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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사원

꿈꾸는 세상살이 2015. 11. 11. 22:05

 

 

 

실격사원

 

에가미 고/ 김주영 역/ 북하우스/ 2009.04.10/ 391쪽

에가미 고 : 1954년 효고현에서 출생하고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였다. 1976년에 현재 미즈호은행의 전신인 다이이치칸쿄은행에 입사하여 우메다지점을 거쳐 본점의 기획부 및 인사부에서 근무하였다. 1997년 홍보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자사은행 총회꾼 불법대출 사건의 수습으로 유명해졌으며, 이것을 소재로 한 영화『금융부식열도』의 모델이기도 하다. 2002년에 지점장을 지내면서 경제소설『비정은행』을 발표하여 문단에 들어섰고, 저서로『총회꾼 유지』,『부식의 왕국』,『좌초-거대은행이 흔들린 날』,『가스미가세키중앙합동총사 제4호관-금융청이야기』,『사장 실격』등이 있다.

 

김주영 : 일본 영상물을 번역하다가 기획했던『잃어버린 엄마의 자아를 찾아서』가 출간되면서 본격적인 출판 번역가로 나섰다. 역서에『먹고 자는 곳 사는 곳』,『그대는 폴라리스』,『카카오 80%의 여름』,『타임캡슐』,『인격의 힘으로 만드는 일류 인생』,『엄마의 말이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우울한 아이 무조건 쉬어야 한다』,『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등이 있다.

 

이 책은 두 번째 읽었다. 전에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오래 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직장인들에게 좋은 책인 듯하다. 내가 현재 일하는 곳은 내 마음에 쏙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 할만 한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일 할만 하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실제로 파고 들면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일 할만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듣기에 불쾌할까봐 혹은 윗사람에게 말을 들을까봐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소설이라는 명칭으로 전개되었지만 사실은 소설 형태가 아니라 단막적인 부분 부분으로 나뉘어져있다. 말하자면 섹션별로 구분된 자기 계발을 멘토와 멘티가 주고받는 형식을 띠고 있다. 야훼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한 근무처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곳을 알아보는 즉 현재의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임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우상을 섬기지 말라,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말라,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네 이웃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소제목들은 성경의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이 소설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처럼 남의 재물을 탐내다가는 자신의 재물도 잃고 만다는 식으로 비유하고 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말은 일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하루를 새벽부터 시작하여 밤 늦게까지 일하고, 휴일도 일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그래서 창조주가 세상을 창조한 후 7일째에 휴식을 취한 것처럼 일은 일할 때에 하고 휴식을 취할 때는 휴식을 취하라는 말이다. 물론 휴식을 하는 동안에도 정신적으로는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물리적 시간만 따져서 일하는 것으로 계산하지 말고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여 일하라는 말이다. 또 간음하지 말라는 말은 모든 일을 정해진 순리대로 할 것이지, 교묘한 방법으로 속여 통정을 한 후에 그런 개인적인 약점을 묶어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이다. 즉 미인계나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홀리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이다.

이런 것들은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하다보면 이런 문제 저런 문제에 부딪쳐서 내 의지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 결코 옳은 방법이 아니며,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면 그 결과는 반드시 그르치고 만다는 말을 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하는 사원들은 실격사원이라는 말이다. 그 사람이 사원이 아니고 경영자라면 그 사람은 실격경영자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에서 나왔듯이 저자는 이미『사장실격』이라는 이름으로 경영자에 대하여 주의를 각성하는 책을 낸 적이 있다.

무슨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빠져나가는 사람, 반대로 부하직원의 공을 자신의 공으로 둔갑시키고 과는 부하에게 떠 넘기는 사람, 자신의 승진이나 명예를 위하여 남을 무시하고 남의 앞길을 가로막는 사람, 자신이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고 그 일이 잘못 되었을 때 그 원인 역시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사람, 모든 일을 성과 위주로 추진하여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이고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인 사랑으로 감쌀 줄 모르는 사람,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무기 즉 학력이나 육체적 완력 혹은 경제적 우월성으로 처리하는 사람들이 바로 실격 사원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런 실격 사원들이 의외로 많음에도 잘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나와 그 사람이 그런 일로 만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화장실에 갈 때의 마음하고 갔다 와서의 마음이 달라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을 하든 일 하는 방법에는 화장실에 가기 전과 후가 달라서는 안 되는 것이다. 즉 옳고 정당한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 나는 비록 내 일을 정당하게 처리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때에는 모든 일은 정당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쓰는 것도 같은 이치다. 정직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현재는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내 일에 있어 정당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것이라면 나 개인의 손해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아닌 것이다.

내가 비록 훌륭한 사원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결코 실격 사원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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