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고구려
양은우/ 을유문화사/ 2015.04.25/ 324쪽
양은우 : 고려대학교 학사와 석사를 거친 후 일리노이드대학에서 MBA를 취득하였고, LG전자와 두산전자, CJ프레시웨이, 동성홀딩스 등에서 기획과 경영, 신규개발, M&A 등을 담당하였다. 조직의 한 구성원보다는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하여 퇴직하고 집필과 강연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트립』,『관찰의 기술』등이 있으며, 인간 두뇌 특성을 바탕으로 하는 조직관리「브레인리더십」을 개발하여 전파하고 있다.
고구려는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고대 국가로 거칠고 척박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삶을 영위한 위대한 제국으로 불린다. 중국이 많은 국가의 부침이 있었고, 그들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중에도 고구려는 무려 700년 이상이나 끈질기게 살아온 장수국가였다. 현재 우리는 고구려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 이유는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 없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어느 학자 누구도 고구려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후손들에게 역사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야 어찌 되었든 중화사상으로 뭉친 중국이 대소 국가 간 여러 변천을 거치는 동안 홀로 그리고 강대한 국가로써 버텨 온 것은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런 고구려의 장점을 배우려 하는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려 하는 것이다.
사실 한 나라나 조직이 경쟁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하여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더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하는데, 국가 간에서의 힘은 바로 국력이요 조직에서의 힘은 조직력이라고 압축할 수 있다. 그러면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긴 세월을 버텨낸 국력, 고구려의 국력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이런 고구려의 힘을 한 마디로 줄여서 왕이 직접 전장에 나서는 스피드 경영과 국민 모두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전이었다고 말한다.
고구려는 고조선의 후예이며 부여와 더불어 천제의 아들로부터 탄생된 한 핏줄이었기에 고조선의 영토를 회복하고 그 명성을 이어가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국민의 많은 의견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였으며, 남자로 태어나면 국민임과 동시에 바로 전장에서 활약하는 전사로 태어나는 것을 인식시켜준 나라였다. 그러기에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확실한 사명감으로 오직 국가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그런 상무정신에 기반을 두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길고 긴 역사 속에서 항상 이기는 전투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며, 몇 번의 커다란 패배 이 후에도 잘못 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선대의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던 훌륭한 정신력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실제로 수도는 물론이며 각 지방에도 공교육제도를 두었고 누구나 의무 그리고 무상교육으로 높은 정신세계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문무가 수준 이상으로 높아진 국민들이 고구려의 목표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이다.
고구려의 왕 즉 리더들은 산악과 추운 지방이라는 척박한 환경을 잘 이용하여 좁지만 알토란같은 농토에서 식량을 산출하는 한편, 풍부한 자원 특히 철광석을 이용한 철기문화를 꽃 피워 주변 국가들과의 상업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며 필요한 문물을 도입하는데 아주 긴요하게 활용하였다. 또한 산악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하여 말을 이용하는 기마병을 위주로 하였으며, 개활지와 산악용 말을 구분하여 길러 활용할 정도로 치밀하고 계획적인 관리를 하였던 것이다. 바보 온달이 평강공주의 도움으로 문무를 겸비한 후 왕이 지켜보는 시험장에서 당당히 대장군으로 발탁되는 과정을 보면 그 나라의 목표가 무엇이었는가를 짐작할 수도 있다. 이것은 파벌이나 학벌보다 철저한 능력 위주로 인재를 양성하고 활용하였다는 증거가 된다. 더하여 일반 목재로 만든 활이 아니라 강력한 힘을 줄 수 있는 물소의 뿔을 이용한 활로 적보다 우월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남보다 더 우월한 조건은 없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강점으로 승화시켜 주변 국가들에게 군림하는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우리가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 안시성의 꽃처럼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완벽한 성을 쌓고 그 안에서 결사항전하며 싸우는 모습은 고구려의 전형적인 전투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구려 각 지역마다 주요 위치에 성을 쌓고 적을 방어하면서, 국민 모두가 성안에 들어가 살면서 적과 대치하여 전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이런 전략이 바로 고구려의 전투 전략이면서 국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도모하면서 하나로 뭉치는 응집력의 구심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완벽한 조건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야말로 고구려를 통하여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 할 것이다. 책의 제목을 주식회사 고구려라고 한 것은 요즘 시대의 기업과 비교하여 배울 것이 많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것이다. 실제로 요즘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단기간의 응급 성과를 위주로 하는 것에 비해, 전 국민이 참여하고 전 국토가 대상이 되는 일사분란한 행동은 성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경영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때는 경영의 신모델로 불리던 성과 위주의 전략은 재무제표 상의 이득을 지상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었으며, 결국은 인재를 잃고 기업마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이 아니라 단기 위주의 성과 즉 눈앞의 실적만 내세우면 그 기업은 오래 가지 못하고 도산된다는 결론을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그 실례는 상호 경쟁과 개인주의식 업무 추진의 대명사였던「엔론」사의 흥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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