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길이 있다.
요즘 독서에 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인문학에 대한 재평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물론이며 많이 읽도록 권장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보여 진다.
어떤 대학에서는 졸업 시까지 책을 100권 읽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을 4년으로 보면 1년에 25권의 책을 읽는 셈이다. 다시 좁혀보면 한 달에 두 권의 책을 읽는 꼴이다. 이른바‘100북스’라는 이 운동은 지성의 요람인 대학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학생들이 책을 그 정도도 읽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책을 읽었을 때 어떤 점이 좋기에 책 읽기를 권장하는 것일까. 누가 뭐라고 해도 책이 주는 장점은 책을 통해 얻는 지식과 재미다.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의 경우는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하여 지식보다 재미가 우선하지만, 성인 혹은 전공 관련 서적은 재미보다 지식을 우선으로 하여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의 지식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학식과 일반 상식을 포함하여 지혜까지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에서 얻는 것은 선인들이 겪었던 것을 빨리 그리고 실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책을 통하여 선배들이 당했던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며, 그런 단계를 뛰어 넘어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실수 한 사람은 어떻게 하여 실수를 하였는지 혹은 어떻게 하면 실수를 하지 않을지 알려주는 것이 바로 책이라는 말이다. 반대로 성공한 사람은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하였더니 성공을 하였다 혹은 그 전에 어떤 과정을 거쳤더니 드디어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책이다.
다른 말로 요약하면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평탄하며 조용한 길도 있지만 어떤 때는 시끄럽고 복잡한 길을 만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따스한 햇볕을 받아가며 갈 수 있지만 어떤 때는 험한 비바람을 맞으며 갈 때도 있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것이 현실의 길이다. 물론 책 속의 길도 이와 같다. 어떤 책은 삶의 바탕에 도움이 되며 중요한 성장 요소가 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책은 가던 길을 좀 더 멀리 돌아가도록 유도하는 책도 있다. 심지어 잠깐 쉰다는 것이 아예 눌러 앉아 그대로 멈추게 혹은 퇴보하게 만드는 책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길이 좋은 길이며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그것은 사람마다 그 사람이 처한 환경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보편적인 사람에게 공통의 책을 말하라 한다면 그것은 한 마디로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고전은 여러 사람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읽어도 좋다고 말하는 책들이다. 이는 어떤 상황적 문제 혹은 사회 문제의 해결책 차원에서 잠깐 흥행을 이루다 마는 베스트셀러와는 다르다. 오히려 상황이 바뀌고 환경이 어려워지면 더 찾아 읽게 되는 스테디셀러가 바로 고전이다.
고전은 저자의 삶이 들어있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과 인류의 근본을 이해하는 지혜가 담겨있다. 그래서 언제 어떤 사람이 읽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인 것이다. 미국에서 3류에 속하던 시카고대학이 1929년 고전 100권을 읽도록 강조한 이 후 100년이 되기 전에 노벨상 수상자를 88명이나 배출하였다는 것은 또 하나의 고전이 되었다. 그리고 세상의 유명한 정치가나 세기의 발명가 혹은 최근 경영의 교과서라 불리는 사람들이 인문학을 강조한 것은 모두가 같은 이유에서다.
전자의 고전은 후자의 인문학으로 통한다. 우리나라 모 대학에서 대학시절에 책 100권을 읽자고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시초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대학 그리고 모든 성인들이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도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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