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1년 24절기와 세시풍속

26. 지역별 전통 음식 -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꿈꾸는 세상살이 2014. 9. 7. 15:36

26. 지역별 전통 음식

 

5) 경기도

경기도는 산과 들이 뒤섞여 밭농사와 논농사가 고루 발달하였으며, 서해와 접해 있어 해산물도 풍부한 곳이다. 따라서 경기도 음식은 그 종류가 다양하며, 서울 음식에 비해 양념을 적게 쓰며 요리의 양은 많은 반면 소박한 맛을 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지방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호화롭고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기도 한다. 지금도 개성 음식은 궁중요리에 버금가는 멋을 내며, 서울 그리고 진주와 더불어 화려한 음식의 고장으로 불리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개성국수, 조랭이떡국, 오곡밥, 냉콩국수, 오미자화채, 갈비탕, 삼계탕, 팥죽, 개성순대, 개성경단, 개성주악, 개성모약과, 가평다식, 여주땅콩강정, 수수부꾸미 등이 있다.

개성편수서울지방에서 만들었던 네모난 편수와는 달리,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두부, 배추김치, 숙주 등의 재료로 만든 소(巢)를 많이 넣어 작은 모자처럼 둥글고 통통하게 빚은 것을 개성편수라고 한다. 이때 계속하여 끓고 있는 장국에 넣어 익인 후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이미 끓여 뜨거워진 장국에 익혀내어 초장에 찍어 먹는 방법도 있다. 초장은 고추장에 식초를 섞는 경우가 있고, 간장에 식초와 깨소금, 잣가루, 고춧가루 등을 섞기도 한다.

조랭이 떡국흰떡을 대나무 칼로 밀어 작은 장구통 모양으로 만든 다음 육수에 넣어 끓여 먹는 음식이다. 특히 개성지방에서 정월에 먹던 음식으로 유명하다. 누에는 당시 옷감을 생산하는 아주 중요한 곤충으로 정월이 되면 좋은 징조를 나타낸다고 하였으며, 그 누에고치처럼 만들어 먹음으로 좋은 징조를 바라는 기원 음식에 속한다. 또 누에고치 모양 혹은 장구 모양은 악귀(惡鬼)를 막는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개성주악다른 지방에서 먹던 주악과는 다르게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은 것에 막걸리를 조금 넣고 반죽하여 만든다. 반죽이 끝나면 모양을 둥글게 빚고 기름에 튀겨낸 후 조청에 묻혀둔다. 개성주악은 크기가 크기 때문에 담아낼 때 대추 쪽이나 통잣을 하나씩 박아 놓아 보기에도 좋은 음식으로 만들었다.

개성모약과가는 채로 친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참기름을 부어 비벼 섞은 후, 생강과 잣을 다져서 모두 함께 섞는다. 이 재료는 힘껏 치대지 말고 손가락으로 살짝 버무려 편 후, 뜨거워진 기름에 넣고 서서히 지진다. 다 익은 약과는 계피를 섞은 차가운 꿀에 묻혀주고 배어들면 잣가루를 뿌린다. 처음에는 새 모양이나 동물 모양으로 만들어 궁중약과라 하였으나, 나중에 여러 장을 쌓는 풍습이 생겨나면서 네모지게 모가 났다고 하여 모약과라 불렀다.

6) 강원도

강원도는 동해와 접해 있지만 대부분 산악지형으로 산세가 험하고 깊은 골짜기가 어우러진 곳이다. 따라서 해안지방에서 생산된 수산물이 산악 내륙으로 전달되기 어렵고, 반면에 산간지방에서 생산된 식재료들이 널리 타지역까지 전파되기에 부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해안지방에서는 오징어, 황태, 미역 등이 많이 생산되어 이들을 이용한 음식들이 많으며, 산간지방에서는 감자, 옥수수, 메밀, 도토리, 버섯 등이 많이 나서 각기 다른 향토 음식이 생겨났다.

강원도 음식은 대체로 소박하며 쌀이 부족하여 멥쌀이나 찹쌀보다도 감자나 옥수수, 메밀 등을 이용한 떡이 발달하였고, 멸치나 조개를 넣어 음식의 맛을 돋운다. 예전에 옥수수, 메밀, 감자, 도토리, 상수리, 칡 등은 구황작물에 속했지만, 요사이는 하나의 일반 음식으로 분류되어 별미에 속한다. 각종 산채와 표고버섯, 석이버섯, 느타리버섯, 송이버섯이 있고, 이를 이용한 장아찌나 말린 채소는 또 다른 맛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표 음식으로는 감자경단과 감자송편, 감자밥, 명태식해, 감자수제비, 감자범벅, 강냉이범벅, 감자부침, 감자송편, 오징어구이, 오징어회, 오징어불고기, 오징어순대, 메밀막국수, 총떡, 도토리묵, 감자시루떡, 찰옥수수시루떡, 옥수수엿, 더덕구이, 더덕생채, 동태순대, 감자경단, 미역튀각, 송화다식, 당귀차 등이 있다.

올챙이묵

산이 많아 도토리묵이나 메밀묵이 발달하였는데, 옥수수로 만든 묵도 별미다. 아직 덜 여문 옥수수를 따서 맷돌에 갈아 앙금을 얻은 후, 죽을 쑤어 구멍 뚫린 바가지에 넣고 누르면 뚝뚝 떨어지는 국물이 마치 올챙이 모양을 하였다고 하여 올챙이묵이다. 매끄러운 감촉과 구수한 맛으로 여름철 별미에 해당한다.

해물김치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 중에 도루묵이나 생태, 물오징어 등의 해산물을 넣고 담그는 영양김치다. 무를 얄팍하게 썰고 여러 가지 해물을 넣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익으므로 김장 김치가 익기 전에 먹을 수 있다.

황태구이

명태는 갓 잡아 올렸을 때를 ‘물태’ 혹은 ‘생태’라고 한다. 이것이 얼어붙으면 ‘동태’, 봄에 잡히면 ‘춘태’, 여름에 잡히면 ‘하태’, 낚시로 잡으면 ‘낚시태’가 된다. 이때 명태가 한겨울 낮은 온도에서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여 푸석푸석하면서 누렇게 변하면 ‘황태’라고 부른다.

명태는 맛이 심심한 저지방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가 하면, 세포 발육을 돕고 숙취해소와 중금속 해독에 아주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황태가 갓 잡은 생태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두 배나 되는 56%에 이르러 고단백식품에 속한다.

두릅나물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많이 나지만, 특히 진부나 횡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른 봄부터 두릅을 수확하여 염장을 해둔다. 두릅을 꺼내어 소금물을 우려낸 후, 들기름과 깨, 마늘, 파 다진 것을 넣고 무친다. 염장 두릅은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이나 향이 그대로 남아 있어 먹기에 좋은 상태가 된다. 요즘에는 인공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어디라고 꼬집어서 말하기는 곤란한 면도 있다.

혹은 두릅을 데친 후 반으로 쪼개어 바위 등에 널어 말린다. 급하게 먹을 일이 생기면 물에 불렸다가 먹으면 되는데, 버섯이나 고사리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쫄깃한 맛이 살아난다.

숭어회

숭어는 큰 하천이 흘러드는 강 하구를 좋아하여 우리나라 어디에서든지 잘 잡히는데, 특히 동해안에서 민물이 흘러드는 어항을 중심으로 무리지어 나타난다.

회를 떠놓아도 참돔이나 쏘가리처럼 빨간 살결이 입맛을 살려주고, 기름지면서도 씹히는 질감이 뛰어나다. 성질이 급한 숭어는 낚시로 잡은 것이라야 횟감으로 제격이라 할 수 있다.

감자경단강원도에서는 산비탈의 경사면에서 감자가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주로 감자를 이용하는 음식들이 많다. 감자로부터 녹말가루를 추출하고 반죽하여 찐 다음, 콩고물과 계피팥고물을 묻혀 경단을 만들면 감자경단이 된다.

감자송편감자송편은 감자를 직접 갈아서 반죽을 하고, 강낭콩을 소(巢)로 넣고 큼지막하게 손가락 자국이 남도록 빚는다. 이 송편을 솥에 쪄낸 다음 참기름을 발라 먹기도 좋고 서로 달라붙지도 않게 만들어준다. 감자송편은 따듯할 때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그 어느 송편보다 강하여 씹는 맛이 별미로 작용한다.

오징어 불고기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오징어의 통을 가른 다음, 잔 칼집을 낸 후 양념 고추장에 재웠다가 구워낸다. 오징어가 잡히는 해안가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오징어순대

오징어 다리 삶은 것과 두부, 숙주나물, 버섯 등을 섞어 양념한 후, 생오징어의 몸통에 채워 넣고 찜통에 쪄내는 음식이다. 요즘 별미로 먹는 순대의 재료와 피(皮)가 오징어로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메밀막국수

메밀막국수는 춘천막국수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인제, 원통, 양구 등의 산촌에서 많이 먹던 음식이다. 춘천막국수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에 고춧가루, 파, 마늘, 참기름을 넣은 양념장을 섞는다. 그리고 그 위에 무생채나 동치미 썬 것, 돼지고기 편육 등을 얹어 먹는다.

양념장에 비벼 먹기도 하고, 김치국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기도 한다. 김치국물은 걸쭉한 것보다는 맑은 것이 좋고, 다른 미각으로는 차갑게 식힌 육수가 더 좋다.

총떡메밀가루를 묽게 풀고 기름을 두른 번철에서 둥글게 부쳐낸다. 반죽이 다 익으면 배추김치와 돼지고기를 함께 무친 것이지만 맵게 간한 무생채를 소로 넣고 말아서 먹기도 한다.

7) 충청도

충청도는 내륙산간지방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넓은 들이 펼쳐진 곳으로 주식재료와 채소 등의 농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물론 서해안에서는 해산물이 풍부하며, 내륙지방의 산채와 함께 풍성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충청도 지방에서도 호화스럽거나 많은 양념을 사용하여 맛이 강한 음식은 만들지 않았다. 국물을 내는 데에도 쇠고기보다는 닭고기를 사용하며, 굴이나 조개 등도 많이 사용한다. 소박한 죽과 국수, 수제비, 범벅 같은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맵거나 감칠맛이 나지 않아 담백한 편이다. 대표 음식으로는 인삼, 인삼약과, 수삼정과, 호박꿀단지, 굴냉국, 호도장아찌, 쇠머리떡, 늙은 호박찌개, 호박고지적, 넙치아욱국, 애호박나물, 호박송편, 호박범벅, 복숭아화채, 미숫가루, 도토리떡 등이 있다.

청국장

흰콩을 불려 메주를 쑤듯이 삶아서 무르게 한 후, 나무상자나 소쿠리에 담아 따뜻한 곳에 2, 3일을 놓아둔다. 콩에서 끈끈한 진이 나오면 절구에 대강 찧고 생강과 마늘, 소금,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려둔다. 겨울철에 두부나 김치를 넣고 청국장찌개를 끓이면 구수하면서도 소박한 맛이 난다. 이때 너무 찧어 완전한 가루를 만들면 효모가 살기 어려워 맛있는 청국장이 되지 않는다. 또 끓여 먹으면 효소가 파괴되어 효과가 떨어지므로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청국장은 콩을 활용한 음식 중에서 영양 흡수를 가장 완벽하게 만든 음식이며, 살아 있는 효모로 인하여 가장 훌륭한 음식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특유의 냄새가 적게 나는 방법을 개발하여 건강식품의 대명사인 청국장 보급에 한몫하고 있다.

어리굴젓

개펄에 돌을 가져다 놓으면 여기에 굴이 달라붙는데 이를 석화라고 한다. 석화는 알이 굵은 것이 있기도 하지만, 유난히 작으면서도 까만 것을 강굴 또는 꺼먹굴이라 부른다. 어리굴젓은 이 강굴로 담아야 제맛이 나는데 서산지방의 명물이 되었다. 모든 젓은 장기 보관용이므로 짠 것이 특징이며, 특히 굴은 차가운 성질이 있어 먹는 데 유의하여야 한다.

호박꿀단지누렇게 익은 호박을 늦가을에 수확하여 호박의 꼭지 부분을 동그랗게 도려내고, 그 속에 꿀을 한 홉 즉 0.5리터 정도를 넣고 다시 막는다. 호박을 큰 솥에 넣고 찐 다음 한 김이 나가면 막은 것을 뺀 후 속에 고인 물을 따라 마신다. 이것은 특히 산모의 산후(産後) 부종(浮腫)을 제거하며 영양을 보충해 주는 특별 보양식이 된다. 요즘 호박이 살을 빼는 다이어트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호박은 차가운 성질이 있고 단맛이 강하니 가려 먹어야 한다.

굴냉국충남 서해안에서 많이 나는 굴로 만든 음식이다. 우선 생굴을 씻어서 파와 마늘, 간장으로 무친 다음, 동치미 국물을 붓고 식초와 고춧가루로 간을 해낸 냉국을 말한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찰밥과 같이 먹으면 이를 해소하여 영양흡수에 도움이 되며, 맛도 시원한 것이 별미에 해당한다. 찹쌀은 따뜻한 성질을 가졌으며, 굴은 원래 성질이 차가운 음식에 속하여 중화(中和)를 시켜준다.

호두장아찌천안지방의 명물인 호두를 이용한 음식으로, 겉껍질을 까서 잘 손질한 후 4등분하여 망에 넣는다. 미리 준비해둔 조미간장에 담아 2개월 정도 숙성시킨 다음 꺼내어 고추장에 박아 맛이 배어나오도록 한다.

호두는 원래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도 많고 뇌 발달에 좋은 영양식이다. 따라서 일정 기간에 생산되는 호두를 오랫동안 저장하여 먹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은 이 지역만의 특색 요리라 할 수 있다. 요즘도 호두장아찌는 아니더라도 땅콩, 잣 등과 함께 견과류의 대표명사로 자리하고 있다.

쇠머리떡찹쌀과 멥쌀을 섞어 빻아서 고운 가루로 만들고, 삶은 검정콩과 팥, 씨를 뺀 대추, 껍질을 벗긴 밤과 말린 감고지나 곶감을 섞은 후 시루에 쪄내면 된다. 이 떡은 식으면 딱딱해지며 아주 차져서 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떡이다. 굳기 전에 썰어 놓은 떡 모양이 마치 쇠머리고기 누른 편육과 같다고 하여 쇠머리떡 혹은 쇠머리찰떡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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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국 행사 사진 500여 장을 첨부하여 '선조들의 삶, 세시풍속이야기'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