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을 것인가
부추전을 했다. 일명 부추나물 부침게다. 우리는 전을 할 때 국산 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되어있다. 많이 사용하는 경우는 중력 백색분을 사용하지만, 적은 양은 반드시 국산 밀가루만을 사용한다.
국산 밀가루는 검은 색이 돌아 언뜻 보기에는 고급스럽지 않게 보인다. 이 밀가루는 매장에서도 아예 진열하는 곳이 다르다. 보통 밀가루는 3kg 들이가 가장 많이 팔리지만, 국산은 1kg 포장 하나만 있을 뿐이다. 거기다가 국산은 대략 3배로 비싼 가격이 정해져 있다.
그래도 우리는 국산 밀가루를 사용한다. 돈이 넉넉하고 생활에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밀가루가 우리 몸에 별로 이롭지 않다고 한 뒤로 가능한 줄이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 어쩌다 한 번 찾는 밀가루라면 국산을 고집한다. 이렇게 몸을 사리고 조심을 하지만 우리 식구들은 몸이 약한 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가리는 게 많아서 허약하다고 말한다. 자기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운동하면 그만이란다.
누구는 오랫동안 술과 담배를 해왔지만 건강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그러니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란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었다. 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냉장고 수박을 이틀에 한 통 꼴로 먹어 치웠고, 아이스크림은 입을 즐겁게 하였고, 참외도 많이 먹었다. 쇠고기보다 더 좋다는 돼지고기는 한 번에 10근 씩 준비하여 냉동실에 항상 쌓아놓고 먹던 시절도 있었다. 시골에서 가져온 팥이나 호박도 떨어지지 않았고, 손을 뻗어 따온 포도며 단감도 가리지 않고 먹었었다.
그러나 몸은 갈수록 약해졌고, 시장을 다녀오기에도 버거워 두세 번씩 쉬곤 하였었다. 눈이 침침해지고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하더니 급기야는 영양실조 진단이 났다.
그 후 음식은 체질에 따라서 가려 먹어야한다는 처방을 받고 나서는 조심하기 시작하였다.
일상의 먹거리는 이른바 준비된 식단에 따라 철저한 편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는 먹고싶은 편식이 아니라, 먹기 싫어도 억지로 먹는 먹기위한 편식이었다. 그로부터 약 6개월 후, 달라진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자 먹기위한 편식 예찬론자가 되었다.
그런 것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위에 열거된 것은 물론이며 과자를 먹지 않고, 껌이나 사탕, 목 캔디를 먹지 않는다. 라면이나 자장면 같은 밀가루음식을 먹지 않는다. 기름에 튀긴 음식을 먹지 않는다. 고기류는 살코기로 먹으며 돼지고기와 오리고기는 먹지 않는다. 호박과 팥을 먹지 않는다. 꿀과 아이스크림, 빙과류를 먹지 않는다. 수박과 포도, 참외와 딸기를 먹지 않는다. 보리와 율무를 먹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따지다보니 가릴게 너무나 많아 보인다.
물론 그 뒤에도 형편에 따라 조금씩 먹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가능하면 지키려 노력하였고, 그만큼 주위사람으로부터는 열외취급을 당했다. 그러나 빈정거림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것만 빼고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작은 부추전 하나를 위하여 국산 밀가루를 사왔다. 매일 먹는 것,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음식들도 조심하여야하는 것이 더 있다. 기름에 튀긴 것과 탄 음식, 방부제를 함유한 수입산. 조리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나오는 것이나 체내에서 변하는 지방 등은 누구든지 조심하여야 할 것들이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는 가릴 것이 너무나 많아 보인다. 그래도 나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즐거이 따져보아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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