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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꿈꾸는 세상살이 2014. 8. 10. 10:53

 

연을 쫓는 아이

칼레드 호세이니/ 이미선 역/ 열림원/ 2006.06.28/ 564쪽

 

저자

칼레드 호세이니 :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영어를 배운 후연을 쫓는 아이라는 소설을 썼다. 저자는 현직 의사이면서 소설을 쓴 특이한 경우로, 아프가니스탄인이 영어로 소설을 쓴 최초의 작품에 속한다.

 

줄거리 및 감상

 

저자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주인공 아미르가 하인인 하산과 우정을 쌓으면서 자라났고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표현하고 있다. 부잣집 외동 아들인 아미르는 하인의 아들 하산을 친 형제처럼 잘 대해주는데, 하산 역시 아미르를 주인으로 깍듯이 모시며 따른다. 아버지인 바바는 하산에게도 아미르와 똑 같은 대우를 해주면서 사랑으로 하인을 다루었다.

부잣집 아들인 아미르는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는 나약한 아이로 자랐지만, 하산은 곧은 성격에 자신의 도리를 알며 정의를 하는 아이로 자랐다. 평상시에는 아미르 역시 하산에게 잘 대해주었지만 그것은 대체로 아미르 입장에서는 아버지 덕분에 손쉽게 얻어서 해줄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하산은 아미르를 위하여 목숨마저 내놓지만 아미르는 하산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 자신의 나약함 원망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외면하고 만다. 이로 인하여 아미르가 미안한 마음에 하산을 멀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 러시아 군이 쳐들어오면서 아미르 가족이 미국으로 망명을 간다. 미국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아버지 바바의 특유한 상업기질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그러던 중 바바가 암에 걸려 죽게 되고, 아미르는 같이 망명중인 아프가니스탄인의 딸과 결혼을 한다. 이후에 고국에 남아있던 정신적 지주이면서 아버지 바바의 친구였던 사람에게서 급히 고국으로 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런데 뜻밖에도 종으로만 알고 있었던 하산이 자신의 이복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하산은 진정으로 아미르를 사랑하였고 오래 전에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때 모른 체 하였던 것까지 모두 용서하였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하산의 아들인 소랍이 어려운 환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아미르는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면서 하산의 아들인 소랍을 구하기 위해 많은 돈과 위험을 무릅쓰고 험난한 길을 나선다.

 

하산과의 우정을 생각하면서 아니 자신의 조카인 소랍을 생각하면서 같이 미국으로 가기를 원했으나, 전쟁 중에 더군다나 해외 입양이 안 되는 아프가니스탄의 관습에 따라 망설이는 사이 소랍이 자해를 한다. 아미르는 다시 죄책감을 느끼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소랍을 미국으로 데리고 간다. 그러나 자해 사건을 계기로 소랍은 실어증에 걸리고 만다.

 

다시 마음이 아파진 아미르는 옛날 하산이 자신에게 했던 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소랍을 위해 모든 것을 해주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소랍은 아직 이렇다할 대답조차 하지 않는다. 아미르가 옛날 하산과 함께 연을 날리던 때를 생각하면서 소랍에게 연 날리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연싸움에서 연줄이 끊어진 연이 날아가는 것을 잡아오기 위하여 달린다. 하산이 연을 잡아다가 아미르에게 주기 위하여 달리던 때를 생각하면서, 이번에는 아미르가 속죄의 마음으로 하산의 아들인 소랍에게 연을 주기 위하여 연을 쫓아간다.

 

이 소설은 아프가니스탄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소설이다. 청소년기 혹은 유아기에는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더구나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경에 따라 대응도 달라지게 된다. 이것은 어른이 되면 좀 이런 현상이 줄어들게 되지만, 아직 완전하게 성숙하지 못한 자아와 사상에 따라 망설이고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것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어린이가 육체적으로 어른이 되기 위하여는 청소년기를 거쳐야 하는 것처럼, 심리적으로도 이런 과정을 거쳐야 어른이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가 되기 전인 유아기에도 마찬가지다. 성장발달 단계에 의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무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이며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영유아들도 어른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아주 쓸 데 없는 행동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어른들이 이해해 주어야 한다. 어느 누구든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른이 되는 것이다.

 

겁이 많거나 소심한 것, 거짓말을 하거나 물건을 훔치는 것, 남을 때리거나 싸움을 거는 것, 남을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것,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남을 이용하는 것들 모두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런 과정 중의 하나에 속한다.

주인공이 아프가니스탄인으로서, 소수민족이 다수민족에게 굴종을 하던 자신의 나라에 대한 문화와 당시 국제적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외국에 자신의 나라가 당하고 있는 부당함을 만방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이상하리만치 황당한 상황들도 모든 것이 아프가니스탄 고유의 풍습일 수도 있다.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말이다. 우리는 한 나라의 풍습을 놓고 좋다 나쁘다 평할 수는 없다. 마치 우리가 개고기를 먹는 것을 놓고 외국인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의 소설이나 시 등 문학작품을 번역할 때는 그 나라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번역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것은 그냥 글자 그대로 번역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말에‘잘한다’하면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좋은 일이다’라고 해석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풍습에 따르면‘자알 한다’하고 길게 빼면 그것이 좋다는 뜻이 아니라 좋지 않다는 뜻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프가니스탄은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다. 그러나 전쟁을 하는 동안에 그런 수치는 의미가 없다. 전쟁이란 사람들에게 어떤 참혹함을 가져다주며 인간으로서 참기 힘든 고통을 안겨 주는지 알려준다. 우리도 전쟁을 겪은 나라지만 현재는 휴전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다보니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세대가 전쟁의 잔혹성을 알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전쟁을 어디 병정놀이하는 듯이 말하는 경우도 발견하곤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작가 역시 전쟁을 자기들이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닌 전쟁으로 인하여 겪는 고통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201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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