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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식사하는 꿈

꿈꾸는 세상살이 2020. 10. 6. 10:04

대통령과 식사하는 꿈

 

우리가 꿈꿀 때 대통령과 같이 나오는 꿈, 악수하는 꿈이 아주 길하다고 한다. 물론 야단을 맞았다든지 멀리 지나가는 것을 본 것뿐이라 것은 하등 관련은 없을 것이다. 그저 나 혼자 희망하는 바람이고 짝사랑에 지나지 않을 허상이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과 마주 앉아서 밥상을 받았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개울에 평상을 펴고 무릉도원에서 말이다. 정말, 이것은 귀한 꿈이고 얻기 어려운 기회였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바로 로또 복권을 샀어야 했다. 복권방에 가는 방향과 일터로 가는 방향이 달라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큰 꿈의 유효기간은 1주일이라는 말은 들었다. 이렇게 중대한 꿈은 유예기간도 있지만, 개꿈은 하루를 지나면 무지개란다. 막차를 탄 듯 다행스러운 복권을 샀다.

다른 사람은 복권을 살 때도 많이 사야 당첨될 기회도 많이 온다고 말한다. 듣고 보면 그럴 듯하다. 그러나 진짜 복권을 살 꿈이라면 단 한 장을 샀다하더라도 복권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것은 나의 주장이다. 돈 놓고 돈 먹기로 본전을 건졌다. 물론 오고가는 비용, 수고와 시간은 덤으로 소멸되고.

얼마 뒤, 나는 노무현 대통령과 겸상을 받는 꿈을 꿨다. 지리적 장소는 다르지만 시원한 개울에서, 평상을 펴고, 단 둘이 받아야할 밥상이라니 정말 귀하고 귀한 대우였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는 숟가락을 뜨기 전에 깨었고, 노무현 대통령과는 숟가락을 들기도 전에 깼다. 그래도 나는 복권을 구입했다. 이번에도 1주일 유효기간 막차로.

그러나 이번에도 이익이 없는, 밑져도 본전이라는 장사로 끝났다. 이렇게 귀한 기회를 놓치고 끝났다니, 안타깝고 원통할만한 꿈이었다.

그래도 그런 꿈을 꾸었다는 것 하나라도 남았으니 감사하고 고맙다며 스스로 위로하였다. 미련이 남아서 두고 두고 후회하는, 지난 뒤에 손을 드는 듯, 어디서 어디부터 어떤 잘 못이 있었는지 복습 해보았다.

남은 것은, 돈만 복권이냐? 복권이 돈만 몰고 오냐? 돈이면 천당 가냐? 무엇을 바라냐? 소크라테스가 복권을 좋아했냐? 보다 풍성한 마음이 궁극이었다. 사람이 사는 동안 느끼는 것이 마음의 평화이며 찾는 것은 사랑이라고 믿는다. 육체적 사랑보다 마음의 사랑 즉 정신적인 사랑이 마지막 보루라고 본다.

나는 1주일이라는 꿈의 유효기간 동안 희망을 심었다. 1주일 유예 혜택을 받았고, 당첨을 기다리던 1주일 유효기간을 또 얻었다. 원하는 돈을 얻지 못해서 실망했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후 내가 죽어나가는 꿈을 꾸었다. 높이 오른 영혼이 몸을 내려 보는 순간, 내가 죽을 때가 되었다니! 이렇게 죽어야 하는가! 허무해졌다. 영혼이 몸부림쳤다. 그러나 일어나보자 내 몸이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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