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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재미있는 우리민속의 유래

꿈꾸는 세상살이 2014. 7. 30. 11:18

 

알고 보면 재미있는 우리민속의 유래

 

박호순/ 도서출판 비엠케이/ 2014.01.27/ 285쪽

 

저자

박호순 : 인천교육대학 졸업, 단국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국어교사로 근무하다가 평택여자고등학교 교장과 경기도 안양과천교육지원청 장학관 등을 거쳐 정년퇴임하였다.

 

줄거리 및 감상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청소년권장도서에 선정된 도서로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쓴 책이 생각나서 집어 들었다. 한 눈에 훑어보니 지금까지 나왔던 책들에 비해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쓴 책에 비하면 그래도 아직은 내용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다. 내가 쓴 책은 세시풍속에 관한 내용만 300쪽이 되는데, 이 책은 세시풍속과 24절기 그리고 일반 풍속에 관한 것까지 합하여 300쪽 분량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에 사진이나 기타 자료가 얼마나 들어있느냐에 따라 전체 분량이야 조절이 되겠지만 일반적인 비교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존에 나와 있던 풍속관련 책들에 비해 좀 더 어원을 따져 설명하는 수고를 보탰다. 저자가 국어교사였던 만큼 뭔가 더 많이 알려주고 싶은 심정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나 또한 시중의 서적에 비해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은 실제 생활에서 없어져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접하지 못하는 풍속에 대해 설명하고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풍속에 맞는 사진이 조금 빈약하였다. 물론 예전의 다른 책에 비하면 상당한 분량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형식적인 사진 외에 더 자세한 그 무언가가 아쉬웠다. 그러면서도 저자 역시 해당 사진을 여러 곳에서 얻어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필자 한 사람이 지난 풍속에 대하여 모든 것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거를 삼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32곳의 출처가 정리되어 있었다. 이렇게 놓고 보니 정말 어려운 것이 지난 과거의 정리라 생각되며, 특히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있는 풍속에 대하여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6개월에 걸쳐 많은 사진 그리고 필요한 사진을 구하느라 전국의 해당 관련자들에게 전화하고 사정한 것을 생각하면 이 저자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맛 칼럼니스트가 말하기를 어떤 음식을 먹을 때에, 그 맛은 달달하고 뒷맛이 씁쓰름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한 음식에 대하여 칼럼을 쓰려면 최소한 한 페이지 분량은 써야 하는데 시종일관 맛이 달고 씁쓰름하다고 반복하여 쓸 수만은 없지 않느냐고 하였다. 그래서 없는 말을 만들고 있는 말을 조합하여 맛을 새롭게 표현하고 같은 맛 하나를 두고 새롭게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것이 맛 칼럼니스트의 가장 큰 고통이라고 하였다.

지나간 과거의 선조들 풍속을 현재 접하지 않고 있는 후세들이 어떻게 멋을 알고 그 문화의 맛을 알 수 있겠는가. 그것은 풍속이 전해지는 당시에 얼마나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며 세세히 느끼도록 해주는 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실제 장면의 사진을 많이 첨부하는 것을 권장한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전해질 풍속이라면 앞으로 실행하고 체험하면 느낄 수 있겠지만, 지나간 것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니 어떻게 재현할 것이며 어떻게 느낄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이 책이 소개한 민속은 글자 그대로 민간에 전해져 온 풍속에 이른다. 다만 다른 책에서 다룬 것처럼 한 날짜를 중심으로 풀이한 것이 아니라 어떤 행사를 중심으로 풀이한 것이 특이하다 하겠다. 예를 들면 설날에는 설날이라는 것에 대체로 동일하지만, 보름날에는 보름날 전체보다는 오곡밥 혹은 아홉 차례의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는 형식을 띠고 있다. 삼짇날에는 삼짇날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풍속이라기보다 삼짇날에 행했던 한 가지 화전놀이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들이 그런 예이다. 또한 초파일에도 연등놀이와 탑돌이만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잘 모르고 있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을 경우에 자칫 초파일에 탑돌이와 연등놀이의 풍속만 있었던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전체적인 해석보다는 한 행동 혹은 어떤 주제 하나에 대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해석을 하다보면 풍속 전반에 걸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어느 한 부분만 이해하는 폐단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지식이 조각조각 나뉘어진 퍼즐처럼 될 수도 있다. 조각난 퍼즐을 하나의 밑그림판에 놓고 제 자리를 찾아야만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되면서 전체적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풍속 역시 전체적인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이 책은 약간의 부분적인 상식을 전하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솔직히 내가 다루지 못한 예화를 덧붙인 것 등은 앞으로 참고할 만하다.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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