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는 타고날까, 길러질까?
최유라/ 수필과 비평사/ 2009.10.29/ 174쪽
저자
최유라 : 원광대학교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석사. 여성백일장 당선, 순수문학 신인상 수상하였고, 시집에『어느 슬픈 날의 연가』와 칼럼집에『영재는 타고날까, 길러질까?』가 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어학원 아중캠퍼스원장으로 있다.
줄거리 및 감상
이 책은 저자가 전북중앙신문에 칼럼을 연재하였던 것을 묶어 놓은 것이다. 자신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영재 만들기에 대한 감정을 적은 것인데, 신문에 쓴 칼럼만 발췌하였다. 그런데 칼럼의 내용이 약간은 에세이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내용을 좀 더 부각시켰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른 것이다. 아이들을 어른들이 보는 시각에서 본다면 이해할 수가 없고, 항상 어른들이 화를 내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양상을 띠게 된다. 하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아이의 두뇌가 쑥쑥 발달하게 된다는 점을 얘기하고 있다. 사실 아이들이 묻고 답하는 수준은 어른들이 보기에 아주 유치하고 아무 쓸데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획일적인 감각의 표현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에서 펼쳐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곧 아무런 구겨짐도 없는 백지상태의 두뇌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주는 대로 받아들인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아이들의 영재성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태어난 지 3년 이내 혹은 늦어도 6세 이전의 아동기에 모든 것이 결정 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3세 이전에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이야기하며, 많은 책을 읽어주어 아동의 두뇌 발달을 도와야 한다. 이것이 영재 교육의 첫 걸음이다.
요즘 사회에서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혹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많은 공부를 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것도 줄을 세우고 입시위주로 내달리는 데, 사실은 이런 교육적 밑거름도 어릴 적 독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어릴 적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때 벌써 두뇌의 발달이 형성되며, 나중에 많은 지식과 학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마련되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쌓인 자양분이 밀려나오기 시작하면, 비로소 내 아이가 영재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시기는 아이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그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 주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잠자는 두뇌를 잘 깨우쳤는가 아니면 그냥 방치하고 자폐아의 길로 가도록 하였는가 하는 차이인 것이다.
아이가 보채고 우는 것은 자신의 표현인데, 이것으로 엄마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이며 대화의 방식으로 보는 것이다. 이때 대답을 하지 않거나 귀찮다고 방치하게 되면 아이는 대답을 요하지 않는 세상에 대하여 나의 요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구나하는 등의 해석을 하여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아이는 신체적 발달도 늦지만 정신적 발달은 그야말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늦거나 부진한 경우가 되고 만다.
책을 읽어주었을 때 아이가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는 부모가 알 수가 없다. 다만 아이는 그것조차도 다 알아서 해석하여 뇌에 저장하였다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에 꺼내어 활용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늦게 돌아와서 피곤한데, 그것도 모르는 아이는 보채며 놀아달라고 한다. 이때 부모는 피곤하여 아이를 밀치거나 방치하게 되는데,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거절당함으로써 부모에 대한 불신감을 키우게 되며 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 계속되면 성격이 소극적이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되는 데로 살아가려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다. 내 아이가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기를 바란다면 조금 피곤하더라도 같이 놀아주고 대화하기를 즐겨해야 한다. 그것도 하루 3시간이 되면 아이는 그런 감정을 확인하였으니 이내 잠이 들고 엄마를 놓아주게 된다. 아이는 하루 3시간 이상만 같이 공감하면 부모와 사회에 대한 안심을 하여, 하루 종일 같이 놀아달라고 보채지 않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낯설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반대로 부모에 대한 친근감이 아직 손을 뗄 정도의 신뢰감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손길이 오면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혹시 저 사람의 품에 안긴다면 내가 어떤 위험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표현이다. 이런 것들은 부모와 아이의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몰래 떼어놓고 밖에 나갔다 돌아온다든지 잠깐 일을 보러가는 동안에도 아이와 교감을 하지 않고 방치한 채로 놓고 갔다 왔다든지 하여 아이가 불안감을 느낀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부모가 주는 대로 받아들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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