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오상우/ 청림라이프/ 2012.02.05/ 286쪽
오상우 :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의 가정의학과 교수로서 비만대사영양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다. 비만 관련 부문에 대한 연구로 국제학술지 등에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고, 비만학회와 관련하여 많은 강연과 발표를 하였다. 현재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비만 바로알기』,『12주 체지방 다이어트』가 있고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그냥『대사증후군』이 아니라『대사증후군 제대로 앍고 확실히 예방하는 법』이다. 말하자면 대사증후군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해서 생기는 가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 원인을 제거하면 어떻게 되며 혹은 그런 증상이 사전에 안 생기도록 하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 또한 지금까지 우리들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이며, 맵지 않고 짜지 않게 먹는 것이다. 또한 물도 적당량을 마시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되, 기름지고 탄수화물 등 한 가지 성분에 치우쳐 먹지 않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어떤 음식은 어떤 음식을 만나면 상호 보완적 작용으로 부족한 성분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좋으며, 어떤 음식은 어떤 음식을 만나면 상호 상극이기 때문에 서로의 강성을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와 다르지만 김치처럼 염장된 음식은 흡수된 염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칼륨 성분을 가진 고구마와 같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좋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모두 음식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따라서 이런 것들은 음식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을 알고 먹으면 좋을 것이다. 이 또한 대대로 내려온 선조들의 식습관과 연계가 있으며, 현대의학으로도 확인되는 과학적이고 영양학적인 음식군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인의 대사증후군은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그리고 뇌혈관질환, 당뇨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혈액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혈관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고 탁해지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말초 혈관까지 혈액의 전달이 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진한 혈액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혈전 즉 우리말로는 피떡이 되어 혈관 내벽에 붙거나 혈액 중에 떠다니게 된다. 그러다 어느 한 곳에 멈추면 그곳에서 혈전의 생성은 가속도를 얻어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동시에 혈관의 구멍이 좁아져서 많은 피가 빨리 지나가기에 부적합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바로 고혈압으로 나타나며,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서 잘 늘어나지 않아 생기는 고혈압과 혈관은 잘 늘어나지만 혈액이 묽지 않고 탁하며 걸죽해져서 잘 흐르지 못해 생기는 고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면 심장에서 먼 곳 즉 미세혈관의 경우 피가 통하지 않아 세포증식이 원활하지 못하며 심지어 괴사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예가 바로 당뇨에 의한 괴사라 할 수 있다. 한편, 혈전으로 인한 혈관의 막힘에 의해 심장에 피가 공급되지 못하면 심근경색이 되며,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뇌혈관경색 즉 뇌경색이 된다. 그리고 혈관이 터졌느냐 아니면 막히기만 하였느냐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지만 우리가 알기로는 그런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증상이 생기는 원인과 그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현상을 종합해보면 우선 대사증후군은 많이 먹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모든 대사증후군은 비만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되 필요한 적당량을 먹고 많이 움직여서 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영양소는 우리 몸에 들어오면 쉽게 배출되지만 어떤 영양소는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을 가진 것도 있다. 그러니 그런 성질을 잘 가려서 먹어야 하며, 어떤 영양소가 서로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롭게 작용할 것인가를 알고 먹어야 한다.
한국인의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은 허리둘레와 혈압,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공복시 혈당 등으로 측정한다. 물론 이것 역시 우리나라 의사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사증후군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치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말하는 대사증후군은 우리 몸의 증상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부분 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증상은 그냥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고, 내 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 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흔히 말하기를 비만과 고혈압 등은 가족력 혹은 유전의 요소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유전이라고 해서 유전자의 성질이 그렇다는 것은 지극히 드문 현상이며, 그런 사람들의 가족은 대체로 먹는 음식과 생활 습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유형의 생활습관으로 인한 증상 즉 대사증후군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일란성쌍둥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생활 습관을 가지면 대체로 서로 다른 유형의 생활 습관병 즉 대사증후군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예로 보아 유전이라는 단어는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생활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에 따라 더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의학의 발달로 장수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의학의 발달로 인한 장수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의학에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 많고, 죽는 사람들은 병으로 죽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몸 관리를 잘 하여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는 많은데 즉 오래 살면서 병에 시달려 사는 것은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으로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잘 들이고 신체와 더불어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전하는 대사증후군을 제대로 알고 확실히 예방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에 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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