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칭기스칸
지은이 ; 김종래
출판사 : 삼성경제연구소 2002년 11월11월 초판인쇄 12월20일 2쇄
800년을 앞서 살다 간 사람들
우리가 알기로 낙후된 국가로, 문화의 수준이 낮은 국가로 알려진 몽골에서 치열한 현대를 살아가는 기업의 경영에 관한 지침을 얻을 수 있었다. 척박한 토지에, 황량한 기후에, 적은 자원의 국가가 어떤 이유로 우리의 경제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단비를 줄 수 있는 것인가. 그 대답은 초원을 통일한 칭기스칸에게 있었다.
주어진 환경의 현실파악
칭기스칸은 가진 것이 없었다. 단지 부족의 정통성을 타고 났다는 것 외에는 내세울게 없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맞았고, 재산을 빼앗겼으며, 부족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더욱이 어머니마저 다른 곳에 끌려가는 아픔도 겪었다.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을 하고 하루하루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이는 비단 칭기스칸뿐이 아니라 몽골의 자연 환경에 의한 대다수 국민들의 실상이었다. 이러한 환경의 몽골인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 특유의 빠른 기동성과 정보수집의 민첩성, 투쟁하는 용감성이 요구되었다. 척박한 환경에서의 생존경쟁은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는 무소유의 정신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
척박한 환경에서 새로운 문화가 싹트고
개인의 소유를 최소화하며 말이나 양들을 거느린 이동은 활동영역을 더 빠르게 더 멀리 넓히도록 요구하였다. 그들의 열악한 환경을 이용하여 그들만의 특장을 만들어내니 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기까지 영토를 넓히게 된다. 오랜 기간의 전투에서도 후방 보급이 없이 물자를 현지조달하며, 성을 쌓고 안주하는 수비보다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동작으로 치고나가는 전투는 항상 적을 이기는 전략이 되었다.
규칙은 엄하게 성과는 공정하게
승리는 영광의 자리인 것이다. 전쟁에서 이긴 승자는 취할게 많다. 신문명에 의한 편리성과 토착문명에 의한 신비성은 승리자를 유혹하였지만 그들은 냉정을 잃지 않았다. 얻어진 성과는 전투에 참여한 모든 병사에게 고루 나누어주었고 사리사욕을 탐하는 경우는 중벌로 다스렸다. 전투에 있어 그 수고스러움에 대한 충분한 보상만이 위험한 전장에서 그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밖에 있는 적보다 더 무서운 내부의 적을 두지 않기 수단이었다. 물질에 만족하고 편리함에 나태해지면 불평불만이 생기고 이는 바로 내부분열로 이어진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공동의 목표를 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겨 두어야 할 내용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나는 없다
몽골은 유럽에서 대제국을 건설하고 170여 년 동안이나 유지하였다. 당시 칭기스칸의 고향에서 유럽에 이르는 먼 거리의 국가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남과 다른 변화의 추구에 근거하고 있다. 승자가 된 후 전리품에 즐거워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전개될 기술을 논하고, 편리성을 강조한 안주보다는 간편하면서 유용한 방법을 선택하였다. 모든 사람이 비슷한 일을 하면서 중복되는 것보다는 각자가 다른 임무로 전문성을 보장하는 현세와 다를 게 없는 방법이다. 달리던 말이 지치면 잠시 쉬기 위하여 고삐를 늦출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방심을 하여서는 안 된다.
최근 IMF를 겪으며 많은 기업들이 무너지고 사라져갔다. 그리고 어떤 기업들은 고통을 견뎌내고 새로 태어나기도하였다. 변화의 요구에 편승하여 살아남은 기업들은 모두가 고통을 참고 견뎌낸 기업들이다. 이들은 칭기스칸처럼 주어진 환경의 부족함을 기회로 삼아 남보다 앞서는 기술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중세 유럽 2,500만 명이 거대한 성을 쌓고 평안한 삶을 누릴 때, 간편하지만 유용한 기술을 가진 떠돌이 유목민 4만 명에게 치욕을 당한 것이다. 이를 역으로 보면 변화하지 않고 만족하는 삶은 곧 패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작지만 새로운 기술은 또 다른 부가가치를 낳고, 개인의 욕구보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참고 노력하면 곧 승리자가 되는 것과 같다.
21세기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변화의 파도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킬 것처럼 밀려온다. 그러나 강가에 서서 구경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파도에 뛰어들어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만이 짜릿한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작은 조각에 몸을 의지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그 배에 탄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 노력하면 바라던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래프팅은 혼자 건너는 물장난이 아니다. 조직의 목숨이 걸린 공동의 과제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서는 어려움도 마다않는 도전정신, 그것이 곧 변화이며 개척이라 할 것이다.
현세에 있어 변화는 모든 사람을 일깨우는 각성제이며 시대를 살아가는 필수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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