 지은 책이 천로역정이다. 세상에 나와서 다시 설교를 하였으며, 1688년 60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한 마디로 기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구약에 보면 기독교는 원래 통치하는 왕과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이 따로 있었다. 그러므로 왕은 백성을 다스리지만 종교적인 행사는 의례 제사장을 통하여 행했던 것이다.

이때에 나타난 사람들이 바로 선지자로 왕에게 직접 견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종교적인 믿음이 투철하고 신에 대한 전달자로서 아주 신뢰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선지자 혹은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목회자 외에 일반인이 설교를 하는 것은 바로 선지자나 교회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저자는 감옥에 들어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적 양심을 굽히지 않았던 저자는 다시 투옥되는 고초를 겪는다. 이때 시간적 여유를 가져 지은 책이 바로『천로역정』이다. 그러니 저자가 시간이 없이 바쁘게 살았더라면『천로역정』은 아마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라 믿어도 좋을 듯하다.

 

천로역정의 줄거리는 일반인이 하늘나라 즉 천당에 가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 일반인들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인간적 가치는 비교 대상이 안 된다. 종교는 오로지 종교일 뿐임으로 인간적 생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하늘나라에 가기 위한 조건에서 전혀 쓸모없는 것들이다. 사치와 허영, 권위와 지위, 부유함과 소유, 명예와 체면 등 모든 것들은 인간적인 가치관에서 필요할지 몰라도 하늘나라에 가기 위해서는 전혀 필요 없는 오히려 짐이 될 것들뿐이다. 그래서 저자가 본 크리스천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여행길에 나선다.


말이 여행이지 사실은 순례의 길이다. 다시 말하면 하늘나라에 가기 위한 여정을 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늘나라로 가는 길에 겪을 어려운 여정이라는 뜻의 천로역정이다.

 

천로역정을 가는데 주위의 많은 것들이 유혹한다. 그렇게 가면 인간적 즐거움을 다 누리지 못하는 것이므로 아깝다는 말이다. 잘 먹고 잘 살다가 가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배부르게 살면서 좋은 옷 입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힘들면 쉬었다가 되는 대로 가자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사실 천로역정에 방해가 되는 것들뿐이다. 그래서 성경에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세상에 살면서 아무리 많은 것들을 누리고 소유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하늘나라에 가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들뿐이며, 거기에서는 다른 것들로 사용하기 때문에 준비한다고 하면 차라리 거기에서 사용할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말은 성경의 주요 골자와 같다. 저자가 성경에 근거하여 만들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늘나라에 가기 까지는 수많은 갈림길이 있고, 그때마다 쉽고 편한 길로 가라는 유혹이 있다. 그런데 그런 길로 가면 마지막에 하늘나라에 닿을 수가 없다. 그들이 가는 길은 지옥으로 연결된 길이다. 어렵고 비좁고 험한 길로 가는 길이 바로 천국으로 향하는 길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어려운 길을 택해서 가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하늘나라와 인간 세상의 것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배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거기에 소용되는 것들이 다르다.

그러면 인간이 왜 그렇게 어려운 길을 가야만 하는가. 그것은 애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셨고, 하늘나라를 본 떠서 만든 세상에 살도록 하셨을 때부터 구분되어진 것이다. 그런데 중간에 인간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을 배반하였기에 이렇게 힘들게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죽어서 하늘나라 즉 원래 고향인 본향에 가게 되면 다시 이런 것들이 필요 없는 그런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극히 종교적인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인구의 1/3이 믿고 있는 종교라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렸을 적에 이 책을 읽었었는지 안 읽었었는지 기억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려니 책이 너무 두텁고 글자체도 너무 작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 어린이용 도서를 읽기로 하였다. 옛날에 읽지 못한 것을 대신하여 읽으라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천로역정』, 종교인로서는 당연히 가야할 길을 가도록 권면하는 책이다. 그러나 믿음이 약한 나로서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천로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리석고 미약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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