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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라도 부모의 말 한 마디로 훌륭하게 키울 수 있다

꿈꾸는 세상살이 2014. 10. 28. 22:08

어떤 아이라도 부모의 말 한 마디로 훌륭하게 키울 수 있다

아델 페이버, 일레인 마즐리시/ 김희진 역/ 명진출판/ 2002.05.03/ 294쪽

저자

위 두 저자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아동심리학자로 활동 중이다. 부모와 자녀 교육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은 뉴욕 사회연구학교와 롱아일랜드 대학의 가족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강연을 하고 있으며, 굿모닝 아메리카와 오프라 윈프리 쇼 등에 출연하였다.

공저『자유로운 부모, 자유로운 아이』로 크리스토퍼상을 수상하였으며,『경쟁 없는 형제자매』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수많은 나라에 번역 출간되었다. 본 도서는 20여 개국에 번역되어 나갔으며, 자녀교육서의 바이블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김희진 :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박사를 수료하였다. 번역서에『우먼 이미지 메이킹』,『자녀의 성장을 즐겨라』,『고객과 직원을 사로잡는 유머 경영』등이 있다.

줄거리 및 감상

전형적인 육아교육 전문서이다. 영아기를 지나고 이제 유아기에 접어든 때부터 초등학교 학생일 동안에 일어나는 가정 내 아이와의 갈등을 푸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실례로 들어지는 내용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저자가 외국인인 때문에 우리 현실에 조금은 맞지 않는 것아 아쉬울 뿐이다. 우리나라 작가가 이런 내용을 썼더라면 아마도 훌륭하게 맞아떨어지는 사례를 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내용은 틀릴지 몰라도 하는 요령은 같은 것이니 저자의 의도가 전혀 훼손되지 않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자기 감정을 잘 설명하지 못하므로 대체로 직설적이면서 간단한 의사표시로 나타낸다. 그러나 부모는 자신의 경험과 사회생활에서 얻은 감각을 더하여 유추 해석함으로써 아이와의 대립을 초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말을 할 때에 그 말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알았다거나, 잘 했으니 다음에도 잘 하라는 식의 말은 아이에게 어떠한 진심도 전달해줄 수가 없다. 물론 아이도 그런 마음을 쉽게 알아채므로 부모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아이와 부모와의 사이는 대화의 단절이 시작되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서 감기에 걸리기 십상인 날이라 하더라도 왜 겉옷을 따뜻하게 입지 않았느냐고 다그치는 것보다는, 겉옷을 걸쳤더라면 좋았을 것인데 그렇지 않아서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는가 모르겠다는 식으로 유도하라고 주문한다. 말하자면 아이에게 왜 그렇게 했는가 혹은 그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모르느냐는 식의 물음은 하지 말라는 말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말을 할 때는 아이 스스로 원인을 찾아서 대답할 수 있도록 조금씩 유도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추워서 콧물이라도 나오지 않았느냐, 그래서 혹시 옆 친구가 공부하는데 방해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식이다. 한창 유행하던 유태인식 공부방법과 유사한 방식이다. 단답형이 아니라 생각하여 원인을 제거하는 대책까지 이끌어내는 사고형이다.

먹다 만 우유를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식탁 위에 놓았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또 그렇게 놓았다고 다그치지 말고 우유를 밖에 놓으면 쉽게 상하여 다음에 먹을 수 없으니 어떻게 해보자는 식으로 말을 거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바쁘니 우리 식구 중에 누군가가 그 일을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상에 쫓기고 성질이 급한 부모들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겠지만, 사실 부모의 일이 급하다고 하여 내 아이의 성격을 삐뚜르게 하고 싶은 부모는 없지 않은가. 부모의 일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 아니면 아이의 성격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는 부모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우리는 군에서 가혹행위를 받은 사병이 다시 후임에게 가혹행위를 한다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다. 아이의 성격은 부모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어떤 아이라도 부모의 말 한 마디로 훌륭하게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그러나 칭찬은 착하다거나 예쁘다 혹은 멋지다, 훌륭하다는 식의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추상적이기도 하지만 아이 역시 항상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우연히 한 일에 대하여 훌륭하다고 하더니, 어느 날은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다가 실수로 잘못하였는데 그때는 아주 형편없는 아이라고 나무라면 아이는 이해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이가 잘못하였을 경우에 꾸중을 하여야 하는데, 어제는 착한 아이라고 추켜세우더니 오늘을 나쁜 아이라고 혼을 내준다면 부모의 말에 일관성이 없게 되며 아이는 혼란에 빠진다. 아이는 어제 자기가 한 일을 잊어버린 상태에서 착하다는 말만 기억하고 있는데, 오늘은 나쁜 아이가 되었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언제든지 아이를 달래야 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아이에게 벌을 줄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때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장소에서 주면 안 된다. 아무리 작은 아이라도 무의식 속에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서양영화에서처럼 아이를 아무도 없는 골방으로 데리고 가서 설명을 하고 그 상황에 적합한 벌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돌아오면 마당의 잔디를 깎는다든지 혹은 강아지를 목욕시킨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신이 한 일에 상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강아지를 때리고 함부로 굴었다거나 강아지 밥그릇을 발로 찼다거나 하는, 아이의 밥그릇을 누군가가 발로 차서 엎어버렸다면 당사자인 아이는 어떤 생각이 들겠느냐고 물으며 강아지가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하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때도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러더니 오늘도 그랬느냐는 식으로 선입관념을 가지거나 과거의 일을 꺼내는 것 혹은 옆집의 누구는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더라는 식으로 비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어제 한 일을 아이는 이미 잊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현장에서 바로 지적하고 대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것은 우리 어른들에게서도 같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며 그와 더불어 그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는 아이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면서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구하는 방식으로 전개하면 된다. 나이든 부모는 춥지만 아직 어린 아이가 덥다고 문을 열려고 하면, 부모는 춥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하여 부모의 감정을 전달하고, 그 대신 아이의 감정을 하나의 객체로 인정해줌으로써 서로 합의하여 문을 반쯤 연다든지 하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때에 강압적인 표현으로 왜 문을 여느냐고 나무라면, 아이는 지금 열이 나고 더운 상태인데 자신을 몰라주는 부모에 대한 불신감이 생기게 되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화의 단절로 발전한다.

어른들이 생각할 때에 어린 아이는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며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른이 말을 하면 무조건 들어야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언제까지나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언제까지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고 만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할 때에 부모는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아 차려야 하며, 만약 잘 알아차리지 못 했다면 아이에게 그 답을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아이의 감정을 상하지 않으면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시키는 교육이 된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는 자존감을 느끼게 되며, 그런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할 일을 분별할 줄 알게 된다. 그런 아이는 지금 컴퓨터를 해도 될 시간인지 아니면 공부를 해야 될 시간인지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아이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것 역시 본인과의 약속이라는 것도 안다. 따라서 책임감 있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인정하고 중히 여기는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도 어떤 고민에 대하여 같이 생각하고 들어만 주어도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아이도 이와 마찬가지로 부모가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맞장구만 쳐 주어도 아이는 자기를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훨씬 빨리 갖추게 된다.

그러나 살다보면 아이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는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면서 지금 그런 부탁을 들어 줄 수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어린 아이라도 사실은 속으로는 그런 내용을 대부분 이해하게 된다. 다만 지금까지 요구해왔던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포기하는 것이 어색하여 바로 동의하지만 않을 뿐이다. 이런 점 역시 우리 어른들이 자주 접하는 것이 아니던가.

이런 것을 두고 부모와 아이의 진심이 통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 친구들 간의 문제, 아이와 선생님과의 문제, 성적에 관한 문제 등 모든 것이 다 문제가 되는 것이 아이들이다. 그것은 아직 스스로를 잘 다스리는 조절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이런 것을 간파하여 천천히 그 과정을 상기시키면서 아이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유도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때 주의할 점은 부모가 아이와 동조하여 흥분하거나 같이 문제를 확대시키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만약 아이의 편을 들어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흥분하게 되면, 아이는 항상 지원군을 찾게 되고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이기주의의 아이가 되고 만다.

사람은 누구나 듣기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한다. 그 말이 빈말인 줄을 알면서도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아직은 덜 성숙한 사람이라는 증거이다. 그래서 옆에 아첨하고 아부하는 사람이 꼬이게 되는 모양이다. 아이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신에게 좋은 말을 하는 부모를 좋아한다. 설혹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좋아하는 말을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 아이 역시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말에 의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더 강한 의지를 결심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말이 가져다 주는 힘이라 할 것이다.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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