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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꿈꾸는 세상살이 2014. 8. 7. 05:36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김혜자/ 오래된 미래/ 2004.04.16/ 288쪽

저자

김혜자 : 서울태생, 경기여중과 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을 전공하였다. 1962년 KBS탤런트 제1기로 입사하여 한국 최고의 여배우 중 한 명이 되었다. 전원일기를 비롯하여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모래성, 겨울안개 등에 출연하였으며, 영화 만추, 마요네즈 등에도 출연하였다.

연기와 관련하여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상과 주연상, 대상 등 6회를 수상하였고, MBC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4회, 특별상 1회, 동아연극상, 마닐라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페미니즘상, 좋은 모델상, 장지연상, 아시아 최초의 Visivle Difference Award를 수상하였다.

10년간 월드비전의 친선대사로 세계 각지의 가난한 나라를 방문하였으며, 이때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돕는데 앞장서왔다.

줄거리 및 감상

이 책은 배우 김혜자가 그간 활동해 온 어떤 연기보다 더 깊은 감명을 주었다. 본인 스스로도 22년 동안 1,088회에 걸쳐 연기해 온 전원일기에 모든 것을 실었다고 하였지만, 마지막으로 월드비전에서 일하던 10년이 그보다 더 애잔한 여운을 남겼다고 한다.

사람은 먹고 사는 것이 가장 기본인데, 전쟁으로 그리고 기근으로 인하여 그것이 해결되지 않을 때에 가족 간에도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우리도 가난은 나라님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세상에는 한 쪽에 너무 많은 것을 먹어 먹어서 생긴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 쪽에서는 입는 것은 고사하고 너무 적게 먹어 못 먹어서 생긴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도 이를 두고 불공평하다고 여러 번 지적하였던 것처럼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불공평한 세상이다.

우리는 굶어 죽는 아이들이 하루에 4만 명이라는 숫자를 자주 접한다. 이 책에서는35,000명이라고 하여 조금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그 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도 없는 처지에서 그리 중요할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죽어 나간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로 미국을 꼽고 있지만, 인구 4억5천만 명으로 잡을 때 7%인 약 3천만 명은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약 3천3백만 명은 가난으로 인하여 굶주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각지의 가난한 나라에 구호물자를 보내고 전쟁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살이의 모순이다.

우리나라도 오지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에 협조하여 적지만 성의를 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참으로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도 점심을 먹지 못하여 물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런 아이들이 아프리카나 네팔 등 오지의 어린 아이들처럼 하루에 한 끼도 먹지 못하는 혹은 이틀에 한 끼 정도만 먹고 있는 그런 정도는 아니니 직접 비교하지 말자는 말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 아이들과 우리나라의 아이들과는 그래도 직접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저자 역시 그런 차원에서 하는 말이지 국내 가난한 아이를 두고 먼 나라 외국의 굶는 아이들을 돕자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상상외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건 아이들 본인의 선택이 아닌 것은 확실하니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원인을 물을 수는 없다. 그래서 굶거나 병들어 죽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들이 선택하여 태어날 수 있었다면 최소한 굶어죽거나 못 먹어서 병들어 죽는 곳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희망사항이니까 말이다.

대형 마트에 가보면 반려동물을 위한 용품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한 없어지지 않을 현상이다. 가족이 없어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거동이 불편하여 그들을 돕는 반려동물이 많이 생겨나는 것은 사회적으로 좋은 현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이 대신해주어야 할 자리를 메우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의 한 단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아닌 애완동물로서 빚어지는 사건들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형 맹견 종을 거느리고 공원에 나타난다거나, 작은 종이라고 하여도 사람들이 많은 공원에서 용변을 보기 위한 것처럼 비칠 정도로 행동하는 것들이 그렇다. 달리는 차의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털을 날리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런 애완동물을 끌어안고 운전을 하면서 다른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것들도 참기 어려운 일들이다.

그런 애완동물일수록 치장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물론이며 병들어 치료하는 것에 정성을 쏟는 것도 그렇다. 한편으로는 이런 현상이 사회적으로 볼 때 한 직업군을 형성하면서 사회적 일거리 창출과 정서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런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3만5천 명이 굶어죽는 것에 비하면 조금은 덜 급한 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런 애완동물이나 반려동물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세상의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더 필요한 것이 바로 반려동물인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오지의 굶어죽는 아이보다는 나의 애완동물이 더 소중하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니 지금 당장 모든 애완동물에 대한 정성을 오지의 굶는 아이에게 돌려주자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사람에 대한 정성을 조금 더 가져보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누릴 권한의 일부를 떼어 선택한 반려동물이나 애완동물에게 쏟는 것까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노는 것에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정작 인간이 최소한의 인간답게 살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보자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것 역시 인문학에 기초한 발언이다. 그 사람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설명인 것이다. 그냥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라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에 호소하여 인간 본연의 연민을 나누자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독일의 슈피겔지가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나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부의 상징인 미국도 아니고 경제의 첨단을 만들어가는 일본도 아니었으며, 신흥경제의 모델인 중국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상징인 영국도 아니며 사회보장 제도가 잘 발달된 유럽도 아니었다. 그것은 먹고 살기 힘든 오지의 아주 가난한 나라 방글라데시였던 것이다. 그들은 당장 오늘 먹을 것이 없지만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 때문에 경쟁하고 서로 헐뜯지 않아서 지금의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세상의 최고 성자라는 예수나 싯다르타 역시 굶고 고행을 하면서 깨닫고 인간의 최고 모습을 하였다고 생각한다면 공통점을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인간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 자평하는 그들은 고행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서 참다운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표현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행복지수가 22위라는데, 과연 오지의 굶어죽는 나라 케냐나 네팔,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보다 덜 행복한가 말이다.

세계적으로 돈이 많기로 소문난 사람들은 이들 재산의 일부를 사용하여 오지 한 나라 전체의 결식아동들에게 후원을 하면 먼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들을 살릴 수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부는 자신이 돕고 있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그들을 위해 일생 전부를 바친 사람은 없다. 물론 그 사람은 거기에 매달리지 말고,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 오지의 아이들을 돕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4대강 사업에 들어간 44조원 돈으로 오지의 한 나라를 전체 사서 개발을 하였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나라는 많은 자원이 있어 개발을 한다면 그 정도 돈은 금새 회수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값싼 노동력은 그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1차 산업과 2차 산업에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될 것이다. 요즘의 국제법상 나라를 사고팔기가 어렵다면 방법이야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장학생이라는 말이나 정수장학생 혹은 유병언장학생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그 일을 지금 선교단체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차원이 아니라 단체나 개인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당장은 그들을 돕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런 상황을 알고 절제하는 생활을 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함부로 낭비하지 않고 너무나 과도한 치장을 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누릴 특권이라 하여 너무나 과도하게 휘두르는 것도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어제는 인문학이 없어서 윤일병 사건이 터졌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국군의 최고통수권자라고 하는 사람인데, 아직까지 어떤 해결책이나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잘 알아서 처리해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가 최고 통수권자인데 내가 아닌 그들이 어떻게 알아서 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 대신에 그 답으로 인문학을 더 하라고 하였다. 그 말은 맞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 기본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 불량식품, 해적, 전쟁, 싱크홀, 인신매매 등 원치 않게 인간 본연의 삶을 망가트리는 것들이 세상을 혼탁하게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결과로 모두가 인문학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현상을 치유하는 것도 인문학의 역할일 것이다. 그 외에 답은 없다.

 

저자는 아이들을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하였는데 우리는 지금 굶주림과 공포로 때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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