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마루 위 고양이

꿈꾸는 세상살이 2018. 4. 11. 20:45




마루 위 고양이

 

김용철/ 밥북/ 2016.05.18./ 222

 

김용철 : 1965년 경기 의정부 출생,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6년 안동 길안천 변에 귀농하였다. 산책, 책읽기, 기타, 잡담, 검도, 탁구를 좋아하였다. 검은 고양이를 두 마리 거느리고 살아간다.

 

저자는 검은 고양이를 기르는데, 고양이의 습성과 출생에 대한 관심을 살펴보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고양이의 장점을 찾아 살리면서 특이점을 더욱 키우고 싶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편 소설의 주인공은 고양이다. 이름은 조리이며, 저자가 직접 쓰면서 1인칭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그런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인 반연이 바로 저자의 이름이다. 그러니 조리가 주인공이면서 혹은 반연이 주인공이기도 한다. 그것은 처음 읽는 부분에서부터 헷갈리고 왔다갔다 하여 흥미를 잃기도 쉽다.

고양이를 시종까지 거론하는 소설이지만, 간혹 반연의 일대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마루 위의 고양이는 헛간 즉 폐허와 같은 정도의 집에서 태어났다. 그런 집에서도 마루 위에서 출생한 보금자리이다.

그러나 어쩌다 아궁이에 들어간 어미와 형제들이 타 죽고 말았다. 조리는 조금 길이 어긋났다기 때문에 같이 아궁이로 피신하지 못한 운명이었다. 그러다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이어 자랐다.

한 동안 반연이 기르자고 고집하여 같이 살았다가, 결혼하는 바람에 여자가 싫어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끝까지 같이 생활한다고 장담하였었지만, 지인에게 맡기기로 결론이 났다. 지금까지 키워준 반연과의 이런 이별을 감수하지 못하고, 미련을 잊지 못하여 다시 돌아오는 길로 들어섰다. 마치 길을 잃어 엄마와 같이 못하여 살아난 처지를 기억나는 조리다. 그러나 굶고 물도 먹지 못하고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죽을 고비를 만났다.

비실비실하다가 자동차에 치이고 말았다. 힘을 모아 정신을 차렸지만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조리는 돌봄을 받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 했다. 마루 위에 태어났고 놀기도 하면서 잠시 쉬기도 했다는 추억이 아롱아롱하다. 이런 고양이의 일생이 지금과 같은 애완용 고양이로 태어났다는 것은 바로 호사요 호강이다. 먹는 것을 구하기 위해 투쟁을 하여야 하거나 추우면 따뜻한 옷을 입어야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고양이였다. 비록 생사에 대한 투쟁권이나 삶의 고양이 동물권을 주장하는 주인공은 아니었다. 어쩌면 평안한 삶이며 사람보다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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