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김동련/ 밥북/ 2016.02.01/ 252쪽
김동련 : 44세에 검정고시를 통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나이 60이 넘었지만 글쓰기를 계속하며, 자신이 겪은 삶을 바탕으로 자전적 소설『우리가 사랑할 때』를 내놓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밝혔듯이 자신의 일을 기초로 하여 써낸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일이 마치 힘들고 어려운 일이며, 남들이 보기에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 존재하며, 보통 사람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많은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저자 자신 외에도 표현하지 못하는 무수한 일들이 벌어지고, 또 그에 따른 부작용과 작용이 겹쳐 혼돈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저자의 삶이 누구보다 더 질펀하고 질곡이 심하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물론 저자의 삶이 순탄하고 누구나 겪어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또한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나가 저자인지도 모르겠고, 저자가 곁에서 본 내용을 저자의 1인칭 소설로 극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소설의 내용을 액면 그대로 저자의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일 뿐, 그것이 수기나 회고록은 아닐 것이다.
소설을 보면 명확하지는 않지만 경제 상황에 의해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를 준비하여 졸업하여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온전히 앉아 공부만 할 형편이 아니므로 일상적인 직업 혹은 매일매일 얻어지는 일용직을 살아가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결혼을 하여 가장으로서 역할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교도소에 가게 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인간적인 대화를 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렸다. 또한 교도소를 출소한 이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그런 와중에도 소용돌이에 휘몰려 질곡된 삶을 반복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 우여곡절이 많고 애환이 많은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참고 노력한 결과 대학까지 졸업하고 대학원마저 거쳐 박사과정을 이수하였다. 그리고 대학에서 강의까지 하게 된 점을 내세우고 있다. 끝판에 가서 다른 교도소 지인들도 새로운 생을 살아가며, 무기징역형을 받았던 사람은 감형되어 20년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중에서도 교도소 내 죄수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이끌어 전국 교도소별 합창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물론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노래를 잘하면 얼마나 잘할 것인가. 다만 그런 과정을 통하여 교화되며, 그런 노력을 통하여 참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교양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교화의 목표가 아니겠는가.
우리 독자 역시 이 소설을 통하여 한 개인이 겪은 삶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사람의 삶을 방관하면서 관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가 내 맘에 들지 않는 여건에서도 노력하고 노력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내 편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효과가 없더라도 그런 과정을 통하여 나는 내면적으로 성숙하고 다른 일을 만났을 때에 헤쳐 나갈 수 있는 기능과 능력이 쌓이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도 않아 그냥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질적으로도 심각하게 고민하여야 할 그럴 내용도 없다. 그러기에 그냥 시간 나는 대로 읽으면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좋겠지만, 없는 책을 일부러 구해서 읽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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