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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꿈꾸는 세상살이 2016. 2. 23. 20:08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21세기북스/ 2015.08.25/ 275쪽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 1964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출생, 예일대 중문학과 학사와 동경대 비교문화학 석사,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외교통상부가 운영하는 정책 싱크 탱크인 주미한국대사관의 홍보원 이사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겸 아이사 인스티튜트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신문에 기고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세계 석학들 한국 미래를 말하다』,『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하버드 박사의 한국표류기』,『연암 박지원의 단편소설』,『중일 고전소설의 세속성 비교관찰』등이 있다.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한국 이름으로 이만열이다. 지금 한국에 살고 있으면서 한국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연구가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한국식 이름도 지었다.

저자는 한 마디로 한국 사람들은 자신을 바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을 보려면 자신을 내려놓고 냉정한 시각에서 판단해야 하지만, 대부분 인간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옆에서 본 것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는데, 오직 한국 사람들은 아직 자신이 선진국 국민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예는 외국에 대한 지원이나 원조 혹은 주변 국가를 돌아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나는 것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에 지진이 나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경제적 손실이 생겼을 때, 여기에 지원되는 한국 정부의 도움은 비교적 미흡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미흡하여도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하면 많은 편이지만, 외부에서 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은 선진국다운 행동을 해주기 바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처럼 선진국이 된 한국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아직도 자기는 후진국 혹은 개발도상국가의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한국사람 그리고 한국은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통하여 지칠 대로 지치고 폐허가 된 상태에서 약 50년 만에 세계 선진국의 대열에 선 경이로운 실적을 보인 나라다. 따라서 외국에서 보는 시각은 오로지 현재에 입각하여, 즉 한국이 세계 선진국이라고 불릴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 사람들은 너무나 빠른 시간에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다보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여기서 조금만 못하면 다시 후퇴할 것 같은 두려움에 웅크리게 되는 것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이냐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 아직 어색하고 좀 더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의 생각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에 들어섰으니 당연히 선진국이 불려야 하며, 또한 그 이름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요지는 이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그리고 한국인이 진정한 선진국 국민임을 자각하려면 어떤 부문에서 노력을 해야 할까 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그것은 현재의 위상에 비교하여, 한국이 짧은 시간에 선진국에 들어 선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오랜 전통과 학습에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어떤 외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평가를 단지 값싸고 튼튼하면 품질 좋은 물건을 만드는 나라에 국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고 파는 물품 외에 그 어떤 혼이나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 선진국에 들어가는데 아주 커다란 역할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기를 유럽의 어떤 나라는 선진국이며, 아메리카의 어떤 나라는 후진국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이때의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어떤 것일까. 하지만 그 나라와 한국을 비교하면 절대로 비교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나라는 한국 사람들 머릿속에 아주 좋은 나라라는 인식이 심어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나라에서 만든 물건은 아주 좋은 물품이라는 동질 의식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마디로 물품에 그 나라의 이미지를 얹어파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이미지가 없다. 지금 가지고 있는 이미지란 고작 일본에게 강제로 점령당한 아픔이 있을 뿐이며,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라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 상품을 보면 품질 좋고 값이 싼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더하여 값을 지불할 나락 없는 것이다. 아주 형편 없는 나라에서 어쩌다 좋은 물건을 만들었으니 그 수고에 대한 보답을 하면 완벽한 계산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도 유럽의 어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좋은 이미지를 가진다면, 그 물품이 가지는 물리적 경제적 가치 외에 한국이라는 이미지 값이 더하여져서 아주 놓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물품에 대한 브랜드 가치와 그 물품을 만드는 나라의 이미지 가치가 더하여져 만들어진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은 한국 사람인 당사자는 잘 모르는 것으로 외부에서 본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 역시 이런 내용을 모르는 바가 아니라 아주 잘 알고 있다. 물론 세세한 부분까지 전 국민이 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역사학자나 경제학자 그리고 무역업자도 아니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그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저자인 외국인도 아는 사항을 한국인은 모르는 것일까. 그 답은 오히려 간단하다. 저자는 한국을 연구하는 한국 학자다. 비록 미국에서 출생하였지만 동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지금은 한국에 살면서 한국 그리고 한국학에 대한 연구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반 한국인들이 모르는 사실에 대하여 잘 아는 것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유명한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까지 마친 공학박사라 하더라도 연극을 하기 위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현장으로 들어간 사람보다 연극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책에 기죽을 필요가 없으며, 이런 정책은 정책을 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하여 말하지 않아도 미리 알고 있는 사항이며, 언제 어떤 방법으로 시행할 것만 남기고 있어야 한다. 어떤 때는 이미 시행하고 있어서 성과를 내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도자의 몫인 것이다.

 

 

사실 위에서 지적한 부분에 대하여 많은 것들이 이미 시행되거나 계획 중인 것이 많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 한국인들은 그런 것을 시행하지 못하거나 늦는 것일까. 그것은 또 하나 한국 그리고 한국인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의 방향이 억압과 지시에 의한 이행 수준이었기 때문에 항상 수동적이고 피동적이었던 데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일 역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은 아니며, 강점기 시절에 우리를 말살하려는 의도적인 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젖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 역시 지도자들이 해결해야 할 몫이다.

 

 

선진국 어느 나라라 해도 그들 역시 남의 것을 모방하면서 신기술을 개발하였고, 지금은 내가 최고라는 자리에 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역시 남의 것을 베끼면서 성장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에 들어 선 것도 이상할 것 없는 정상적인 성장인 것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미국이 보는 일본이 바로 싸구려 제품을 만들어내는 아니 복제해내는 그런 나라에 속했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저명한 교수 하버드대학의 에즈라 보겔이 1979년에 일등국가 일본이라는 책을 냈다. 이로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의 이미지까지 함께 추가하여 파는 기회가 된 것이다. 이때부터 일본의 제품은 제품 이상의 가치를 발휘하게 되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모멘텀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호하는 독일제 차량도 마찬가지다. 독일하면 우리는 튼튼하고 실용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래서 독일이 만든 제품에 모두 그런 상상을 하면서 찾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스위스 하면 정밀공업으로 시계를 들고, 네덜란드 하면 화훼로 인상지어진다. 이렇듯 각 제품이 가지는 특성 외에 그 나라의 독특하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 스스로 이렇게 만들지 못하면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것이 지도자들의 숙제다. 1907년 고종황제의 밀지를 받은 이준은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장에서 당시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려하였으나 정작 회의장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것이 바로 한국의 위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남에게 굽실거리는 시절이 아니라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도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 비하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이것은 고쳐야 할 국민성이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어떤 이미지가 어울릴까. 저자는 선비정신을 들고 있다. 조선시대의 유교적 선비와 고려시대의 장인정신 그리고 상호 융화의 길을 걸었던 왕건의 상생 정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 이전인 고조선에서는 홍익인간을 들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면서 현재도 적용되고 있는 국민성의 기본이다. 따라서 이런 좋은 이미지들을 혼합하고 반영한다면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에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제품의 가격뿐 아니라, 그 품질에 대한 선호도 그리고 혹여 잘못 된 곳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용납하고 용인해줄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이제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그냥 어떻게 하다가 좋은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숨겨져 온 실력으로 그렇게 된 것이니 눈 감고 믿어도 된다는 그런 기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첩경이다. 더디 가고 힘들게 가는 것보다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다면 선진국의 길도 빨리 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 그러면 우리를 보는 세계의 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성공한 부분을 잊어버리고 다른 분야에서 노력함으로써 더 많은 것에서 선진국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 예로, 2011년 한국의 수출 규모는 5,560억 달러 즉 약 625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의 이미지가 더해졌더라면 약 10%의 가치를 더 받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약 58조원을 더 받았다면, 그리고 이 돈을 해외 원조나 좋은 이미지 가꾸기에 사용하였더라면 아마도 한국은 세계의 가장 우호적인 나라 혹은 가장 친절한 나라로 손꼽혔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이미지의 값인 것이다. 그 해의 대외 지원 한국의 원조액은 약 11억 달러로 1조 2천억 원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런 것들을 우리가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우리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남은 다른 사람을 쉽게 지적하고 충고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나를 충고하거나 쉽게 다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현재 우리의 수준이 그런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꾸 지적하면서 안내한다면 우리도 한걸음 더 빨리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변화에 대한 자극이다. 이런 동기부여가 없다면 스스로 변화하기가 어렵고 더디기만 할 것이다. 그래서 자극을 주고 적당한 긴장을 줌으로서 좋은 결과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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