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꿈꾸는 세상살이 2016. 4. 14. 05:37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이호준/ 마음의 숲/ 2015.11.10/ 367쪽

 

이호준 : 시인이며 여행 작가이며 저자는 서울신문기자와 뉴미디어 국장 겸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10년 넘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록하였다. 그리고『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Ⅰ,Ⅱ』이라는 책을 두 권 냈다. 이 책은 문화관광부의 추천 교양도서로 선정되었고, 청소년도서, 책따세 추천도서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이후 여행 작가로 알려졌으며, 여행서『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문명의 고향 티그리스 강을 걷다』를 썼고, 산문집으로『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도 냈다. 현재는 대학 등에서 여행 작가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자작나무에 관한 것은 없다. 그리고 그 숲으로 간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혹은 바람도 없다. 그저 책의 제목일 뿐이다. 그런데 다 읽고 보면 어쩌면 자작나무 숲으로 간 사람은 저자 바로 자신인 듯하다. 그가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것이다. 옛 것에 대한 그리움, 혹은 우리를 싸고 있는 것들을 미처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한 사고다. 그런 자신을 일깨우고 그것을 타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때로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누군가가 어떤 것을 잘못하여 이렇게 큰 아픔을 당하고 있는가 물어보고, 어떤 때는 작은 굴 조각 하나에 누가 이렇게 생을 짓밟고 있는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옛 집에 대한 그리움은 당시 식구들에 대한 회고로 사람의 도리와 사람의 본분을 일깨운다. 이런 것들은 우리 주변에 항상 어디서든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정작 본인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넘겨버리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남의 탓만 하면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이 책은 내용이 좋다고 지인이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먼저 읽고 나서 빌려주겠다고 하였었고, 나는 그러기에 너무 미안하여 도서관에서 빌려보겠다고 했었다. 그런 후 빌려온 몇 권의 책 속에 이것도 포함되었다. 다른 책은 하루만에 읽었지만 이 책은 367쪽이라는 두께가 워낙 두터운 덕에 하루에 읽지 못하고 이틀에 걸쳐 읽었다.

 

저자의 다른 책『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Ⅰ,Ⅱ』를 읽지 못하였으나, 아마도 분명 이런 형식의 이런 종류의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의 내용 역시 지난 것 그리고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우리의 본심을 끌어내는 자아 자각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들려주어도 들려주어도 듣지 않는다면 다시 자신이 듣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말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저자 자신의 반성과 인생의 뒤돌아봄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하는 듯 말이다. 덧붙여‘우리 본심은 소중한 것이여’하는 듯하다.

사람은 태어나고 죽는 것이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이것은 굳이 종교의 신에 의한 계시를 따지지 않더라도, 자연과 더불어 혼자의 힘으로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나와 자연, 나와 이웃, 나와 또 다른 나, 그리고 나가 아닌 다른 모든 것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부디 인간 본연의 인성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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