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추억의 발자국소리

꿈꾸는 세상살이 2015. 8. 19. 06:11

 

추억의 발자국소리

 

은희태/ 신아출판사/ 2014.12.26/ 241

 

저자의 자전적 연작 시집이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은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다. 전쟁 중에 겪었던 자신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시심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여 진다.

은희태선생님은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입대하여 자신이 겪었던 일을 적었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난 뒤라 기억이 모두 정확하고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상당부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아픈 상처를 쉽게 잊어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그것도 어린 나이에 커다란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몸의 상처는 살이 차면 잊혀지지만 마음의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세부 사항을 알 수가 있다. 어느 역사책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되며, 당시의 일들을 공공의 기록에서만 보아온 것이 실상의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역사는 정사(正史)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야사(野史)도 있게 마련이다.

정사는 이긴 자의 입장에서만 기록되기 쉬운 것이지만 이에 비하면 야사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혹은 패배자의 입장에서도 기록될 수 있는 것이기에 모두가 버려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료(史料)가 되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래서 역사는 명확하고 사실에 입각하여 공정한 판단으로 적어야 하는 것이다. 왜곡된 역사는 후손들이 잘못 인식하여 그것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지낸 박정희가 일본에서 육사를 졸업하고 독립군을 잡는 만주군 장교로 근무하였다는 것은 우리가 아는 진실이다. 그것도 소학교 선생이었다가 먼 미래를 바라보며 지원한 일본의 육군사관학교 입학이 허용되지 않자 혈서를 쓰고 충성을 맹세하여 입학이 허가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는 바와 같다. 그런데 박정희가 대통령이 된 훗날 과잉충성을 하는 어느 간신배에 의해 박정희가 독립군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출판되었다. 당시 박정희는 일말의 양심은 있어 그 책을 쓴 사람을 불러 있지도 않은 일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야단을 쳤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을 모두 회수하고 원래대로 바로 잡으라고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만약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박정희가 독립군을 잡는 만주군 군관이 아니라 엄연한 독립군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역사의 왜곡인 것이다. 그리고는 이런 책도 있고 저런 책도 있으니 어떤 것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할 사람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저자 은희태씨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의 현실을 바로 알려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역사를 세세히 기록할 수는 없지만 지난 일들을 명확하고 사실대로 전달하는 것은 후세에 대한 선조들의 의무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세시풍속이야기와 24절기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을 그나마 제대로 알고 있으라는 뜻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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