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위상제고
전북에는 전국에 자랑할 만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동양최대의 석탑이 있고, 7세기 경 수세식화장실을 사용했던 나라의 궁궐터가 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 완성된 새만금방파제가 세계 최장 둑으로, 또 문화적으로는 전주대사습은 세계문화유산인 판소리 명인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버금가는 것으로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영화제는 세계적으로는 아직 덜 알려져 있어 많은 걸작들이 참가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행사나 대부분의 문화가 그렇듯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나의 명칭이 붙여지고 틀을 이루게 된다. 따라서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회를 거듭 할수록 좋은 그리고 많은 작품들이 모이게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전북이 쌀을 많이 생산한다거나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여 유명해지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선 국토가 좁으니 다른 나라보다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며, 인구가 적은데다가 생산시설마저 부족하니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확고한 방향과 일사분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계획적인 선행투자를 한다면 달성가능한 일로 바뀔 수도 있다. 국가적인 지원을 받지 않은 지금도 장미나 파프리카 등은 그런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여기에 국가식품클러스터처럼 새로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연구를 하며 제도적인 지원이 따른다면 그 길은 훨씬 짧아질 것이다. 이것은 경쟁국가에서 남들이 다 하고 있는 품목으로 더 잘하려면 그에 걸맞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여기서 잠깐, 국내적으로는 김제 지평선축제나 익산 사랑의 거북이마라톤대회를 생각해보자. 이들은 비교적 짧은 기간의 노력으로 성공한 행사에 손꼽히는 예이다. 이들은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소재를 선택하였다는 강점이 있다. 그래서 같은 품목을 놓고 선진국들과 맞서 자유경쟁을 한다면 힘이 들게 된다.
여기서 생각할 때 공업보다는 1차 산업 혹은 3차 산업 중에서도 독특한 문화에의 도전이 훨씬 수월할 것을 안다. 공통의 주제로는 서로가 서로를 물고 쫒기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도 안다. 따라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현명한 일 일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평선축제라 할 수 있다.
어제 즉 7월 20일 토요일에는 전주전통문화관에서 전국학생 농촌사랑 농민요부르기대회가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해 째를 맞고 있는데 아직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그 반응이 미약하다. 그러나 아직 시작인만큼 앞으로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눈여겨볼만한 일이다.
이 대회는 전국에 있는 농요를 발굴 혹은 창작하는 것보다는 이미 알려진 농요를 보존하는 차원에 해당한다.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전북의 행사로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춘향제를 보면 역사도 깊지만 특이한 행사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학생 농민요부르기 대회 역시 점차 그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1회째의 대학생농요대회에서 2회째의 학생농민요대회로 발전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하여 주최 측은 3회 대회부터 학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포함하는 명실공이 전국농요대회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무형문화재 익산목발노래와 뉴시스 전북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으나, 익산목발노래는 변변한 전수관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국행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처음 언급하였듯이 우리가 우리를 알리는 가장 용이한 방법은 문화라 할 수 있다. 국가나 관에서 정책적으로 밀어내는 문화의 장이 성공하는 것보다, 개인이 추진하는 문화의 장이 성공하기는 훨씬 어려운 일이다. 사랑의 거북이마라톤 대회가 어느 개인이 주도하여 오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숱한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이다. 농요대회가 성공하려면 이처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도민들의 관심과 관계기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전북의 위상을 알리는 길이 더 짧아질 것으로 믿는다. 가는 말에 채찍질을 하려면 튼튼한 신체를 가질 수 있도록 잘 먹이고 훈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듯 말이다.
'내 것들 > 산문, 수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의 땅 전라북도 (0) | 2014.09.15 |
---|---|
지방시대의 선거와 문화 (0) | 2014.09.15 |
아름다운 선유도의 숭산행궁 발견 (0) | 2014.09.15 |
정보의 홍수시대 (0) | 2014.09.15 |
명산을 찾아 (0) | 2014.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