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꿈꾸는 세상살이 2009. 7. 16. 17:45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한젬마/명진출판사

 

‘그림 읽어주는 여자’, ‘그림 DJ’로 잘 알려진 한젬마의 책이다. 이번에는 ‘그림 읽어주는 여자Ⅱ’로 부제를 붙인 책이다.

나는 아직 그림을 보러 일부러 미술관을 찾아본 적이 없다. 그러기에 이 책은 흥미롭고 반가운 책이었다. 문화공간이 적은 소도시의 폐단이기도 하겠지만, 원래 나에게는 미술에 대한 소질이 없어 별무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이 책 한 권으로 인생을 배우고, 더구나 그림을 읽어준다는데 반갑지 않을 수가 있으랴.

정말 책은 반절이 그림이고 반절은 해설로 되어있다. 그것도 꽉 찬 글씨가 아니라 아주 해성해성한 대머리의 머리카락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실 이 글씨는 옆에 있는 그림과 같이 또 다른 하나의 그림이었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어느 때 누가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고, 같은 사람이라하더라도 그날의 심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이 그림은 이렇고 하고 읽어준다는 것은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던 것이다. 책을 펴놓고 읽지도 못한 채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미술학원강사가 거든다. 그림은 처음 그린 사람의 감정에 심취하여 느끼지 않으면 그때의 감동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

그랬다. 예술에 있어서 그림은 나에게 멀고도 먼 창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멋있는 미술품을 하나씩 걸어놓고 감상하고 있었다. 그 그림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모를지라도 보는 사람이 멋있으면 그냥 만족하는 그림이었다. 그런 그림을 그린 작가가 본다면 뭐라고 할까 심히 걱정스럽다.

펼친 책을 다 읽지 못한 채 어떤 모임에 참석하였다. 거기에서는 나름대로 고뇌하고 심취한 작가들이 모여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나 자신은 심사숙고 하였으며, 열중하여 자아를 쏟아 부은 작품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였다. 그랬다. 그것이 바로 예술이었다. 자신의 혼을 실은 작품이 바로 예술이 아니라면 무엇이 예술이란 말인가.

어떤 작품을 그린 작가가 노력한 만큼, 그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노력한다면 작가의 의도를 알아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품을 감상하는 첫 번째 조건이었다. 내가 그렇게 훌륭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 나는 그런 그림을 그린 작가의 마음으로 감상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작가는 그림을 통하여 내 마음속에 들어와 설명을 해줄 것이다.

미술을 전공한 작가가 그림을 보고 작품을 설명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쉽게 설명하는 그림풀이는 단지 그림에 대한 자신의 한 순간 의견일 뿐이며, 작가의 진정한 의도를 알아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예술이며, 그런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은 작가의 의도를 알아낸 때에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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