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죽이기
정치에는 영원한 동지가 없다고 한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되며, 오늘의 적은 내일의 동지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 정치를 할 때 어떤 소신이나 일관된 정책에 의하지 않고, 개인의 치부나 정치생명의 연장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권력층은 권력의 연장을 위하여 언어와 문자를 이용하여 왜곡시키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언론은 언론 최대의 목적이 공정이며 신속하고 정확한 것인 줄을 알면서도, 편협되게 해석하고 조작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일본이 우리에게 행한 악덕은 비단 구한말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사과를 받지 못하였고 진정한 뉘우침을 듣지 못했다. 이것이 진정한 승부세계에서의 생존원리라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으로서 해야할 도리가 아닌 것이다. 지식인들이 양식있는 사람들이 단순한 짐승들의 생존논리를 편다면 그들은 이미 사람이기를 포기한 후이다.
우리 정치사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었다. 친일 매국노 이완용이 그랬고, 돈 50만원에 나라를 등진 지식인들이 그랬다. 최근에 일어난 일로는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사건이 그랬고, 김대중죽이기가 그랬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행동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더구나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인이나 권력있는 기득권자들은 어떤 행태로도 정당화되어서는 안된다. 당시의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면, 떳떳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덮기 위하여 남을 몰아세우고 죽이게 된다면 겉잡을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본인 외에도 국민 전체에 커다란 고통을 가져다준다. 잘못 꿰어진 단추를 바로 잡으려면 옷을 벗어야 하는 수고로움과 낭비가 따르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