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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새끼의 출근'을 읽고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2. 19:18
 

다시 읽는 고전의 참 뜻.          

         ‘미운 오리새끼의 출근’을 읽고....

                                                                 

항상 다니는 출근길의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아 정상적인 진행을 하고 있을 때, 신호를 위반하고 끼어드는 차량을 만나면 상당히 당황하기도 하며 위험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 때 우리는 불법으로 끼어 든 차량을 미운 오리새끼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는 타이어가 펑크가 나든지 무슨 변이 생기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이 차량이 도로가 물에 잠긴 중에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지고, 나는 앞서가던 차량을 보고 멈춰 서게 되었을 때 이 차량에 대한 밉다는 마음이 일순에 사라지게 된다. 일면 고소하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고맙다는 생각마저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인간들의 이중적 사고이면서 자기 위주의 판단에 따른 결론이다.


어릴 적에 읽었던 안데르센의 동화를 다시 읽어보고 우리가 처한 환경과 나의 능력, 그리고 내가 처신하여야 할 기준을 배울 수 있었다. 이는 전에 읽었던 동화의 의미와 현재 다시 읽는 동화의 느낌이 다른 만큼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오리와 백조가 뒤섞여 연못가에서 풀을 뜯고, 갈대밭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을 때는 오리와 백조의 구별에 큰 의미가 없으며, 특별히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생김새가 다른 좀 특별한 오리새끼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굼뜬 백조는 멍청하고 왕따를 당하는 말썽꾸러기 미운 오리새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리와 백조는 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예의 운전자처럼 서로 밀고 밀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운 오리새끼가 종이 다른 백조였다는 것을 인지하고 힘찬 날개 짓을 할 때, 인간들은 이 백조가 드디어 자기 자리를 찾았다고 기쁘게 생각할  것이다.

기본 내용은 백조가 오리들과 섞여 살다가 계속하여 미운 오리새끼로 남아있지 말고, 자신이 백조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의 영역을 찾아 나서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드넓은 하늘을 날아가는 고독과 어디서 기다릴지 모르는 사냥꾼의 총을 무서워한다면 백조의 꿈은 영원히 펼칠 수 없다는 표현도 덧붙이고 있다. 우리가 삶을 살아 갈 때에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펼칠 수가 없으며, 남보다 더 나은 행복을 가꿀 수 없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또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도 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며, 주위의 눈치를 보다가 그냥 묻어가는 것은 옳지 않으니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얘기하고 양심의 자유에 따르라는 것도 전하고 있다.

조직에 싸여서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권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자신은 원하지 않으며,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분위기에 휩싸여 행동하게 되는 것이 속성이다. 그러나 나를 영원히 지켜주는 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은 지금의 상관관계 조직이 아니라, 나의 힘과 능력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바로 보고 바로 행동할 때만이 비로소 오리 중에 섞여 있던 백조가 비상하게 되고, 아름다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뱉어낸 아부나 듣기 좋은 말로 하는 행동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의 위치를 영원하게는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백조로 남기 위하여서는 내가 가진 남보다 우수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그것을 잘 다듬어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인간이 선택하여야 할 도전 과제라고 본다. 이 때 남보다 앞서고 나를 내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남을 깎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며, 이 비유는 쇠똥구리에서 얻는다.


나를 알리는 방법은, 상대방을 무시하고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인정하면서도 그 외에 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점을 만들라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겸양지덕과는 다르다. 

한편 우리 인간이 항상 타인과 경쟁을 하면서 그 때마다 이기기 위하여 노력한다면, 이상을 앞세워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양쪽의 가치를 모두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두의 예에서 보았듯이 사람은 미운 오리새끼도 아니고 예쁜 오리새끼도 아니다.

오리 중에 섞여 있던 백조가 자신을 인지하였듯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능력과 힘을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백조가 하늘을 비상하였다고 하여, 사람도 자신의 가장 자신있는 성공을 위해 무리를 떠나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현재 처해 있는 무리 안에 있으면서 각기 더 나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결정되었을 때는 떠나는 방법보다 더 커다란 보람이 있고, 행복한 직장생활이 되며 즐거운 일터가 형성된다고 할 것이다.


조직에서 자신의 능력이나 지위가 탁월하다는 것을 자만하고,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일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잘 안 되는 일은 항상 남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는 남은 형편없는 자격이나 조건을 가진 자라고 비웃기도 한다. 그러나 그 자만하던 능력이 타인의 능력에 비교하여 과연 어느 정도나 우월한지를 따져보면 결코 우월하지도 않고, 어쩌면 비교 대상도 되지 않는 다른 부류의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 책의 쇠똥구리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지 말고, 남의 능력이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경쟁을 하라고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내용인 식료품가게의 요정은 물리적 생명의 식량을 제공하는 현실과, 영혼의 양식을 제공하는 이상 사이에서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은 어느 한 가지도 버릴 수없는 관계로 모두를 취하게 된다. 우리도 육체적인 삶의 기본인 빵과, 영혼을 충족시켜주는 감성 중 어느 한 가지에 치우지지 말고 각각을 인정하고 고루 취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에 부딪히면 우선 당면과제인 빵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사실이므로 이점을 너무 무시하거나  폄하해서도 안 된다. 그러면서도 배가 불러지거나 여유가 생기면 다시 영혼을 위한 식량도 갈구하는 것이 인간인 만큼 둘 중 어느 한 가지도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전나무에서도 같은 내용이 이어진다. 현실에 충실하고 감사할 줄 알며, 현실을 중시하고 충실히 살아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에 펼쳐질 미래의 희망과 소유욕, 달성하고자하는 목표를 위하여 더 빠른 방법을 찾는 조건으로 재충전의 기회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충전은 그냥 단순한 지식의 보충이나 추가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계획에 대하여 반추해보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주위의 환경들을 중시하는 계획으로 검토해 보라는 의미이다.

일을 하기위하여 자신과 부모형제, 그리고 나의 처해진 환경을 모두 잊고라도 미래의 성공을 찾아 나서라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 보았어도 같은 목표가 세워지면 행동하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시간적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는 말로 표현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이팅게일에서는 살아있는 생물체를 가두어두고 내가 원하는 데로 시키면, 상대방은 항상 그 억압에서 벗어나려고 하며 실제로 그런 상태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을 가르친다. 강요에 의하여 시킴을 당하면 언젠가는 그 끝이 보이며 그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공존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반면 살아있는 나이팅게일은 자유로이 날아다니면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자신의 온 정열을 다하여 노래를 불러주는 그런 열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그 열정을 받는 사람들은 새로운 힘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 더 좋은 것을 전파할 수 있을 정도의 시너지 효과까지도 가지게 된다.

이것 또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업무분야나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으며, 나아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가용인재의 적재적소 배치인 것이다.

물론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배치에 서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다. 그것은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파급효과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여러 예화에서 보았듯이 150여 년 전의 안데르센의 동화는 지금 우리가 읽어보아도 훌륭한 교훈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물들의 먹이 다툼이나 아이들의 소꿉놀이 정도의 이야기로만 평가하기에는 아까운 고전에 속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동화를 통하여 나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 나와 경쟁하고 있는 모든 조건들이 나만을 위주로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계속하여 존재하고 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선의의 경쟁을 하여야 하며, 남을 깎아 내리거나 무시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대방과 상대방의 환경을 이해하고, 처해진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선택하여 결정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그런 경우에만 현실과 이상을 모두 만족시키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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