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생존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취미로 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두 가지 직업을 갖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식품회사를 운영하면서 대학교수로 근무하기도 하며, 거기서 미술을 전공하여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조합장을 맡고 있지만 전국노래자랑에서 입선할 정도로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경우도 있다.
학교는 배우려는 사람과 가르치려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이들이 서로 잘 융화될 때 교육의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때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직업을 가졌든 상관이 없다. 또 식당에 가면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과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려는 사람이 모여야 하며, 둘의 수요와 공급이 잘 조화를 이룰 때 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때 음식을 먹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든 어떤 직업을 가졌든 상관이 없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교사나 식당에서의 음식 제공자는 그 일에 많은 관심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며 남 다른 식견과 재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한결 같이 음식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낚시 혹은 바둑에 취미가 있을 수 있고 노래를 잘 부르거나 그림을 잘 그릴 수도 있다. 이처럼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걸쳐 다양한 재능을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화관련 단체의 임원 21명 중에서 3명 만이 문화계에 본업 혹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18명까지 각자가 하는 직업적인 일과 상관없이 예능에 관하여 즉 문화에 관하여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을 것을 인정해보자. 그러나 문화관련 단체에 소개하는 프로필인데도 문화관련 내용을 올리지 않은 것은 좀 생각해볼 일이다. 이들이 문화 혹은 예술에 관련한 일을 하면 돈이 되지 않는 다고 하여 조금은 소홀히 했다는 것까지도 인정을 해두자. 그러나 자신을 소개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약속이나 한듯이 소홀히 했다는 것은 곱씹어 볼만한 일일 것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실제로 문화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은 사람은 단체를 운영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해서 임원이 되지 못한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으며, 또는 단체를 운영하는 비용을 지원할 수 없어서 임원이 되기를 거부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문화라 하더라도 단체를 운영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결론이 선다.
그렇다면 예의 임원들은 단체를 꾸려나가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는 수단으로 모셔온 사람들일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 단체의 운영비용은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비용으로 운영되는 것이 관례인 단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이 단체의 임원 명단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단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것과, 문화에 취미마저 없이 억지로 맡았다 하더라도 기왕 맡을 바에야 열심히 해보자는 것이다.
문화계 임원은 돈 많은 일반 단체의 장이라고 해서 잘하고 돈 없는 일반 시민이라고 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성의를 가지고 하는 사람인가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문화가 무너지면 그 민족이나 국가 역시 무너지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문화가 무너지고 생존한 나라가 하나라도 있었던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 진리를 되새겨 우리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국가 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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