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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꿈꾸는 세상살이 2015. 11. 16. 23:00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전경일/ 다산북스/ 2007.10.30/ 228쪽

이 책은 아주 오래 전에 가져다 놓고 이제야 읽은 지각 독서였다. 지금까지 직장인의 자기계발서는 여러 권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 역시 직장인의 자기계발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용으로 보면 경영자 혹은 인사권자가 직장인을 대할 때에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다룬 내용이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직장인은 그렇게 하여야 한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옛 말에 못 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하였다. 반듯하고 굵은 나무는 집을 짓거나 다리를 만드는 등 목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잘려나가고, 못 생긴 나무만 남아서 홍수를 막아 산을 지킨다는 뜻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원래 못 생긴 나무가 숲을 지키고, 못난 사람들이 고향을 지킨다는 말과 같다. 그러면 비약하여 못난 직원들이 회사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잘나고 똑똑한 사람은 집단이나 조직보다 개인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똑똑하여 집단을 이끌어간다는 착각을 하면서 언제든지 내가 떠나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몸값을 높여 이직할 것인가를 생각한다고 하는 말이다. 오죽하면 입사하면 그 다음날부터 이직할 다른 곳을 찾아본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지금 입사한 이곳은 단지 이력서를 한 줄 쓸 곳에 지나지 않으며,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한 정거장으로 실력을 쌓기 위한 연습장으로 여기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예가 터무니없이 지어낸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부분 공감하며 실제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일에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회사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먼저 몸을 사리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음에 옮겨갈 직장에서 자신의 이름에 불이익을 당하게 될까봐 끼어들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다. 괜히 힘들게 일만 하고 혹시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까 미리 겁부터 내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좋은 일만 자신이 하고 힘들고 나쁜 일은 자신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과묵하고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들 즉 상대적으로 못난 평범한 사람들은 회사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신명을 바쳐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잘 해결되었을 때에도 자신의 공을 떠벌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으며 그냥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그래서 어떤 인사 담당자는 직원을 채용할 때에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보다 무슨 일이든 열성적으로 하며 직장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한다. 입사하기 위하여 제출하는 이력서를 보면 화려하고 능력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그런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지며 같이 일하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그의 이력이 그렇다는 것이지, 직장에서 앞으로도 그렇게 일하겠다는 것은 아니니 주의하여야 한다. 그래서 최근 면접자들은 이력서보다 자시 소개서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보인다. 사실 이력서는 자신이 살아온 길이다. 그 길은 이미 지나간 길이기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혹은 그보다 더 화력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인사담당자의 몫인 것이다.

 

 

직장에서의 일은 1+1=2가 정답이 아니다. 어떤 일을 성사시키기까지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결과는 눈에 보이는 대로 쉽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어떤 때는 씨앗이 싹이 나고 뿌리를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그것을 수확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닐 수도 있다. 할아버지가 나무를 심으면 아버지가 가꾸고 손자가 열매를 먹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선임자가 열심히 뿌려 놓은 결과를 후임자가 일거에 수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후임자가 그 일을 해결한 것도 아니면서 공은 후임자가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인사담당자는 후임자와 선임자의 역할을 잘 파악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며 과거를 낱낱이 파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후임자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전임자는 항상 일을 벌여야 하는 것이며, 남이 뿌려 놓은 열매만 따지 말고 내 뒤를 따라오는 후임자에게 줄 선물을 뿌려놓을 줄 아는 사람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이것이 경영자의 몫인 것이다. 경영자 혹은 인사담당자는 이런 평범한 직원 즉 성실하고 마음이 따뜻한 직원을 고르는 혜안이 필요하다. 일은 제 스스로 감을 깍지 않고 선임자가 말려놓은 곶감을 빼 먹기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 아니다. 매달려있는 곶감이 몇 개인지 세는 시간에 감 하나를 더 깎는 무던한 사람 즉 불평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직원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그런 직원을 평범한 직원이라 부르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직장은 흥하는 직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잘 아는 일화 중에, 면접에서 탈락하여 돌아가는 지망생이 복도에서 작은 핀 하나를 줍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을 합격시켰다는 말이 있다. 작은 일에 충성할 줄 아는 사람은 큰 일에도 충성할 줄 안다. 자신이 중한 것을 아는 사람은 타인이 중한 것도 안다. 그런 사람들은 내가 귀하면 직장도 귀하며, 직장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처리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직장을 구한 사례는 많이 있다.

낙하산 인사나 타 직장에서 스카웃 해온 사람들은 현 직장의 문화를 잘 모른다. 그리고 어떠한 곳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최선의 방법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일로 성과 우선의 경영을 하게 된다. 물론 경영자는 이런 성과를 좋게 보며 앞으로도 그런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런 일의 이면에는 어떠한 불협화음이 있었고, 어떠한 역작용이 있었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그들의 천국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모든 일을 행한 사람은 그런 낙하산 인사나 스카웃 해온 사람들이 아니다. 백보를 양보한다 하더라도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가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못 난 평범한 직원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작은 특출성이나 우월성보다 더 중요한 인성을 보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인성이 좋은 직원을 골라 특출한 재능을 가진 직원으로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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