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깨달은 아부의 필요성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 간의 좋지 않은 언사를 주고받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며, 서로 간의 긍정적 시발은 부추라는 말이다. 모든 것이 서로 필요에 따라 벌어지는 말이다. 그러나 상반되는 것은 싸움의 씨앗이며, 서로 같은 방향을 쳐다보는 것은 상생을 트이는 씨앗이다.
내가 근로자로 일할 때 나에게 물어본 사람이 있었다. 회사의 사장이 과장에게 물어보기를 ‘000 씨는 이번에 책임자로 되어도 좋으냐?’라는 말을 듣고 보니 당황하였다. 총 책임자를 세울 시기인데 저 사람이 좋으냐 아니면 좋지 않으냐는 질문이었다. 과장에게 물어보고 그대로 발령을 할 것으로 판단해보니 순간 어름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대답하였다. 이런 점은 좋고 저런 점은 이렇다. 그래서 이런 것은 이것이고 저런 것은 저것이라는 느낌을 상신하였다. 정말,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번 승진 심사에서 과장이 공장의 총책임자를 선정하는 문제를 반영시켰다는 얼토당토 못한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거론된 사람 대신 다른 사람을 발탁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공석을 그대로 비워놓고 현재 체재로 진행하자는 인사였다. 만약 다른 사람을 선정하였다면 정말 큰 실수였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이 영입되면 모든 것을 파악하지 못해서 일처리가 지연되거나 잘못 판단되는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른 차선이라면 그 인물을 처음부터 발탁하는 인사가 적합하였다고 생각된다. 한 계단 승진하는 직급이니 실수나 실패로 달라질 것은 없다. 진급하거나 하지 않아도 커다란 상관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과장 따위의 말을 인정해주었을까?
그것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공감대에 대한 문의라고 본다. 그래서 그 저의를 받아들였으면 바로 오케이하고 인사를 마쳤을 것이다. 그런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으니 그저 그대로 가자는 답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실수였다. 그 사람은 그대로 정년퇴직하고 말았다. 퇴직하고 난 후 특혜 발탁을 단행하였다. 다행이었다.
그래서일까? 문제는 나도 그분처럼 퇴직하고 말았다. 이런 결과가 그 인연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만약, 그때 좋은 말을 했더라면… 나는 그런 환경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른 결론이었다고 믿었다. 좋은 것이 좋다는 말이 아니라, 그저 조금 미흡하더라도 협심하면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좋은 말이다.
비슷한 예도 있다. 나와 경쟁자로 여겼던 사람이 나를 따라 퇴직하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정당하지 못한 대우를 받아서 분해했다며, 자기도 나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냥 자원 퇴직하였다. 1년 쯤 지난 후에 밖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나도 그도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언급한 전례의 인사처럼 광의의 해결책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부족함이었다. 이번 얘기도 그와 같은 부족함의 재탕이었다. 협소한 판단으로 아부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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