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노사관계의 조건

꿈꾸는 세상살이 2006. 6. 4. 17:58
 

노사관계의 조건 / 한 호철


 노동자는 사용자로부터 일터를 제공받아 그 곳에서 일을 한다.  또한 사용자는 적정인원의 근로자를 모아놓고 자신의 사업영역을 확보한다.  이렇게 근로자와 사용자는 상호 필요에 의하여 성립된 관계이며,  어느 일방이 상대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는 그 관계가 계속 유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노사관계는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도 없는 상호 협력적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더 달라고 하는 것이 나쁠 것도 아니고,  덜 주겠다고 하는 것을 나무랄 수도 없는 대립과 협력의 두 가지 관계가 병존하는 구조이다.  이럴 때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시키고자 하면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상의 극한 상황에 다다르고 말며, 그 해법은 오로지 타협만이 미덕의 결과로 다가설 수 있다.

 근래 노사분규가 줄어들더니 최근 IMF이후 급격한 구조조정으로 노사분규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1993년에 144건을 시작으로 121건, 88건, 85건, 78건이던 것이,  1998년에 129건, 1999년에 198건, 2000년에 245건,  2001년에 231건을 기록했다.

(노사분규 연도별 현황)

년    도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노사분규

발생건수

144

121

88

85

78

129

198

245

231

불법노사

분규건수

 

 

 

 

 

 

95

67

52

분    규

참가자수

 

 

 

 

 

 

92,000

178,000

88,000

연근로손실

(천)일수

 

 

 

 

 

 

1,366

1,885

1,082

생산차질액

(억원)

 

 

 

 

29,929

16,363

18,908

16,357

21,269

IMF이후에 노사분규건수가 증가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다.  우선 기업체수가 증가한 원인도 있고,  근로자들의 욕구가 다양화 세분화되면서 사용자와의 의견 차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각 기업들의 긴축경영 및 인력축소,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인력의 확산 등도 거들었다.  그 과정에서 병원노조 파업,  철도, 버스운송노조 파업 등은 시민의 생명과, 국민의 활동을 제한하거나 위협하면서 이루어졌다.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립이 직접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결과로 나타났다.  대립이나 협력의 당사자가 아닌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피해를 주게되는 것은, 국민들이 누려야 될 행복추구권을 빼앗는 행위이다.

 쟁의가 발생한 곳은 그들 나름대로의 어려운 점이 있었겠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 소규모기업보다는 대규모기업,  낮은 임금의 직장보다는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직장,  열악한 환경보다는 쾌적한 환경을 갖춘 사업장에서 보다 많은 노사분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태는 소규모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생각할 때 지나치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몇 몇 분규기업의 노조에서도, 노사분규는 노사 양측 모두에게 결코 이익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꾹 참고 일했던 1970년대처럼, 복지나 임금의 증대보다는 생존권 자체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 저기서 투명경영,  신뢰경영,  윤리경영이 주창되면서 대립의 노사관계가 상생의 노사관계로 전이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극심한 노사분규 양상을 보였던 기업들 중 일부는 임금협상에서  경영자가 제시하는 데로 근로자가 수용하는 상호 신뢰의 입장을 보인 것 등이 그 예이다.

 이제는 상생의 경영, 상호 발전의 관계로 가는 노사 관계가 정립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사용자나 근로자 모두, 글자 그대로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감수한 결과로 얻어진 열매라 생각한다. 구조조정이나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때는 반드시 그 과정의 어려운 점을 설명하여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상대는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만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고통 없는 미래는 좋게 다가오지 않으며,  과정이 없는 비전 제시는 기만에 불과하다.  긍정적으로 믿고 따르며,  이해하고 타협하는 노사관계,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사관계가 신 노사문화이고 그것이 상생의 노사관계인 것이다.  2003.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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