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나의 주변 이야기

5-2. 노래 고향역의 주인공 황등역 홍보

꿈꾸는 세상살이 2017. 10. 1. 19:59

5-2. 노래 고향역의 주인공 황등역 홍보

 

대중가요 중에 고향역’(1971년 가수 나훈아)이라는 노래가 있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열차 역으로 유명한 노래인데, 그 노래의 발상지가 바로 황등역이었다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황등역에 대한 홍보는 아직 전무한 상태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유명세를 타기 위하여 역명을 바꿔가면서까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에 비해 익산은 너무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대조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철도였던 경춘선의 경우 옛 신남역(新南驛)1939720일 영업을 개시하였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여객의 감소로 여객 수송이 중단되면서 화물 전용역으로 바뀌었으며, 이마저 여의치 않아 201091일 폐쇄되기까지 하였다. 그러다가 20101221일 경춘선의 전철이 개통되면서 부활한 경우가 되겠다. 그런데 춘천시 신동면에 있는 역의 이름은 신남역에서 2004121일 김유정역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순전히 이런 김유정역을 목적 삼아 보러 가는 사람도 생겨났다. 사람의 이름이 역명으로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춘천이 낳은 작가 김유정을 기리는 작업 중의 하나로 풀이된다.

 

그러면 김유정역은 무엇이 유명하여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일까.

사실 김유정역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역에 지나지 않는 평범한 역이다. 우선 역 명이 사람 이름이라는 것은 특이하지만, 주변에 손님을 맞을 식당이 여럿 있고, 폐기차를 갖다 놓고 눈요기를 주는 것 등 크게 유명할 것은 없다.

역 주변의 식당으로 말하자면 사람만 모이면 하지 마라해도 투자자가 나설 것이니 염려할 것도 없으며, 음식 역시 전라도 음식 그 중에서도 황등에서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비빔밥을 위시하여 새로운 메뉴를 한두 가지 개발하면 전혀 밀릴 것도 없다. 또한 기차로 승부를 걸자면 곡성 테마파크보다 훨씬 못한 곳이 바로 김유정역이다. 그러니 황등역 역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전국적인 홍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런 홍보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소재를 들 수 있다.

 

1) 역 명을 황등역에서 고향역으로 변경한다.

 

노랫말의 제목인 고향역이 바로 194336일 영업을 개시한 황등역을 지칭한다는 것은 이미 전 국민이 아는 사실이니 역명을 바꾸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고향역은 일반명사로 고유명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미리 겁을 먹고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 될 말이다. 설사 역명이 변경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황등역에서 고향역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 자체가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부르는 홍보이기 때문이다.

 

 

2) 고향역의 주체는 황등역이어야 한다.

 

노래에 등장하는 역을 황등역에서 익산역으로 바꾸고자 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익산역이 황등역의 자원을 빼앗아가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익산역은 익산역 나름대로 새로운 전략을 짜서 관광 고객을 유발해야 하는 것이다. 고향역이 번화가인 익산역으로 바뀌면 옛 정취인 고향역의 진정한 의미가 없어진다고 볼 수 있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의미가 반감된다 할 것이다.

노랫말을 작사한 임종수씨가 사람이 타고 내리지 않는 황등역 대신에 익산역에 고향역 노래비를 세우고 기념하자고 한 것은 다분히 현재 황등역의 승객이 없음을 두고 한 고육지책이다. 만약 지금의 황등역이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역이었더라도 그런 말을 하였을까 묻고 싶다. 황등역은 2008121일 여객을 취급하는 것을 중지하여 화물만 취급하게 되었다.

따라서 원래 본인이 작사할 당시의 기분은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황등역을 고향역이라는 주제로 삼은 것이 확실하니 구태여 익산역으로 옮기면서까지 기념할 당위성은 없는 것이다. 다만 그 기분을 살리기 위해 여건을 조성해야 하는 것은 현재 황등 주민의 몫이요 넓게는 익산 시민의 몫이다. 황등역을 키워 유명한 역으로 만들면 익산은 그들이 오고가는 집결지로써 전체적으로 보아 유명한 도시가 되는 것이다.

 

3) 황등역에서 익산역까지 이르는 전 구간에 코스모스를 심는다.

 

코스모스는 처음 한 해에 심는 것이 문제지 사실 다음해부터는 자연발생적으로 자라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예전에 그 많던 코스모스가 지금은 헤성헤성하게 되었고, 그나마 황등 역사 주변에 작은 화단으로만 남아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첫 해에 심고 가꾸는 일은 어차피 소용되는 공공근로 사업이 있으니 그것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 익산 시민은 한 명도 없다.

따라서 황등역부터 익산역까지 6.7km 구간에 걸쳐 코스모스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황등에서 함열까지의 9.4km 구간은 코스모스로 인한 고향역에 대한 향수는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심어야 할 구간은 아니다. 오히려 심지 않는 것이 차별성을 보여 더욱 효과가 크다 할 것이다. 굳이 심겠다면 다산역에서 황등역까지는 심어서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냥 듬성듬성 심어서는 안 되고 완벽하게 심어야 한다.

이는 황등을 지나는 호남선과 전라선 승객들이 보기 싫어도 저절로 보이도록 만들어서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언뜻 보니 있는 것 같더라 하는 정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요즘은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심고 있으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더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4) 황등역에는 노래박물관을 세워야 한다.

 

지금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철도박물관건립 희망 도시에 익산은 응모조차 하지 않았으니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그 대신에 노래박물관을 세우면 된다. 지명이나 특히 운송 수단과 관련된 노래에 관한 박물관을 세워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도록 하면 된다. 물론 그런 것을 구경하려는 일반인들도 모이게 해야 한다. 특히 비 내리는 호남선, 목포의 눈물, 남행열차, 고향역, 대전발 영시 오십분 등은 크게 내세워도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 거기에 추가하여 다른 지명이 들어간 노래를 곁들이면 좋을 것이다.

물론 노래와 악기에 관한 책과 실물, 그리고 연대별로 발행된 대중가요집 등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냥 노래 기념비 하나 정도 세워놓고 고향역을 선전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것 보러 누가 올 것인가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관광객도 한 번 속지 두 번은 속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이든 생색만 내고 변죽만 울리는 것은 돈만 쓰고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5) 황등역 주변에 전문 식당가를 세워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황등의 비빕밥은 이미 전국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그런 단 발의 홍보로 그것도 남의 손을 빌어 소문을 낸다면 그것은 도리가 아니다. 따라서 황등 주민들이 나서서 혹은 익산 시민이 나서서 황등비빔밥을 홍보하는 기발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옛날 기차를 기다리면서 먹었던 가락국수도 좋고, 어묵이나 호떡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고 복잡한 메뉴판은 오히려 황등 고유의 홍보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황등역에 입장권을 사서 구경하고 황등비빔밥을 혼자 먹는 사람은 무조건 반값으로 한다든지, 일행 세 명이 오면 한 명은 무료라든지 하는 파격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물론 그것은 몇 년 사이의 홍보 전략이기 때문에 크게 손해 볼 일도 아니다. 황등에 오는 사람은 무조건 반드시 황등비빔밥을 먹도록 유도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인근에서 나는 고구마를 이용한 식당도 개발해야 한다. 개인이라면 신 메뉴 개발에 따른 초기 투자가 우려되지만 그것을 시에서 부담하면 전혀 문제될 정도의 금액도 아니다. 어디에 가도 있는 파전 중에서 함라파전은 유달리 참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다른 곳과 차별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메뉴의 개발도 필요하다.

밤에는 돌판 위에서 굽는 삼겹살을 무료로 나누어 준다든지 황등 고구마를 구워주는 특별한 이벤트를 해도 된다.

 

6) 황등역에 무인판매 서점을 개설한다.

 

일반적으로 요즘 서점은 비인기 업종에 속한다. 그래서 사람이 없는 무인판매를 기본으로 하되, 노래에 관계된 서적을 주제로 하는 전문 서점을 만든다. 이곳에 오면 누구라도 그냥 가지 않고 한 권은 반드시 사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래에 얽힌 이야기나 가수에 관한 비하인드스토리를 담은 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이 없다면 새로 쓰면 된다.

괴산군의 숲속 산골 작은 서점은, 휴양 겸 휴식을 취하러 오는 사람이지만 반드시 책을 그것도 할인 없이 정가에 한 권 이상을 사가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 황등역이 그렇게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값을 지불하지 않고 가져가는 일이 있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홍보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고, 책에는 이미 고향역 황등의 무인판매 서점에서 판매한 책이라는 스탬프를 찍어놓았기에 효과는 발생한 셈이다.

 

7) 고향역 도서관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곳처럼 폐 기차 객실을 두 개 이상 세 개 정도 가져다 놓고 도서관을 만든다. 앞에서 언급한 노래에 관한 책을 우선하되 그 외에 일반 신간도 상관없다.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황등 혹은 익산 출신 작가들이 쓴 책을 가져다 놓아도 된다. 그렇다고 굳이 많은 책을 가져다 놓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냥 무료한 사람이 볼 시간 때우기 정도면 된다. 물론 이런 책들은 황등역 무인 서점에서 판매를 해야 한다. 사실 안 팔려도 좋다. 그냥 구색 맞추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며, 손님을 끌어들여 사진 찍기 위한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손님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8) 익산역과 황등역에는 방문객을 위한 셔틀 열차를 운행한다.

 

익산역에서 내린 황등역 방문객은 익산역에서 출발하는 셔틀 열차를 타고 황등역으로 이동하며 돌아갈 때에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동하도록 하여 교통의 편의를 제공한다. 이때 사용되는 셔틀 열차는 황등역이 전문 화물역이기 때문에 일반 승객용 기차는 운행할 수가 없지만, 황등을 경유하는 화물열차 맨 뒤에 한 칸의 승객용 칸을 연결하면 해결된다. 물론 코레일측과 별도의 협의는 필요할 것이다. 주변 환경을 관찰하기 위하여 사면이 유리로 된 별도의 기차가 운행되면 더욱 좋다. 일부 면적에 대해서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달리면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명소로 만들어도 좋다.

 

9) 황등역에는 돌로 된 집을 지어야 한다.

 

현재 돌로 된 집은 벽을 돌로 하고 지붕과 기초는 콘크리트로 하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황등역에 있는 돌집은 위아래와 벽 모두가 돌로 된 집을 말한다. 이는 추운 지방에서 겨울에 얼음집을 만들어 겨울 축제로 이용하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황등역에 황등 특산물인 화강석을 갖다 놓고 그곳에 방과 주방 및 거실 그리고 화장실 등을 갖춘 집을 만들어 놓는다. 이는 세계 최초의 특색 상품이 될 것이며,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기대된다. 커다란 돌을 갖다 놓기가 곤란하면 비교적 큰 돌을 여러 개 붙여 놓아도 된다. 어차피 내부가 돌로 되어있으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벽지와 바닥 장판 마감재가 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부는 침대와 전등, 식탁과 소파, 에어컨, 환기장치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문을 만들어 붙이고 필요하면 숙박을 할 수도 있다.

외부로 통하는 베란다는 기다리는 손님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대용한다. 이 집은 인조 화강석이 아니라 철저하게 황등에서 생산된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석만 사용한다.

또한 돌로 고구마 모양을 만들어 고구마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 물론 그 돌고구마는 실물 크기의 작은 규모가 아니라, 굴을 파고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커야 한다. 위의 돌집처럼 고구마집을 지어 안으로 들어가서 견학을 둘러 나올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10) 결론

 

노랫말에 나오는 고향역은 황등역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지금 고향역을 기린다면 반드시 황등역이어야 한다. 그러나 익산역으로 옮기자고 한다면 그 원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관광객들이 황등역의 홍보 자원을 익산역에서 빼앗아 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냥 기념비 하나 세우고, 역에서 고향역 노래 한 곡 틀어주려면 처음부터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오고가는 사람들 기분만 좋게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관광자원화 하여 관광객을 유발하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또 황등역에서는 노래를 틀어주어도 들을 사람이 없으니 유동 인구가 많은 익산역으로 바꾸자고 하는 수준의 핑계도 들어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단순히 노래를 들려주려면 지금도 그냥 틀어주면 된다. 뭐가 그리 어려울 것인가.

무슨 일이든 이처럼 성의 없이 추진하는 것은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투자실적 집계용의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내 것들 > 나의 주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픽션/ 1. 강병식공원  (0) 2017.10.01
6. 사회인프라  (0) 2017.10.01
5. 문화인프라  (0) 2017.10.01
익산이 정말 호남의 3대 도시인가.   (0) 2017.10.01
상상과 미래에 대한 초청장  (0) 2017.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