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근심
리쯔쉰/ 강은영 역/ 2016.03.04/ 215쪽
리쯔쉰 : 중국 화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중일우호병원 정신과에서 근무 중이다. 심리협회 베이징 심리자문과 치료전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중국 CCTV, 중국인민라디오방송의 심리학 자문으로 고정 출연하면서 심리학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로『누구를 위해 사는가』,『조기교육의 비밀』,『아이의 미래』,『가정교육에 달려있다』,『결혼의 번뇌』,『근원의 춤』,『리쯔쉰에게 묻다』등이 있다. 누적도서 판매량이 100만부를 넘었다.
강은영 : 상지대학교 중국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어대학교에서 통번역대학원 한중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다양한 통번역 활동을 하면서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일하고 있다. 역서에『기업을 이끄는 7가지 유전자』,『심리학의 즐거움』,『페르시아 전쟁사:고대동서양 문명의 대격돌』,『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 이야기 불교 편』,『여행의 속도』등이 있다.
요즘은 심리학에 관한 내용이 뜨는 추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힐링에 관한 것들, 그리고 그 전에는 웰빙에 관한 것들이 인기를 끌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면의 세계를 읽는 심리학이 대세다. 그런데 이런 추세는 어느 특정인이 한바탕 바람몰이를 하면 그렇게 딸려가는 경향이 있다. 어느 누군가가 나서서 한 이슈를 주장하면 어느새 그쪽으로 방향이 틀어지고는 한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추구하는 것도 점차 변하고 있으며, 그것은 집단 동질성에 의한 같은 방향으로의 쏠림현상이라 할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소속감이며 연대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집단화 속에서 나만 끼어들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불안의식이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다른 말로 나만 뒤처지고 낙오되는 듯한 느낌을 방지하거나 차단하고자 하는 의식에서 비롯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내용 역시 심리학적인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고, 내용 역시 그런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최근에 심리학에 관한 책을 몇 권 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리쯔쉰은 중국의 심리학자다. 중국에 얼마나 많은 심리학자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정신과 의사들은 대체로 심리학에 관한 대가들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중국에는 아주 많은 심리학자가 있을 것이다. 그런 세상에 알려지기는 아직까지 그렇게 많은 중국의 의사들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것은 현재 중국의 생활 수준이 혹은 문화 수준이 심리학을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도 없이 않을 것이다. 우선 먹고 살기 바쁘니 내면의 상처는 조금 뒤로 미루자는 인식이 그랬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내용은 아주 쉽게 전개된다. 물론 정통파적인 심리학 책이 아니기도 하지만, 현 중국 전역의 심리학적 욕구에 맞추려면 이 정도에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나는 왜 사소한 일도 늘 걱정할까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아! 새옹지마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우리 인간의 걱정은 아무리 걱정한다고 해도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많고 내 힘으로 노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겨우 손가락 안에 들 뿐이라는 말도 생각났다. 거기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정말로 걱정하고 고민해야 할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이 그렇고 환경에 의해 습관이 그렇게 길들여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걱정할 것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잘 구분하여 행동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것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을 것은 하나도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걱정거리이면서, 나에게 어떤 잘못된 일이 일어날까 두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 여름에 만약 내일 갑자기 눈이 온다면 나락이 어떻게 되고, 나는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것은 아무 쓸데없는 걱정이다. 하늘이 맑은데 갑자기 소나기가 온다면, 혹은 하늘이 무너진다면, 또는 오늘 선생님이 숙제를 다른 날의 세 배쯤 내준다면 나는 그것을 다 해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하지 않아도 좋을 걱정에 속한다. 아무리 만약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하더라도, 그렇게 걱정한다고 하여 해결될 일은 정말로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흔히 말하는 것 중에 외출하는 사람이 가스불은 잘 껐는지, 현관문은 잘 잠갔는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던 길을 되돌려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대부분은 자신이 우려했던 것을 잘 해결한 뒤이며, 진짜로 다시 가서 확인해보니 문을 잠그지 않았다거나 가스 불을 끄지 않았던 경우는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대체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걱정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러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을까. 그것은 계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설사 그런 걱정이 된다 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아! 나는 잘 하고 있구나, 그러니 괜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습관이 되도록 조금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책의 앞부분은 과잉근심에 대한 이야기로 접근하였다. 그러나 나중 후반부로 가면서는 과잉근심보다는 근심을 어떻게 하면 덜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지금까지 서양에서 쓴 심리학 책을 보기는 하였지만, 같은 동양인이 쓴 책은 처음 접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하여 강도가 조금 약한 것처럼 느껴진다. 좀 더 강한 임상실험이 아니라 근원적인 이론에 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자는 상대방 즉 내담자의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 예의 근거에 지나지 않고, 내용적으로 좀 더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주기에는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사실적으로 상담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좀 더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을 가볍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자아를 알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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