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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하

꿈꾸는 세상살이 2014. 12. 4. 21:37

아름다운 산하

우리나라를 삼천리 화려강산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눈 덮인 고요한 산하가 있고, 봄이 오기도 전에 먼저 찾아오는 매화로부터 철쭉, 동백, 화려한 벚꽃, 장미 등이 있다. 여름과 가을에도 그 나름대로의 숲과 단풍이 있고, 사철 푸르며 곧은 절개의 상징인 소나무와 대나무까지 모든 것이 신토불이이다.

동백은 겨울이 채 가시기도 전에 2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며, 수령 450년이 넘으면 가지가 땅에 닿아 공작의 꼬리 모양을 이룬다.

고창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에 가면 오래된 동백나무숲이 있다. 천연기념물 184호인 이 동백나무숲은 1만 6,500㎡에서 평균높이 6m, 수관지름 8m, 500~600년 생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이 동백나무는 선운산을 유명하게 만들었고 선운산은 사찰 선운사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선운사에 관한 시와 노래도 많이 있다.

그러나 동백에 관해서는 뒤지고 싶지 않은 곳이 있으니, 강진 도암면 만덕리 백련사 주변의 600~800년 생 동백나무 숲이다. 이 산에는 1만 3,000㎡면적에서 1,500그루가 자라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51호인 동백꽃이 떨어지는 4월이 되면 꽃을 밟지 않고 지나가기란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만다.

그러나 이 보다도 더 많은 동백나무를 가지고 있는 곳도 있으니 거제 학동의 해수욕장 뒤 야생동백 군락지이다. 이곳은 총 면적 38만㎡에 걸쳐 3만 2,000그루의 자생 동백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이 정도 되면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런데도 동백으로 유명한 곳은 따로 있으니 여수의 신 항 앞에 있는 오동도이다. 오동도에는 약 5,000그루의 동백이 있는데, 이곳은 전체 면적이 넓지 않으나, 사람들이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연유로 더욱 유명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오동도와 여수 시가지를 연결한 도로가 있으니 차량을 통한 이동도 가능하다. 인근의 향일암에서 원효굴로 가는 길목에도 수백 년 된 동백나무가 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의 해안 여러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동백꽃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등장인물이 동백꽃을 꽂고 나올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쌍 떡잎 식물로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은 원산지가 동아시아이지만 한국, 중국, 일본에서 더 많이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의 동백은 남서해안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른 봄에 꽃이 핀다. 실제로 서남 해안을 따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데 완도의 수목원에서 40년 생 1만 2,000그루를 만날 수 있다. 또 인근의 해남 두륜산 대흥사 주변과 달마산, 장흥의 천관산 천관사 주변, 영암 월출산의 도갑사 계곡, 광양의 백계산, 남해의 금산 등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윤선도의 고장 보길도에서도 보족산 주변에는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많이 있다. 부산 강서구 대항동일대 가덕도에도 6,600㎡에서 50~100년 생 2,500그루가 자라고 있다. 또 이보다 훨씬 북상하여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의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될 만큼 화려하다. 8,000㎡에서 500년 생 동백나무 85그루가 애절한 전설을 타고 살아왔다. 특히 이곳은 서해에 있으면서도 겨울철에는 해돋이가 가능한 마을이다. 또 동백 숲 바로 아래 낭떠러지 밑에서는 바다낚시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바위들이 있어, 가까운 곳의 잠깐 나들이 장소로는 과분할 정도다.

동백나무는 키가 잘 크지 않는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남 통영시 명정동 213번지에는 키 6.3m, 수관 10m나 되는 동백나무가 있어 1985. 1. 14 에 경상남도 지방 기념물 제74호로 지정된 경우도 있다. 또 거제시 거제면 외간리에는 키 7m, 수관 7m의 200년 생 동백나무가 1991. 12. 23 경남 지방 기념물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다. 기이한 형태로는 보령시 오천면 외면도리에는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식물 군이 있는데 그 중 상록수림 속에서, 다른 두 그루의 동백나무가 손을 잡고 있는 듯 가지가 맞이어진 형태로 있어 사랑나무라고 불리어지고 있다. 이런 나무는 괴산에도 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 송정마을 인근 숲의 두 소나무도 다정히 손을 잡고 있다. 이들의 나이는 약 2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 고장에 이러한 동백나무숲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동백이 자생을 위주로 자라고 있는데 반해 애정과 질투를 나타내는 장미는 자생보다는 인공에 의한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15,000종의 장미가 있다. 이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두고 보기를 즐겨 하므로, 요구자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변형된 종이 생겨난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야생종도 300여 종이나 된다고 한다. 인공 개량 장미는 네델란드산이 가장 유명하며, 보기에 좋고 향도 진한 품종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신품종은 산업 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고유명사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용인 애버랜드에서 5월부터 장미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약 3만 3,000㎡에 790여 종의 장미를 식재하고 신품종도 계속 도입하여 선보인다. 서울랜드에서도 장미축제를 2003년 5월 처음 개최했다. 4만 3,000㎡에 210종의 장미를 25,000그루나 갖추고 있는데 대체로 5년생이 주종을 이룬다.

이처럼 대단위 규모의 공원은 조성자체가 쉽지 않은 연유로 최근에는 소규모 테마공원을 조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남원의 요천 강변에는 장미공원을 만들었다. 일명 광한루거리인 요천강 둑 도로 양쪽에 약 600m의 거리에서 장미 가로수를 만들어 놓았다. 남원역에서 시청으로 가는 담장 외부길 350m에 걸쳐 장미 길을 예고하고 난 후 이어지는 수백만 송이의 장미꽃은, 춘향의 마음과 같은 붉은 남원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우리고장에도 이러한 장미공원이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

담양 대나무골은 우리나라 대나무의 대명사이다. 이곳은 오래 전부터 죽제품이 유명하고, 대나무 박물관도 있어 대에 관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대나무를 관광 상품화하여 대나무골 테마공원을 만들고, 대나무 찜질방, 대나무 사우나실, 대잎탕까지 생겨날 정도다. 대와 어울리는 한국을 상징하는 정원도 면앙정, 송강정, 독수정원림, 환벽당, 풍암정, 소쇄원, 식영정 등이 있어 문학적, 문화적 가치도 충분하다.

이러한 대의 씨앗은 성군 성현이 다스릴 때에만 나타나서 오동나무에만 앉는 봉황이 먹고 살았으며, 5월 13일은 죽취일이라 하여 대나무를 이식하는 날이다. 그러고 보면 대나무가 꽃이 피면 불길한 징조라는 것도 틀린 말인 것 같다.

대나무는 13속 500종에 이르며 직경 0.2㎝의 조리대부터, 큰 것은 직경20㎝의 왕대로 구분된다. 용도별로는 죽순을 먹는 맹족죽, 대나무 광주리나 부채살을 만드는 담죽 또는 분죽, 붓대와 화살을 만들었던 산죽 혹은 시죽 등으로 분류한다.

요즈음 선보이는 대밥은, 대나무를 잘라서 그 속에 쌀을 넣고 가열하여 대나무 수액으로 지은 밥이다. 따라서 한 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안 되는 것이 흠이지만, 워낙 굵은 대나무이기 때문에 연필꽂이나 붓 통 등 소품 간이 도구로 재활용되기도 한다.

우리고장에도 이러한 대나무 공원이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

매년 단오가 되면 창포물에 머리감는 여인이 많았다. 이 창포는 수질 정화작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아낙네들은 악귀를 쫓기 위하여 창포를 삶은 물로 목욕하고, 머리도 감았다. 창포는 원래 연못이나 도랑에서 자라며, 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 가는 성질이 있어 토사유출 방지에 효과가 크다. 최근 하천 개량사업으로 둑이 콘크리트나 석재로 바뀌면서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으나, 한 농부의 끈질긴 노력으로 많이 되살아나고 있다. 김제시 봉남면 종덕리 일대에 9만 9,000㎡의 부지를 마련하고, 국내 최대 산학 생태 환경연구농장 창포원을 열어 노랑꽃 창포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나이 62세의 이경택씨는 노랑꽃 창포의 자연 번식이 더딘 까닭에 대량 속성 재배 신기술을 개발하였으며, 물이 깊은 곳에서는 뿌리가 땅에 닿지 않고도 생장할 수 있는 수중 부상 환경화분도 개발한 상태다. 창포는 얼마 전 집중 보도된 양재천과 임진강, 시화호 등에 잇따라 식재되고 있으며, 각 지방에서도 경쟁적으로 재배 면적을 조금씩 늘려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창포가 널리 확대 보급되어, 수달이 서식하고 쉬리가 오가는 맑은 우리 하천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포가 만발한 도심속 연못에서 잉어가 노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한 여름 더위도 비껴갈 것이다.

우리고장에도 이러한 창포연못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습지의 수질을 정화한다면 부레옥잠이나 연도 빠지지 않는다. 부레옥잠이 흔히 볼 수 없는 것에 비하면 연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이 연은 진흙 속에서 주변에 물들지 않고 청정하게 피어난다고 하여 해탈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래서 불가의 꽃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연꽃은 서울 신촌 봉원사의 수련과 연꽃, 덕수궁의 어리연꽃과 황금 수련, 강화 선원사의 논두렁 연꽃, 전남 보성 대원사의 30여종 연꽃, 전북 김제 청하 청운사의 백련축제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초파일 행사에서 만나는 사찰의 연등은 이 연꽃을 본떠 만든 형상이다.

그러나 사찰이 아닌 일반 못에서는 더 많은 연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연꽃자생지는 전남 무안 일로의 복용리 회산 방죽이다. 이 방죽은 10만 여 평에 수많은 연꽃을 피워 동양 최대의 연꽃산지로 알려져 있다. 인근 10 km부터 안내 표지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며, 1년의 관광객 수가 80만 명을 넘는 지역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신라지라고도 불리는 청도의 유호는 둘레 700m의 작은 연못이지만 무오사화때 심은 연꽃으로 유명하다. 또 정읍 태인의 피향정과 우포의 가시연꽃 등도 희귀하며 각 지역 별로 크고 작은 연못에서 많은 연꽃들을 피워 내고 있다.

연은 암 수가 한 꽃으로 피며, 수술 300 여 개와 암술 40 여 개가 같이 핀다.

연꽃은 씨주머니 속에 많은 씨가 있어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기도 하며, 일시에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아니라 석 달 동안 계속하여 차례로 피어난다. 붉은 꽃과 흰 꽃이 있는데 백련이 귀한 실정이다. 연 뿌리는 장벽을 튼튼히 하며 장내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콜레스토롤을 낮추는 작용도 한다. 또 한방에서는 토혈, 객혈, 누혈, 치질에 의한 출혈 등 각종 지혈작용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고장에도 이러한 연꽃연못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환경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풀이 아닌 나무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공단이나 도로변 등 오염도가 높은 경우는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은단풍, 가죽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좋고 무궁화와 개나리 산수유도 비교적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주택가나 오염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느티나무, 팽나무, 오동나무 등이 좋다. 거기에 벚꽃이나 감나무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봄의 전령사 벚꽃은 그 화려함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진해가 으뜸이다. 진해에는 해군사관학교를 비롯하여 시내 가로수와 인근 장복산의 나무들까지 모두 7만 여 그루가 있다. 수령도 길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 벚꽃관광의 명소로 꼽힌다. 섬진강 변에도 80리 꽃길이 있는데, 화계장터를 중심으로 하동 쪽 50리, 쌍계사 쪽으로 20리가 이어져 있다.

우리나라 최장 벚꽃 길은 전주, 익산, 군산을 잇는 국도 변으로 장장 47㎞에 이른다. 매년 벚꽃 길 국제 마라톤 대회도 있어 또 하나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지리산의 구례 화엄사와 하동간의 15㎞도 유명한 코스가 되어 있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각 지자체에서 화려한 꽃을 내세우기 위하여 벚꽃길 조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룡산의 동학사 입구 4㎞, 마이산의 탑사와 남부 이산묘 사이 1.5㎞가 있으며, 강천산의 강천사 입구 계곡 6㎞, 완주 송광사 입구 2㎞, 남해대교와 보리암 주변 5㎞, 금산사 1㎞, 언양읍 신불산 입구 2㎞, 영암의 도갑사 앞에서 독천에 이르는 6km, 월출산 서쪽 2만여 그루의 벚꽃도 유명하다. 도심으로는 여의도 윤중로의 1,400그루, 남산 주변의 7.4㎞, 관악산, 수원 도청 앞, 인천 자유공원 등이 있으며, 전국 유명공원인 어린이대공원, 서울랜드, 서울대공원, 롯데월드 등도 최근에 조성한 꽃길이 있다. 이들은 대략 5㎞이내의 구간에서 1,000그루 이하를 집중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벚꽃길 조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정읍 천변 5km, 창원대로의 직선 12㎞구간과 인근 공원도 새로운 벚꽃 길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고장의 벚꽃길이 가장 길고 멋있다고는 하지만 관리 소홀로 해마다 죽어가는 벚나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처럼 늘어나는 벚꽃이 일본의 국화임을 잘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은 벚꽃이 주는 유혹이라고 하여야 맞을 것이다. 혹자는 왕벚꽃의 원산지는 한국이므로, 계속 늘어나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들을 한다. 아무리 순수한 마음으로 꽃이 좋아서 그런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가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썩 좋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쯤되면 우리의 국화를 바꾸든지 우리의 마음을 바꾸든지, 우리의 현실에 맞게 개량하든지 하는 것도 검토해 보아야 할 일이다.

정부는 2000년부터 3년간에 약 227만 그루의 무궁화를 보급하였다. 그리하여 무궁화 공원 19개소, 무궁화 꽃길 48개소, 무궁화동산 31개소, 무궁화화단 13개소를 설치하였다. 그래도 전국의 유명동산에 비교하면 아직도 요원한 형편이다. 이들은 형태와 규모에 따라 다르게 불리지만 사실은 무궁화를 심어 놓고, 국화를 보면서 애국심을 고취하자는 목적은 같다.

그러나 무궁화가 가지는 특성상 꽃이 화려하지도 않고, 교목처럼 크거나 수형이 멋있는 것도 아니고, 그늘을 만들어 주어 평상시 접하기 쉬운 것도 아니어서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다가 보기 흉한 진딧물이 많이 꼬이어 사랑주기도 쉽지 않다. 우리 역사상 크고 작은 많은 외침을 받은 것이 혹시 이 진딧물을 상징하는 것은 아닌지 혼자 생각해 본다. 또 교목이 아닌 관목이 되어 크지 못하며,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데, 굵은 줄기가 없고 가는 줄기가 대부분이라 일제강점이나 남북분할 등 항상 여러 가지 내부 사건들이 있는 건 아닌지 말 못할 고민도 해본다.

키가 3m까지 자라는 무궁화는 온대식물이기 때문에 영하 20℃이하로 내려가면 생육이 어려워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온대식물이 여름동안 꽃을 피우는 나무가 없으나, 이 무궁화만은 7월부터 10월까지 매일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25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200여 종이 있는데, 씨앗과 꺾꽂이, 접붙이기 등 번식도 쉽다. 그러나 씨앗에 의한 경우는 자가 불화합성 식물이라하여 꽃을 피우기가 쉽지 않다.

우리고장에서 먼저 국화인 무궁화동산을 만들어 보급시키면 좋겠다.

생명력이 강하고 공해에 강한 무궁화가 한국의 국화였던 관계로, 일제강점기에는 전국적인 무궁화 고사작전에 휘말려 많은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크기도 작고, 굵기도 가는 무궁화를 일본인 지도층 인사들은 왜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겉보기에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수피가 제지원료로 쓰이며, 식용 차와 해열, 해독, 소종용 약용으로 쓰이는 등 용도가 다양한 우리 꽃을 보기에도 좋고, 활용에도 좋은 명실상부한 국화로 가꾸어야겠다.

무궁화는 키가 작은 반면 키가 큰 나무로는 아열대성 식물이 제격일 것이다. 이들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왕성한 생육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삼나무가 가로수로 있는 곳은 1112번 도로의 축령산 지역으로 2㎞ 구간이 있으며, 제주도의 516도로의 산붐구리 방향이 있다. 보성의 유명한 차밭 대한다원의 삼나무길도 가 볼만하다.

또 메타세과이어는 담양읍에서 금성면으로 이어지는 6.5㎞구간에서 약 25m의 키에 직경 50㎝에서 최대 80㎝까지의 1,600그루가 있다. 이 나무는 수직으로 자라는 성질이 있어 교목의 참 맛을 느끼게 한다. 이 도로는 전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가로수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바로 옆의 담양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4만 6,000m²의 면적에서 관방제의 풍치림으로 조성되어, 3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제방길을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나무들은 키가 40m 혹은 최대 45m까지도 자란다고 한다.

활엽수 플라타너스가 가로수인 청주진입로는 60년 이상 된 나무가 1,527그루로, 여름에는 계속하여 그늘 속을 통과하여야 하므로 터널을 지나는 겉과 같아 시야확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정도이다.

우리고장에도 이러한 가로수길이 짧은 구간에 걸쳐 있기는 하지만 그의 관리가 안 되어 전신주 키 높이에서 잘려나간 모습은 보기 흉하다.

삼나무나 메타세콰이어는 키가 큰 대신 꽃이 없다. 벚꽃이 지고 난 후 우리 국토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와 철쭉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철쭉은 전국의 주요 명산에 모두 자생하는데 소백산에는 넓은 초원과 철쭉, 그리고 주목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소백산 주변보다는 비로봉 정상 쪽이 더 유명하다. 태백산에서는 수수한 연분홍색 철쭉이 있고, 부드러운 산 정상은 가족 산행도 무난한 편이다. 정선의 두위봉은 3가지 코스가 있으나 자미원역에서 오르는 편이 더욱 좋다.

서울근교에서는 가평의 연인산 용추계곡이 있으며, 남부지방으로 내려와서는 무주 덕유산의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와, 남원 봉화산 흥부마을의 꼬부랑재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리산의 바래봉은 국내 최고의 철쭉명산이다. 바래봉 정상부터 팔령치에 이르는 1.5㎞구간은 글자 그대로 붉은 치마를 둘러놓은 듯하여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으나 명성에 비하여 주차장이 좁은 것이 흠이다.

합천 황매산 군립 공원의 영암사 방면 철쭉과, 광양 백운산 주능선 20㎞와 지능선 6㎞도 장관이다. 장흥의 제암산도 알려진 명소지만 실제로는 옆 산인 곰재산이 더 유명한 철쭉의 군락지이며, 3시간 정도의 어린이 등반도 가능한 코스다. 최남단 한라산의 성판악과 관음사 길까지도 철쭉을 맞이한다.

이렇듯 전국 각 곳에서 철쭉이 피어나고 이와 유사하게 진달래도 만발한다. 대구 달성의 비슬산, 여천의 영취산, 마산 무학산을 거쳐, 창원 천주산, 창녕 화왕산, 단양 도솔봉, 청양 칠갑산, 그리고 경인지역의 설봉산, 명지산, 운악산과 강원의 오봉산, 삼악산, 가리산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고장에도 이러한 분홍동산이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

붉은 색을 띠는 과실 중에서도 감은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는 토속적인 맛이 있다. 감은 연시와 경시가 있는데 잘 익은 물렁물렁한 감을 연시라 하고, 색이 붉은 색을 띄므로 홍시라 하기도 한다. 반면 잘 익었어도 단단한 감이 있는데 대체로 이런 것은 단감이다. 진영은 우리나라 단감의 최대 산지이며 이곳에서는 주로 단감만을 생산한다. 영동에서는 주로 연시를 재배하는데, 완전히 익기 전에 수확하여 가공하여 곶감으로 판매한다. 그래서 매년 12월에는 곶감축제도 있다. 또 아직 익지 않은 떫은 감을 인위적으로 가공하여 떫은맛을 제거한 침시도 있다. 강화지역의 장준감은 임금님께 진상되었다는 얘기도 있고, 청도의 반시는 쟁반처럼 넓적하다는 감이며 씨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완주의 산속에서 생산되는 씨없는 고봉시는 감칠맛이 있어 조선시대의 진상품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감은 여러 곳에서 생산되기도 하지만, 영동지역과 청도지역에서는 감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놓고 있어 더욱 유명하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가로수 중 유실수로는 은행나무가 대부분이다.

공해에 강하며 독성이 있어 병충해에 강하며, 약용으로 쓰이는 은행은 대기오염방지를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일약 확산된 수종이다. 반면 감나무는 그 맛이 달기 때문에 벌레가 꼬인다. 그리고 잘 익은 감이 땅에 떨어지면 그 사후처리가 어렵고, 그로 인한 전도사고의 위험까지도 있는 등 약간은 관리가 따르는 수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나무를 도로의 가로수로 채택하고, 소득을 올리며 관광 상품화까지 이어 놓은 것은 지자체 운영의 특성을 가장 잘 이끌어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고장에도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있어 마음을 흐믓하게 해준다.

이 용이 부른 서울이라는 노래에서 보듯이 사과나무를 심고, 감나무도 심어 거리의 특색을 갖추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겠다.

사철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차밭은 전남 보성이 대표격이다. 18번 국도변의 활성산 한 허리를 휘감고 있는 차밭이 약 180만 평이나 되며, 방문객들에게 무료시음과 삼나무 길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경남에서도 하동을 위시한 140여 만 평에서 차재배단지가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이 하동은 828년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처음 차 씨를 가져와 재배하였고, 악양과 화개면에서 1,235농가가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이나 신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되어 있는 전래의 우리나라 대표 차밭은 정읍이다. 지금도 정읍에는 외국종과 섞이지 않은 순수 야생 차 군락지가 2만 여 평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정읍시는 이러한 전통 차의 옛 명성을 되찾고자 두승산, 칠보산 등에 약 120만 평의 차밭을 조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우리고장에도 이렇게 사시사철 푸르른 녹지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가을에는 전 국토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단풍도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다. 이 단풍은 사계절이 뚜렷하여 여름과 가을의 계절 변화가 확실하며, 온도차가 큰 곳만이 가지는 자랑거리임에 틀림없다. 그 유명한 설악산과 치악산, 명지산과 가리산, 덕유산 구천동과 계룡산, 주왕산, 대둔산 그리고 지리산의 피아골을 거쳐 단풍의 절정인 내장산에 이르기까지 가히 아름다운 산하라 할 만하다. 작지만 아름다운 강천산은 맑고 깨끗한 물과, 손이 덜 탄 자연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거기에다가 점점이 박힌 억새풀은 순수함 마저 곁들인다. 그런데 이 억새풀은 흔히 으악새라고들 표현하지만 최근 한글학자들은 고쳐 말하고 있다. 으악새가 억새인 것이 아니라, 가을의 억새가 마치 으악새 울듯이 소리 낸 다는 것을 시적으로 표현한 노랫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이다. 이때의 으악새는 왜가리의 방언이라고 바로 잡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억새가 우리 가을을 대표하는 수준에까지 이른 것이다. 남한에서 가장 먼저 피는 억새는 포천 명성산의 9부 능선이다. 명성산이란 이름에 걸맞게 삼각봉에서 시작되는 이 곳의 억새는 기암괴석과 비선폭포, 등룡폭포 등과 어울려 감탄을 자아낸다. 민둥산은 정상에 큰 나무가 한그루도 없는 글자 그대로 민둥산이다. 그러나 그곳 수 십만 평은 사람 키보다도 더 큰 억새로 이루어지며, 억새라는 이름처럼 거친 억새다운 억새로 가득 찬 들판이다. 다음은 지리산의 억새밭도 유명하지만 경남 창녕의 화왕산은 정상의 평원이 억새로 가득차는데, 5만 여 평이 넘는 이 화왕산성 분지 전체가 군락지이다. 또 하나, 새벽에 밀려오는 안개가 억새밭에서 머무르는 순간에는 하얀 호수가 되고 선계를 방불케한다. 인근의 사자평고원은 가지산과 재약산 그리고 사자봉을 연결하는 곳으로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고원 평야이다. 넓이는 무려 1백25만 평이나 되어 우리나라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제주도의 산붐구리 5만 여 평, 성산 일출봉에서 성읍 민속 마을로 가는 지방도 옆의 억새도 일품이다. 남해안에서는 장흥의 관산읍 천관산이 있는데, 정상의 연대봉 주변에서 약 10 리에 이르는 억새가 바닷바람에 못이겨 키가 작은 무릎 아래의 난쟁이 억새로 유명하다.

우리고장에도 가까운 금강변에 이러한 억새밭이 있어 마음에 흡족하다.

이 밖에도 우리 한국을 생각나게 하는 나무들은 많다. 광양시 다압면의 매화마을, 구례의 산수유마을, 졸속 사방공사의 대명사 아카시아, 각 지역 특산물인 배, 사과, 밤 등도 빠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들에서는 이름도 없이 찾는 사람 없어도, 그냥 자기 자신으로 인한 자연의 풍요로움을 이루려는 풀도 많이 있다. 하늘매발톱, 왕수염 패랭이풀, 애기똥풀 등 생소한 것이 있는가 하면 코스모스나 강아지풀, 할미꽃같은 정다운 이름도 있다.

이러한 모든 식물들을 보기 위하여 매일 전국의 산야를 누비고 다닐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잊혀져 가는 우리의 토종을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일이어서 안타깝다.

그런데 우리고장에 인접한 전주시 반월동의 42만 9,000㎡에서 전국의 자생식물 2,218종을 가꾸고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그 중 우리 특산식물도 134종이나 있어 희귀식물의 보급에도 한 몫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전주 수목원은 365일 년 중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데 초화류, 일반 수목원, 잡초원, 무궁화원, 약초원, 죽림원, 교재원, 남부수종원, 암석원, 장미원, 습지원 등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각 각의 집단 재배원을 연결하는 통로 주변에서는 동백, 이팝나무, 곰솔 등 교목도 눈에 띈다. 특히 약초원같은 경우는 인근의 한의대생들과 약학과생들이 거쳐가는 필수코스로 이질풀 외 373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개인이 조성한 식물원으로는 용인의 한택식물원이 있다. 우리나라 최대 식물원으로 총 면적 20여 만 평으로 조성에만 20년도 넘게 걸렸다. 이곳에는 2,500여 종의 자생식물과 3,500여 종의 외래식물 등이 자라고 있다. 특이 식물로는 부안 변산에서 꽃바람타고 날아 온 변산바람꽃이라든지, 동강에서 역류하여 흘러 온 동강 할미꽃과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한국 특산 금강초롱 등 희귀식물도 많이 있다. 특색있는 테마별 정원이 있는 곳으로는 경기 가평의 축령산 자락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도 빼놓을 수 없다.

가평의 아침고요 수목원에서는 국화로 조성된 우리나라 지도 모양의 하경공원과 초코릿 냄새가나는 계수나무 등도 인기가 있는 관광코스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사설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은 경기도 용인에 있으며 약 20여 만 평에 1,200 여종의 수목과 1,300여종의 야생화 등 국산 회귀식물이 있으며, 외래종까지 합하면 6,000여 종이나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야생화를 주제로 한 식물원은 경기 가평의 꽃무지풀무지, 정읍의 야생화 동산, 강원 평창의 자생식물원, 전남 담양의 한백꽃뜨락 등이 있다. 경남 거제의 외도는 작지만 아열대 식물로만 이루어졌으며, 제주의 여미지식물원과 유사하며, 섬 전체가 식물원으로 남방의 정취를 풍겨준다.

돌보는 이 없이도 잘 자라는 잡초는, 겨울에 얼어 죽었을 것 같은 걱정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우리를 감탄시킨다. 우리는 잡초를 보고 배워야 한다. 소설가 김주영씨의 야생화론에 의하면 꽃을 피우되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몇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정체성은, 보이는 것을 분별할 줄 알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고 그의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이러한 것들은 어느 개인이 운영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무리가 따를 것이다. 약간의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이 입장료로는 관리인의 밥값조차 안 될 것도 알고 있다. 거기다가 돌아 갈 때는 기념품으로 초화류를 주거나, 그 들의 씨앗을 나누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 수목원 역시 도로공사의 부속기관으로써, 본연의 업무 외에 부가적으로 실시하는 일인 만큼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해서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함은 물론이려니와, 우리 것을 제대로 알고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보다 더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곳이 전국적으로 조성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러 형편상 대규모로 다량의 재배가 어렵다면 특성화시킨 소규모 테마공원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공원에서도 무궁화 열 그루, 봉선화 200본, 사과나무 2그루 등을 심는 것보다는 무궁화 공원으로 명명한 곳은 무궁화 1만루, 기타는 각 5그루씩 정도면 좋겠다. 느티나무 공원에는 느티나무를 500그루 정도 심고, 나머지는 각 5그루 정도면 족할 것이다. 그래야 테마공원과 다른 것들이 비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사과공원, 단감공원, 대공원, 녹차공원, 유채공원, 창포공원 등 수도 없는 이미지 공원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한 공원에서 오랫동안 생각하게 하는 매력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특화시킨 지역은 중앙공원 1호, 체육공원이라는 이름보다도 테마 공원은 부르기에 친근감이 있고 외지인에 대한 인지도면에서도 좋을 것이다.

도심교차로 공터 등에도 꽃잔듸, 팬지, 보리, 튜립, 사루비아 등 꽃이 지고 나면 손보고 고쳐주어야 하며, 특성도 없는 붕어빵 거리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계절에 따라 남의 나라꽃을 보여주고 관리해주는 것은 우리 스스로 소비자이기를 자처하는 것이다.

우리는 생산자적 입장에서 도시를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요즈음 지자체 시대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한다. 넓게는 지구촌 지자체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전략이 될 것이다.

익산에는 전국 유일의 보석 가공단지가 있다. 그리고 그의 판매 센터도 있다.

거기에 한 차원 높은 보석 박물관도 있다. 이 정도면 가히 보석의 도시라고 할 만하다. 이처럼 보석으로 짜여진 도시가 보석을 특화시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래서 각 곳마다 보석 공원을 만드는 것은 이 고장을 홍보하는 아주 적합한 테마임에 틀림없다. 보석 탑도 세우고, 보석 거리도 만들고, 가로등도 보석 모양의 등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을 수 있겠다.

또 하나 전국에서 가장 질 좋은 화강암을 생산하고 있으니, 상기 특화 제품을 만들 때 이 고장의 특산물 화강암을 사용하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 5층 석탑이 국보로 있으며, 그 탑은 황등석을 사용하여 수명도 길고 튼튼하게 버텨오고 있다고들 믿고 있다.

그리하여 익산은 보석과 돌의 고장, 돌탑의 고장으로 연상될 때까지 계속하여 특화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공원마다의 울타리는 통일되게 무궁화를 심고 그 밑에는 키 작은 나리나 원추리, 혹은 청색 토종 창포를 심는 등 보석 도시의 특색을 갖추는데 발 빠른 계획을 세울 필요도 있다.

각 가정의 정원에 자그마한 석등을 만들어 세워두고, 아파트 내부나 마을에도 석탑을 만들어 세워두면 좋을 것이다. 이때의 재료는 물론 그 지역의 특산품을 사용함은 당연하다. 이렇게 하므로써 돌의 고장과 탑의 고장이 만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석등 속에는 어둠을 밝히는 등 대신에 보석을 넣어두면 인상적일 것이다. 물론 그것도 돌로 만든 모형이며, 지역마다 아파트마다 다른 특색을 갖추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이것만으로도 이 지역의 특화된 문화가 되어 두고두고 가보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정원의 크기나 마을의 크기에 따라, 정해진 규격으로 만들어서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임의로 정하면 도시의 미관을 해치게 되며, 심하면 지역민 간에 위화감을 조장하여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원이 갖는 기능은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도 우선 하는 것은 시민들의 심신을 달래는 휴식기능과 재충전의 기능일 것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사람인 시민들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방향의 운영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러한 공원은 우선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지금은 바쁜 세상인 만큼 쉬는 시간도 절약하여 쉬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따라서 개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해주고, 그에 따른 주차시설이 편리하도록 하여야겠다. 그리고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래서 다른 볼거리를 찾아서 떠나지 않고 되도록 많은 시간을 머무를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한다.

요즈음 휴식공간에 와서까지도 소비를 자제하는 경향도 있으니, 소비파와 알뜰파가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편의시설을 늘리고 임의 휴식공간을 넓혀 부담없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하여야겠다.

공원은 건강한 사람만 찾는 곳이 아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과 적정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있어야한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일정거리에 그늘도 만들고, 식음대도 만들어주고, 세면장도 있어야겠다.

때로는 자신이 즐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즐기는 것을 보고 대리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야외 공연장이나 대강당같은 장소도 필요하다.

이러한 시설을 갖추는 것이 재정적인 부담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원래의 기능인 휴식과 재충전의 목적을 위하여 투자하여야 할 것이다.

떠나간 도시를 다시 찾는 도시로, 귀향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 와서 살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 줘야만 가능하다. 경제적으로 일거리를 제공한다든지, 문화적으로 풍성하다든지, 집값이 들지 않는 주택 무상 공급 도시라든지 하는 어떤 결정적 장점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온통 지역특색 열풍이 불고 있다.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겨냥하여 각 지자체에서 대표할 소득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14개 권역에서 총 448개의 특구를 구상 중이다. 그러나 그 중 약 절반이 관광 레져관련 산업이다. 계획이 완성되면 외국인들을 끌어들여 외화를 벌어들인다고 하지만, 사실은 나눠 먹기식 예산의 적은 금액으로 개발되어, 도로포장이나 매표소를 설치하고 입장료를 챙기는 수준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이것은 결국 우리 내국인들의 소비만 조장하는 것에 불과하게 된다. 거기다가 계속적인 개발이 되지 않아 쓰레기가 넘쳐나는 흉물스런 애물단지가 될 공산도 크다.

소비보다도 한정된 자원의 개선이라든지, 특수자원의 개발, 경쟁력을 갖추는 학습, 문화의 계승 발전, 그리고 환경 보존 등에 신경쓰면 좋겠다. 어차피 경쟁사회에서 개인의 경제활동을 책임져 줄 수는 없지만, 그 외의 여가나 문화 활동을 지원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지원이라는 것도 금전적인 보조가 아니라 그러한 여건을 만들어 주면 충분하다. 오히려 그 이상의 것을 대가없이 제공해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른바 사회 기반시설을 만들어 주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연어는 강에서 부화하여 자라다가, 일정 시기가 되면 바다로 나간다. 그러나 몇 년 후 어른이 되어 산란기가 되면 자기가 부화한 그 곳을 다시 찾아온다. 이것을 회귀동물이라고 하는데, 이때 찾아오는 기준은 어릴 적의 물맛과 물의 냄새를 따라 온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을 변형시키고 오염시키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연의 오염방지는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연어를 위하여서가 아니라 우리 인간을 위하여 지켜져야 할 것이다. 연어를 위시하여 큰 가시고기, 장어, 송어 등이 수만 리 고향을 찾아 나서는 동물들이다. 거기다가 강의 상류와 하류를 오가는 비교적 짧은 거리의 회귀동물들도 있으니 열목어, 자치, 산천어, 곤들매기 등이다.

바다와 강을 오가다가 혹시나 머나먼 고향에 찾아오기가 너무나 힘이 들고,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겁이 난 빙어는 아예 민물에 정착해 살기도 한다. 한 시간에 100Km를 날아갈 수 있는 잠자리도 유충때는 물가에서 자라지만, 성충이 되면 산이나 들로 나가서 산다. 그러다가도 종족을 이어가기 위하여 다시 물가로 회귀하는 육식동물이다.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회귀하는데, 우리 인간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회귀 동물군에 속한다. 늑대가 죽을 때는 고향으로 머리를 돌린다고 하듯이, 역마살이 낀 집 떠난 장똘뱅이도 늙어서는 조강지처를 찾는다. 그러나 그때는 너무 늦어 부인이 자기를 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나 하면서 찾아 들어선다.

이처럼 삶에 지쳐 초라하고 외로운 때면, 반겨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도 고향을 방문하여 보는 것이 사람이다. 그리고는 거기서 힘을 얻고 활력을 찾는다. 그것은 고향만이 가지는 마력이다. 이렇게 새 사람으로 탄생시키는 힘을 가진, 이러한 고향 만들기는 한두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가능한 일이다.

회귀 동물이 난관을 극복하고 고향을 찾아 왔을 때는 옛 고향의 향수가 생각나게 해야 한다. 강에는 붕어도 있고, 메기도 있어 흙탕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맑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물고기들도 그대로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와서 보더라도 고향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다시 떠나고 만다. 돌아 온 사람들은 지금 이곳이 자기의 고향일 것이고 믿고 찾아 온 것이다. 그것은 잘못 알고 찾아왔든 잘 알고 찾아 온 것이든 상관없이 결과에 의해 결정지어진다.

그래서 강에는 붕어도 풀어 주어야 하고, 참게도, 다슬기도 넣어 주어야 한다. 먹이 사슬을 고려한 장어나 메기도 풀어주어야 한다. 감돌고기나 피리도 있어야 한다. 베스나 블루길, 황소개구리에 의해 파괴된 산천을 회복할 대책도 필요하다.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다슬기나 민물가재 등도 있으면 좋겠다. 구렁이나 참개구리가 있으면 좋겠고, 맹꽁이나 두꺼비가 있으면 더욱 고향다울 것이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에서는 해마다 이렇게 많은 치어들을 방류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음 해에는 방류에 소용된 비용보다도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더 많은 결과를 위하여 얼마간의 투자를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어떤 투자를 하고 바로 그 효과 얻기를 바란다면 아름다운 국토를 가꿀 수 없을 것이다. 좋은 것은 항상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조급해 하지 말고, 단기 성과만을 꾀하지 말며, 자손들이 따먹을 수 있는 과실나무를 내가 심어 주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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