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찍 1부로 교회에 갔다왔다.
그리고나서 열심히 내공을 쌓았다. 물론 인간적인 세상사 내공이다. 한참을 그런 후에 다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다시 교회에 갔다.
아내가 또 어디에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교회에 갈 시간이라고 말했다. 왜 교회에가는지 아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마디 거든다.
평소에는 죄라는 죄는 골라서 열심히 짓더니만 교회에 가는 것도 열심이라고 말한다.
그런 말을 듣는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런 내용을 그냥 인정해주는 것 밖에...
교회 현관 입구에서 지인을 만났다. 그사람은 학교로 치면 나의 후배가 되고 교회로 치면 나의 선배가 된다. 그러니 그냥 사회인이라고 하면 무난할 것이다.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는다. 그러면서 요 근래에 연락을 해서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이런 말은 거짓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평소 자주 만나는 사람이 아니고 일이 있을 때만 만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장애인후원관련 협회를 만들어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 전부터 나에게도 뭔가 일이 있으면 부탁을 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2006년 10월26일 목요일 오후에 시간을 내 달라고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모여 행사를 하는데, 그날 심사위원으로 위촉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런 행사에 심사위원이란 말인가. 아내의 말대로 죄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무슨 자격이 있겠는가.
나는 사양을 하였지만 원래 그 일이 남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서로가 격려하며 가진 것을 베푸는 행사라는 설득 때문에 결국은 허락하고 말았다.
다시 생각해도 내가 함량 미달이라고는 여겨지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고 싶다. 왜냐면 내가 가진 재주가 있다면 여러사람에게 나누어주면 좋은 것이고, 내가 가진 재주가 없다면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섬겨야하기 때문이리라.
그런 부탁을 하는 사람도 여러가지로 생각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요청한 것일테니 그자리를 빌어 여러사람이 즐거운 자리,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면 되지 않겠는가 위로해본다.
며칠 시간이 남기는 하였지만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가다듬고, 겸손과 섬기는 마음을 배우며 살아 가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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