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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꿈꾸는 세상살이 2014. 8. 15. 22:57

 

2천만 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오미숙/ 퍼 북/ 2013.11.20/ 2

저자

오미숙 : 주부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고파 시골에 집을 짓기 위하여 여러 곳을 찾아다님. 서천 한옥을 구입하여 수리한 후 주 2일은 시골에서 생활하고 있음.

줄거리 및 감상

저자가 실내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시골집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었다. 본인의 직업이 직업인만큼 터만 있으면 집을 쉽게 지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곳은 땅 값이 너무 비싸서 집을 짓기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충남 서천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였다. 서울에서 거리가 먼 것이 가격이 싼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집을 고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에 속했다. 그렇다고 아주 못할 일도 아니지만, 헌 집을 고치는 것은 여기저기 손볼 곳이 자꾸 생겨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구옥의 뼈대를 살리면서 한옥의 멋을 남겨보자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옛집을 그대로 고친다는 것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였다. 그냥 톡 털어내고 다시 지으면 깨끗한 것은 물론이며 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지을 수 있는데 무슨 청승이냐는 말이었다.

그러나 한옥의 운치를 살리면서 그러나 일부는 생활에 편리하도록 개조를 하여 완성된 집은 여러 사람들에게 향수를 안겨다 주었다. 급기야 기자가 들이닥치고 일약 유명세를 탔다.

그런데 이 저자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의 직업에 의한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원래 실내인테리어 디자이너로써 해 온 일이 있는데다가 시골에 집을 두고 주말에 휴양지처럼 활용한다는 소문이 났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정도라면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모두 매스컴을 타지 않는 것은 순전히 제도권 안에 있지 않은 이유 한 가지뿐이다. 실제로 똑 같은 일을 해도 조금 유명한 사람이 하면 금방 소문이 나는데, 필부가 하면 늙어 죽을 때까지 기다려도 소문이 나지 않는 것이다.

건축을 부전공으로 한 나로서는 이런 집이 크게 특별할 것도 없지만은, 나도 한옥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어서 골라든 책이었다. 대지 100평 규모에 20평 건물을 2천만 원에 매입한 후, 수리비로 5천만 원이 넘게 들어갔다. 대지 구입비로 2천만 원이 들어갔으며, 20평 건물을 짓는데 5천만 원이 들어간 셈이다. 하긴 그렇게 따지면 5천만 원으로 20평 집을 짓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대로 구상하고 소품을 바라던 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기에 그 정도면 지을 수 있는 규모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좋은 점이 있다면 내가 하나하나 구상하고 고친다는 점일 게다. 옛 집과 현재의 집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즐거운 일에 속할 것이다.

벽만 있던 곳에 창을 내고, 단열을 위하여 이중으로 보수를 하는 것이 집을 짓는 즐거움일 것이다. 곳곳마다 내 손길이 닿아야 비로소 내 집이 되는 것이다. 헌집을 고치는 것은 바로 이런 재미다.

그러나 막상 일주일 내내 살 집이라면 그렇게 고쳐서는 살 수가 없다. 매일 사용하는 공간은 역시 효율성이 중요한 때문이다. 아무리 운치가 있고 향수병을 달래주는 처방이라 하더라도 불편하면 싫증을 내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한옥을 모두 헐어내지 않았던가.

그에 대한 답으로 한옥에 편리성을 겸하면 안성맞춤일 것이다. 조금은 변형을 하더라도 우리 전통의 한옥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냥 겉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우리 국민의 인간성으로 좋아진다는 말이다. 네모 반듯하고 비좁은 공간에서 넓고 탁 트인 공간으로 옮겨 온다는 것은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는 계기가 된다. 창의적이고 협동적이며 자연과 순화하면서 소통과 배려가 깃드는 것이 바로 한옥의 특장점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의 유통을 좋게 하면서, 비가 오면 빗물이 거슬러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며, 온도에 따라 습도의 변화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으며,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온돌이 있고, 불을 직접 사용함으로써 원적외선에 의한 치료까지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로운 환경이 닥치면서 우리의 옛것을 모두 밀어내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처럼, 과거를 한 순간에 싹둑 잘라내는 것은 미래를 이끌어갈 동력을 없애는 것과 같다. 아무리 불편해도 현재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 나를 오래토록 지켜줄 친구임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람이 편리함만 추구한다면 얻는 것에 비례하여 부작용에 의한 손해를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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