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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

꿈꾸는 세상살이 2015. 5. 1. 05:52

머피의 법칙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다가 자기에게 좋지 않은 일이 닥치면 머피의 법칙을 내세운다.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이렇게 재수가 없어서 일이 안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왜 나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가를 생각하지 않은 채 그냥 재수가 없다고만 말한다. 그러면서 안 되는 사람은 자꾸만 안 되고,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말도 곧잘 사용한다.

하지만 불행이 혼자 오지 않는 것이 아니며, 안 되는 사람이 자꾸만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때 비로소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흔히 이야기하는 인재라는 사고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면산 산사태는 몇 십 년 동안 아무 일 없다가 왜 하필 내가 거기 지나가는 동안에 산사태가 일어났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산사태는 오랜 장마로 인하여 이미 지반이 약해진 상태였으며, 산의 경사도가 심해서 미끌려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 순간에 내가 거기를 지나간 것뿐이다. 다시 말하면 우면산의 산사태는 조건을 보니 일어날만한 일이 일어난 것이며, 다른 산에서도 그런 조건이 성립되면 산사태가 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천안함이나 세월호와 같은 대형 선박의 경우 역시 일어날 조건이 되었기에 일어난 것뿐이다. 타이타닉이 침몰한 원인 역시 하나의 작은 리벳이 불량이었다는 것은 언제든지 빙산에 부딪치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조건을 안고 있었는데, 그 전에는 빙산 혹은 다른 선박과 부딪친 적이 없어서 불량품이 마치 양품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말이다.

신호를 기다리는 차를 뒤에서 오던 차가 부딪치면 그것은 머피의 법칙이 아니라,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멈추지 않았으니 부딪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던 것이다. 또 시간이 급하여 마음이 초조한데 신호등마다 걸리는 것은 대표적인 머피의 법칙에 속한다. 하지만 내가 신호등에 걸리는 것은 재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주 정확한 과학의 결과인 것이다. 4거리 신호등에서 내가 가야할 신호는 푸른 색 신호 한 가지뿐이다. 그래서 내가 멈추지 않고 바로 신호를 받을 확률은 25%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신호가 떨어지기까지 조금 더 기다리느냐 아니면 조금 덜 기다리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머피의 법칙으로 통칭하여 부르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벌어진 일에 대하여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기 전에 그냥 통째로 얼버무려 말할 때 머피의 법칙을 들먹이는 것이다. 따라서 머피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분석이 없으며, 그와 같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세기의 천재인 에디슨이 이것을 증명한다. 그가 한 가지 목표로 90번째 실험에서 실패한 후에 한 말은‘우리들은 실패한 것이 아니고, 안 되는 재료가 무엇인가를 90가지나 알아낸 아주 성공적인 실험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험을 계속하여 13일 동안 2,400번째 실험에서 마침내 성공하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다.

머피의 법칙이란 나에게 일어난 일이 내가 원하지 않았던 일 혹은 그런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에디슨의 예에서 머피의 법칙을 찾을 수가 없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던 것뿐이다. 다시 말하면 머피의 법칙은 그냥 해보는 소리일 뿐이며, 모든 일에 있어 미리 미리 준비함으로써 실패하지 말고 성공의 길로 들도록 노력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옛말에 유비무환이라 하였다. 또 지피지기면 백전불퇴라 하였다. 어떤 일을 할 때에 사전에 잘 준비하고 행하면 실패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머피의 법칙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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