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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회인프라

꿈꾸는 세상살이 2017. 10. 1. 20:00

6. 사회인프라

 

시목 소나무를 히말라야시다로 바꾸자

 

현재 익산시는 시목을 소나무로 지정해놓았다. 그런데 이 소나무는 전국에 아주 많은 지자체가 시목으로 지정하고 있어 차별성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소나무는 보기에는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보기에도 썩 좋은 나무는 아니다. 물론 잘 가꾸어진 소나무는 보기에 좋지만 일반적인 소나무는 굽고 휘어진 모양이 보기에 영 안 어울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혹자는 십장생으로 사시사철 푸른 나무라서 좋다고 하지만 그런 나무는 소나무 말고도 아주 많고 많다.

익산시는 시목인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자고 하여 많은 예산을 들였고, 그런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면서 오히려 시민들의 갈등을 키우는데 주요 역할을 하여왔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소나무가 송충이가 들끓고 더디 크는 바람에 시의 전체적인 조경이나 나무로써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익산시의 시목을 소나무에서 히말라야시다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소나무를 시목에서 제외해야 하는 이유

 

(1) 소나무는 더디 큰다.

 

소나무는 더디 크는 나무다. 그래서 소나무가 정원수로 있어 분재 역할을 한다면 그 나름대로 멋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장소에서 소나무는 제 역할을 하기에 역부족이다. 재목으로 쓰기에는 너무 긴 세월이 걸려 어떤 계획을 세울 수도 없으며, 관리하는 차원에서는 별도의 인력과 수고가 따르는 이중적 손해를 본다. 유형문화재에 소나무 그것도 금강송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극히 드문 예에 속할 뿐이며 실제로 필요한 재목으로 키우는 대는 너무나 긴 세월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소나무는 일반 재목용으로 농장에서 기르는 것 말고는 사군자용 대구를 그릴 때에 혹은 십장생으로 자연을 노래할 때 소제로 등장하면 족한 수종이다.

(2) 소나무는 병충해에 약해 주기적인 방재를 해야 한다.

 

한때 전국토의 7할이 산이며, 숲을 이룬 주종은 소나무라고 배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많던 소나무는 벌목과 화전민들에 의한 훼손을 차치하고 병충해에 의한 고사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때는 국가적으로 소나무 재선충을 방재해야 한다고 난리를 피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도 산에 가보면 군데군데 소나무를 벌목하고 훈증을 하려고 비닐로 덮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소나무는 병충해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얘기고, 그러기에 필요 이상의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바꾸어보면 경제적인 나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익산시가 굳이 그런 나무를 시목으로 지정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보기에 좋아서 이름이 있으니 그렇다면 그것은 비효율적인 판단에 지나지 않는다. 나무에 쏟을 정성이 있으면 그것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하다.

 

(3) 소나무는 가로수로 부적합하다.

 

다른 지자체를 포함하여 익산시도 시목인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고 있다. 그런데 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관리 비용도 너무나 커서 누가 보아도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디 커서 그늘을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조금 컸다고 하더라도 바로 전지를 하고 가지치기를 하여 모양을 내기 때문에 그늘은 아예 생각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보기 좋은 눈요기감에 지나지 않는다.

익산시는 현재 가로수로 벚나무와 은행나무가 있고 공단 주변으로는 플라타너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 최근 들어 소나무가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메타세콰이어, 백일홍이나 목련, 이팝나무, 느티나무, 또는 벽오동 등에 치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 너무 많은 수종으로 인해 희소 가치적 차원에서 존재 가치를 감하고 있다.

가로수를 심는 목적은 오고 가는 차로의 시야를 차단하여 안정된 운전을 돕는 것도 필요하지만, 큰 나무가 있어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거기다 시내의 기온 상승에 따른 차단 효과도 보아야 한다. 그런데 소나무가 가로수로 있는 곳에서는 운전자가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가질 수가 없다. 높이 서있는 나무는 언제 쓰러질지 몰라 불안하며, 작은 소나무는 일일이 손질을 해야 하며 전방에서 오는 차량의 불빛이 그대로 비쳐 운전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2) 시목을 히말라야시다로 추천하는 이유

 

(1) 히말라야시다는 성장이 빠르다.

 

앞서 언급한대로 히말라야시다는 그 성장 속도가 다른 나무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다. 100년만 되면 그 굵기가 직경 1m도 넘는다. 만약 소나무가 그렇게 크려면 최소 400년 이상은 커야 한다. 게다가 히말라야시다는 가지 역시 곧게 뻗는 성질이 있어서 수형도 좋다. 전체적으로는 안정된 삼각형 모양을 이루어 보기에도 좋고, 나무 자체에 균형이 잡혀 거부감이 없다.

 

(2) 히말라야시다를 가로수로 심을 수 있다.

 

대구시의 경우처럼 가로수를 히말라야시다로 바꾸면, 그 성장 속도가 빨라 쉽게 가지를 뻗을 수 있다. 그러면 앞에서 오는 차량의 불빛으로 인한 시야 방해가 일어나지 않으며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중앙분리대가 좁은 곳에서는 소나무처럼 차량 높이보다 높은 곳에서 가지를 뻗을 수 있도록 손질할 필요는 있다. 중앙분리대 폭이 넓으면 아예 낮은 곳부터 가지를 뻗어 숲 터널을 지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히말라야시다가 높이 그리고 안정적으로 서 있으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안정적으로 변한다. 그러면 시민 전체가 안정적 심리를 가지면서 시는 아름다운 시로 소문이 날 것이다. 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시내에서도 학교나 교회 중에서 조금 오래된 건물의 마당에 가보면 커다란 히말라야시다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나무는 수형이 좋아 운치가 있으며, 소나무처럼 가지마다 머리모양을 하도록 손질하면 아주 멋있는 조경수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히말라야시다는 그냥 방치하면 방치한대로 손질하면 손질한대로 나름대로의 멋있는 나무가 된다는 말이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이나 청주의 플라타너스길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고,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는 이유 역시 바로 그런 점 때문인 것이다.

 

(3) 시내의 습도 조절로 기온을 변화시킨다.

 

요즘 한여름의 온도는 전북에서 익산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온도 조절능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익산은 예로부터 강이 없고 산이 없어서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이 있고 물이 있는 전주는 왜 온도가 올라갈까. 그것은 시내를 지나는 바람의 흐름과 습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처럼 익산도 시내 온도 조절에서 실패한 도시에 속한다. 이런 참에 새로 나는 도로에 어차피 심어야할 나무라면 가로수로 그늘을 많이 만들어줄 나무를 심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예전에는 대구시가 한 여름 가장 높은 기온의 대명사처럼 되었었지만 요즘에는 그런 오명을 씻고 있다. 물론 일부 구간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대구 시내를 가보면 중앙분리대가 있는 곳에는 히말라야시다를 심어 커다란 그늘을 만들고 마치 숲속이나 외국의 정원에서 운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 덕분에 분지에다가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면서도 가장 더운 도시에서 비껴가고 있다.

히말라야시다는 소나무처럼 상록수이면서 침엽수이다. 따라서 낙엽이 한꺼번에 떨어져 시야를 가리거나 청소하는데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또한 침엽수가 내뿜는 독특한 향은 청정 익산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4) 현재 시목을 히말라야시다로 정한 지자체가 여럿 있다.

 

현재 시목을 히말라야시다로 정한 대구와 포항 등 일부 지자체는 왜 그런 결정을 하였을까. 남들이 선호하는 은행나무, 소나무, 느티나무를 마다하고 나름대로는 굳이 히말라야시다로 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히말라야시다의 단점은 강한 바람이 불면 넘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무 자체가 커서 바람을 많이 맞으며, 키가 커서 중심이 흔들리면 넘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어느 나무든지 다 똑같을 것이니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 그러나 나무를 심을 공간이 협소하면 가지를 많이 뻗을 수 없어 나무 자체의 무게 중심이 불안정하게 만들 수는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히말라야시다는 나무 자체의 육질이 단단하고 거칠어서 나무 무게가 많이 나가는 관계로 충분한 공간과 함께 원하는 수형을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대신 큰 나무는 벌목하여 목재로 사용하고, 그 자리에 다시 작은 나무를 심으면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히말라야시다는 육질이 단단하고 진액이 많아 오래 견딜 수 있는 목재가 된다. 기존의 아스팔트 위에 그냥 얹어 놓은 듯한 나무는 바람에 쉽게 넘어질 수 있는 단점을 주의하면 훌륭한 가로수가 될 수 있다.

 

(5) 가는 곳마다 숲이 울창한 시내로 만들 수 있다.

 

히말라야시다는 빨리 크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만 확보해주면 기대 이상으로 큰 그늘을 만들어 준다.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심고 가꾸는 데에도 별로 공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나무다. 따라서 일정한 공간에 심어만 주면 훌륭한 숲을 만들 수 있다. 익산이 산이 없다고 하는데 가는 곳마다 나무가 울창하면 굳이 산이 없어도 되지 않겠는가. 혹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면 그런 경우에만 산을 찾아도 좋을 것이다. 가까운 집 뒤의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면 멀리 가라고 해도 갈 사람이 없을 것이다.

 

(6) 히말라야시다로 익산의 명물 숲을 가꿀 수 있다.

 

담양의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낙엽수 177그루로 형성되어 있다. 대략 200~400년 된 나무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 제방의 범람을 막고 바람을 막기 위하여 조성된 활엽수 방풍림에 속한다. 그러나 이런 나무들이 현재는 관광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익산 시민들도 담양의 관방림을 거의 한 번쯤은 다녀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싼 돈 들여가면서 담양까지 무엇 하러 갔었는가 물어보자. 가서 정말로 만족하고 왔었는가 물어보자. 이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곳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숲인 것이다.

그런데 익산 시내에 성장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나무를 심는다면, 그보다 몇 배 빠르게 성장하는 나무를 심는다면 바로 우리 세대에 그 효과를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거기에 약간의 가꾸는 공력을 들인다면 말이다. 담양의 관방림은 대체로 팽나무, 음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우리는 침엽수인 히말라야시다를 주종으로 하고 중간에 낙엽수와 특별히 조화를 이루는 수종을 골라 심음으로써 4계절 내내 볼 수 있는 특별한 숲을 가꿀 수 있다. 그림엽서에서처럼 눈 덮인 침엽수는 상상만 해도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우리가 부안의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아름드리나무가 줄줄이 서 있어서 그런 것 아니던가. 이보다 훨씬 더 멋진 가로수 길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익산이다. 익산은 이제 가로수로 멋있을 나무를 선택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7) 새로운 숲은 명품 숲으로 만들어야 한다.

 

히말라야시다로 새로운 숲 혹은 가로수 길을 만든다면 어디에도 없는 명품 숲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연리지를 만들고 그런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마치 예식장에서 축하의 예도를 보는 듯이 말이다. 물론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니 인위적인 조형으로 다듬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어느 곳에서 단 한 그루의 연리지가 발견되면 뉴스거리가 되고 세간의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익산에 조성되는 새로운 가로수는 일정 구간 인도를 뒤덮는 연리지 터널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초기 몇 년 만 노력하면 머지않아 전국의 명소가 될 수 있다. 정읍 천변의 2차로 벚꽃 터널을 다녀와 본 사람은 작은 도시 정읍의 천혜 자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익산은 그런 천혜의 자원이 부족한 대신 새로운 인공 자원이라도 만들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무 한 그루를 심어도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 결론

 

익산시의 시목이 반드시 히말라야시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다른 어떤 나무보다 빨리 크며 목재로서의 가치도 충분한 나무라서 좋다는 뜻이다. 침엽수로써 낙엽으로 인한 도로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이다. 어느 정도 규모만 갖추면 훌륭한 숲이 될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이다. 그러면 익산은 나무를 심어서 숲도 가꾸고, 시내 온도도 낮추며, 더불어 멋있는 경치도 간직한 명품 도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든다.

이참에 익산시에 나무 30만 그루를 심는 운동을 건의한다. 인구 1명당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심자는 얘기는 아니며, 10년 이내에 심되 적절한 수종과 묘목은 미리 준비하여 차질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이때 옆 산에 있는 나무를 앞산에 옮겨 심는 것은 해당이 안 된다. 반드시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만 한다. 시는 씨를 뿌려 묘목을 준비하든가 나무를 삽목하고 싹을 틔우든가 하여 새로 생겨난 나무를 공급하여야 한다.

내가 사는 도시를 명품 도시로 바꾸는 것은 시민들이 그리고 지도층 인사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순간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