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멘토, 리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사람들
안덕훈/ 작은숲/ 2015.06.08/ 305쪽
안덕훈 : 가족 중에 누나가 많아 여성스럽게 자란 안덕훈은 나중에도 소심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반면에 남들에게 몸으로 나서는 대신 잘 관찰하고 글을 쓰면서 실천문학상을 받아 소설가가 되었다. 저서로『독한 여자』,『헬로 조용필 키드』가 있다.
이 책은 자신에게 멘토가 된 사람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에 느낀 멘토와 나중에 느낀 멘토는 변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느낀 멘토를 적은 것이다. 누구든지 처음에 느끼고 감정을 적는 것은 그에게 그만큼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훗날 변한 다음의 느낌은 그만큼 변해서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성선설이 맞다면 처음에 느낀 감정이 바로 성선설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저자가 지정한 첫 멘토는 간디, 김대중, 프랭클린 루즈벨트, 넬슨 만델라, 장준하, 체 게바라, 살바도르 아옌데, 빌리 브란트, 노무현 등 9명이다. 이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자신보다 남을 그리고 국가를 사랑한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의 국적은 한 나라가 아니다. 그만큼 지금은 지구촌화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더 빨리 더 많은 정보가 움직인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한 나라 즉 우리나라에 국한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망라하여 뽑은 리더 중 안덕훈에게 멘토가 되어 준 사람이라는 말이기에 더 실감이 난다.
간디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비폭력저항주의자이다. 작은 욕망을 버리고 큰 욕망을 추구한 인도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지도자이다. 다음에 등장하는 김대중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으로 민족의 운명을 바꿔낸 끈기의 리더이여 불굴의 의지로 인동초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세 번째로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긍정의 리더십의 장애와 불황을 이견 낸 약자의 친구이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리더이다. 넬슨 만델라는 웃음과 여유의 리더십으로 흑인 해방의 상징이 된 지도자인데 남아프리카의 별이라 칭함을 받았다. 장준하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변치 않는 신념으로 행동하는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며, 체 게바라는 최고의 자리를 박차고 초심으로 돌아간 사람이며 사랑과 열정의 혁명가였다. 살바도로 아옌데는 쿠테타 세력이 대통령궁을 공격했을 때 다행히도 외부에 있었지만 목숨을 던지며 대통령궁으로 돌아오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정된 노무현은 모두가 예라고 대답할 때 혼자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었고 남들이 모두 안 된다고 말할 때 혼자서 계란으로 바위를 친 소신있는 대통령이었다.
이들 9명 중에 대한민국의 사람이 3명이나 들어있다. 그것은 저자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가까이서 본 사람 중에 인상 깊었던 사람을 뽑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 대한민국은 그만큼 남에게 인정받을 만한 인물이 많았었다는 말도 된다. 이 말은 다시 말해 대한민국은 그만큼 민주화가 덜 되었고 강압과 폭력이 난무했었다는 말도 될 것이다. 특히 저자가 선택한 인물들은 모두가 자신보다 남을 우선하는 사람들이었으며, 부와 권력에 굴종하기 보다는 건전한 시민의식으로 자유와 평화를 열망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대부분 알고 있던 사항을 잘 정리해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김대중에 대해서는 그간 잘 몰랐던 것을 좀 더 알게 되었다. 이것은 나 자신 역시 우리나라의 훌륭한 멘토에 대해 무관심과 냉대로 기존 세력에 편승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해보았다. 그리고 노무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노무현을 왜 그리 싫어했던가, 그것은 바로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기득권에 대한 고수가 아니었나 반성해 본다. 대한민국 최초의 고줄 출신 사법고시 합격자, 기득권에 빌붙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양심적 사회적 요구를 들이대고 정당한 권리를 찾는 과정은 꼭 필요한 소금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사회는 양과 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멘토가 아무리 양을 향해 외치더라도 음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다. 이때의 양이 건전하고 정당한 사회라면 음은 아부와 담합으로 뭉쳐진 암적 존재를 말하며, 양이 돈 잘 벌고 부유한 사람들이라면 음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양이 선량한 시민이라면 음은 분열과 폭력을 조장하는 사람들이며, 양이 양심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음은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부조리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혹시 기득권에 편승하여 정당한 일에 부당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하여 네슬레라는 다국적 기업이 병들고 지친 아이들을 위하여 우유를 먹이겠다는 사람에게 우유를 팔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인간적이지 않은 처사였다. 그것은 돈을 벌기 위한 기업으로서 기업의 목적에도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그것은 순전히 더 많은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기존의 기득권 세력과 힘을 더해 악습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며, 삶을 질을 떨어뜨리거나 인간을 짓밟는 한이 있더라도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은 대부분 기존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출발한다. 이런 폐단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출발한 공산당 역시 나중에는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고 확장하기 위하여 더 나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생기고 그릇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역지사지라는 말이 나온다. 내가 현재 다른 사람의 위치에 있고, 반대로 나와 얽혀 있는 사람이 나의 위치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쉽게 말해 그 사람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말이다. 그때 그가 나였다면 나는 그에게 어떤 행동을 하였을까, 정말 중요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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