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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도서관

꿈꾸는 세상살이 2014. 7. 25. 05:26

 

 

판도라의 도서관

크리스티아네 인만/엄미정 역/ 도서출판 예경/ 2011.12.05/253쪽

저자

크리스티아네 인만 : 빈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와 사회과학을 전공한 석사다. 저자는 개인 소장가 혹은 미술품 소장 기관과 협의하여 미술전시회의 자문역할을 22년 동안 하였으며, 현재는 빈과 뉴욕을 오가며 일을 하고 있다.

엄미정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출신으로 동 대학원에서 서양 미술사를 전공하였다. 한 때는『나의 첫 번째 그림책』등 미술관련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미술 관련 책을 번역하고 있다. 번역서에『죽음과 부활, 그림으로 읽기』,『파블로 피카소』,『살바도르 달리』,『손 안에 담긴 미술관』,『에두아르 마네』,『에드가 드가』가 있다.

줄거리 및 감상

나는 그림에 대하여 문외한이다. 아니 그림 이전에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식견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보는 순간 그림을 설명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였고, 이참에 나도 그림에 대한 상식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자 그림에 대한 이해는 역시 어려웠고, 한 권의 책으로 그림을 독학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에 미쳤다. 물론 처음부터 이 책으로 그림을 배워보자는 생각도 아니었고 그림을 이해하자고 하는 생각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림을 보면서 시대적 감각이나 그림의 종류 혹은 다양성을 이해해보자는 생각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보는 순간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 조금은 짧아서 몰입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대적 배경과 그림에 대한 평을 좀 더 자세하게 해주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많고 많은 그림들 모두에게 그런 배려를 베풀 수 없기에 빨리 넘어간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책의 제목만큼이나 파격적이다. 판도라의 도서관이라는 제목은 여성이 책을 읽는 것, 혹은 책을 읽는 여성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판도라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자라고 전한다. 따라서 여성이 책을 읽는 것에 대하여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에 최초로 책을 읽는 것, 혹은 그런 그림을 그린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사회는 남성 위주의 사회였으며, 여성은 집에서 살림을 하면 남성을 보필하는 수준으로 여겨왔다. 이때 등장한 것이 부유층 혹은 귀족의 독서였으니, 그들이 글을 읽고 쓰면서 점차 중산층에 파급되었고, 심지어 하녀가 청소를 하다가 주인이 읽다 만 책을 훔쳐 읽는 장면도 그림에 등장하게 된다. 이것들 모두는 최초의 상황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판도라의 그림이고, 이 그림을 책으로 엮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므로 판도라의 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당시 이런 그림을 그린 때에도 많은 비난과 고충이 있었으며, 그를 극복하고 이겨낸 화가가 그린 그림들이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종류의 그림을 연작으로 그린 경우도 있어서 특정 작가에 대한 작품서의 변화는 물론 사회적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당시 유럽 혹은 아메리카의 여성들은 우리나라 조선 시대의 여성들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혹은 교육적 제도에 있어 우리보다 조금 먼저 개방되면서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그 시기를 즈음하여 쇄국정책으로 일관하였으며, 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커다란 시련기를 거쳐 많은 문화적 차이를 나타내고 말았다.

책에 보면 여성 최초의 소설가가 인류 최초의 소설가일 것이라는 것을 비롯하여 독서하는 여인을 그린 최초의 그림, 집안이 아닌 야외에서의 독서모습, 나체 상태에서의 독서하는 여인을 그린 그림 등 아주 여러 각도에서 비교할 수 있는 그림들이 등장한다. 미술사 혹은 미술 관련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식을 전달할 수 있는 책으로 평가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판도라의 도서관이라는 제목에 딱 어울리는 책인 것 같다.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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