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꼭두쇠

꿈꾸는 세상살이 2016. 3. 4. 17:07

 

 

꼭두쇠

 

서재균/ 전북문학관/ 2013.12.07/ 131쪽

 

서재균 : 아동문학가. 1935년 무주 안성에 출생하고 대전사범학교(교육대학교의 옛 이름)를 졸업한 후 여러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전북아동문학회를 창립하였으며, 여러 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였다.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와 전라일보 및 전북도민일보의 편집국장과 논설위원을 역임하였다.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전라북도문화상, 목정문화상, 김영일아동문학상, 월간문학동리상 등을 수상하였고, 저서로『햇빛이 노는 개울가』외 다수의 동화집과『천배산의 북소리1,2』를 비롯한 5권의 설화동화집, 동시집으로『산에도 들에도 하얀 들국화』, 에세이『귀향』,『게으른 자화상』등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전라북도문학관에서 실시하는 2013 전북 레지던스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생활하면서 지은 책이다. 작가가 벌써 아동문학가가 된 지 여러 해지만, 이번에는 의무감에서 써야 했던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량이 많지 않은 것도 그렇고, 주인공의 이름이 거의 비슷한 이미지를 풍기는 것, 군데군데 오타가 있는 것이나 문맥이 뒤바뀐 곳이 눈에 띄는 것들이 그런 인상을 남긴다. 물론 작품은 저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기에 이렇다 저렇다 할 수가 없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 개인이 쓰는 독후감에서조차 그런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다.

책을 펼치기 전 발간사에 전북이 문학의 메카임을 알리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인‘정읍사’를 비롯하여 정극인의‘상춘곡’, 시의 원리를 정립한 시론서『시칙(신경준 저)』, 고전소설‘춘향전’의 배경 남원, 조선 최고의 문학 기녀 이매창의‘이화우’, 그리고 이에 화답하는 김삼의당의‘첫날밤 화답시’등이 있어서 그렇다. 최근에는 가람 이병기의 근대시조와 판소리의 다섯 바탕을 정립한 신재효, 우리나라의 걸출한 여러 명창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작가나 작품이 즐비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의 아동문학가 작품을 냈으니 이 어찌 허투루 볼 것인가.

많고 많은 아동작가들이 있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많이 읽는 책을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좋은 책 좋은 작품을 내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책의 제목은 책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작품 중의 하나인 꼭두쇠라는 작품의 이름이기도 하다. 꼭두쇠는 우리 전통의 놀이인 마당놀이 혹은 곡마단에서 남사당패의 우두머리를 일컫는다. 예나 지금이나 한 조직의 우두머리는 그냥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질에 단원들을 보살피는 마음이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 조직의 장인 꼭두쇠는 자신의 명예나 편리보다는 단원들의 공연 그리고 생계유지까지 책임져야 하는 역할도 맡는다. 한편, 이런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강압적으로 때로는 유화적으로 융화될 수 있도록 아우르는 덕목도 필요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풍은 어린 나이이지만 우연찮게 따라 나선 곡마단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배운 솜씨로 단숨에 꼭두쇠에 오른다.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숨지는 선임 꼭두쇠가 유언으로 남긴 말에 따라 지명 선출되기는 하였지만, 남달리 배우고자 하는 욕심과 자신도 모르는 중에 가지고 있는 소질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이 눈에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또한 어린 나이이지만 함께 배우던 동료 무동들에게도 넓은 마음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한 조직의 수장이 되기까지는 어렵고 힘든 일을 극복해야 한다. 아이들이 재미난 동화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면서 현재 위치를 잘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동화는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아무 쓸데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어느 훌륭한 위인전 못지않게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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