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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육아

꿈꾸는 세상살이 2016. 2. 10. 06:21

 

 

걸음마 육아

분미 라미탄/ 김동준 역/ MBC C&I/ 2015.11.30/ 233쪽

 

분미 라미탄 : 캐나다 몬트리올 거주 주부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다. 자신의 육아과정에서 느낀 점을 블로그를 통하여 소통하고 엄마들에게 상담을 하면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책을 엮은 것이다.

김동준 : 미국의 뉴저지주에 거주하면서 두 아이의 아빠로 J&I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마케팅과 비즈니스 컨설팅을 전공하였으며, 미국 H 마트의 총괄 책임자를 역임하였다.

 

책의 제목을 보면 아이의 걸음마 수준에 적합한 육아서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나는 요즘 아이들의 성장과 초기 교육법에 대한 책들을 보고 있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지난 해 11월 30일에 나온 것으로 아주 신간에 속한다. 내가 이런 신간을 어떻게 찾아 볼 수 있겠는가, 그것은 도서관에서 새로 들어온 책을 모아 놓은 코너가 있어서 그런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물론 신간만 모아 놓은 것은 아니고, 오래 된 책이라 하더라도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책을 모아 놓은 것이니 요즘 독서인들이 어떤 책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독자가 찾는 책이 도서관에 없으면 이런 저런 책을 사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가 있어 그런 책을 구입해놓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한숨에 읽어 내려갔다. 내용이 어렵지 않기도 하지만 이미 아이들을 키워본 경험이 있고, 육아의 기본에 속하는 책은 그래도 몇 권을 읽은 탓에 그랬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식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캐나다에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점은 미리 예측하고 읽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읽는 도중에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의 표시일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아이를 훈육하거나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이 약간은 과감하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마트에 가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사 달라도 떼를 쓰면 어떻게 하여 장난감을 안 사주면서 아이를 달랠 것인지에 대한 해답으로, 저자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감지하여 장난감을 사 주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일이 커지기 전에 아예 재빨리 해결하는 방식이다. 결국은 아이에게 질 것을 알면서 괜히 아이 버릇만 나빠지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우리나라 육아 교육 책에 맞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어떻게 하고 어떤 경우는 어떻게 하라고 하여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러지 말고 애들 속 썩이지 말고 사 주라는 것이다. 물론 그런 것이 아이들의 독립심 혹은 아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캐나다 육아법일 뿐이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모든 부모들이 경험한 바일 것이다.

식당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아이를 통제하기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미 아이의 한계 즉 부모가 바라는 수준으로 조용히 참을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선 것이니 그 때는 어떤 방법으로도 아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일이 생길 것처럼 보이면 재빨리 밥 먹기를 포기하고 아이를 안고 나오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육아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 어떤 경우는 어떻게 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를 말한다. 그것도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말이다, 그것은 육아의 정통 방법이 아닐 수도 있고, 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방법이 지금까지 정석으로 알려진 방법보다 더 명확하고 올바른 방법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솔직히 말해 이 책을 내가 아는 사람 즉 며느리나 딸에게 권하고 싶어서 미리 읽었었다. 그러나 이 책을 권하기는 이미 포기하였다. 내가 생각하는 방법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적혀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아는 아이보다 부모들이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고자 하는 것은 다 같은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이렇게 하여 아이의 독립심이나 아이의 고집을 키울 수는 있어도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방법은 가르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그리고 자본주의가 아무리 자기 자신 위주의 삶을 살아간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세상인 것은 확실하다. 항상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내가 우선이고 내가 편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남보다 뒤처지고 남에게 굴복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사회가 잘못 된 것이지 내 육아법이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