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근길
법륜/ 김영사/ 2013.08.20/ 214쪽
법륜 : 1953년 울산 태생, 정토회 지도법사를 거쳐 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정토불교대학을 설립하였고 한국제이티에스 이사장, 한국불교사회연구소 이사장을 지냈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불교교육원장을 지냈고 청년불교교육원을 설립하였으며 영남불교교육원도 설립하였다. 통일문화대상, 포스코청암상 봉사부문, 민족화해상 개인부문, DMZ평화상 교류협력부문, 라몬 막사이사이 상을 수상하였다.
사람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처음 태어날 때에 내가 이 세상에 나왔다고 큰 소리로 신고식을 하면서 울기 시작하여, 살다가 죽을 때에는 다른 사람을 울리고 떠난다. 물론 그 중간에도 여러 곡절이 있고 과정 과정마다 다른 상황을 맞는다. 이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이라 하더라도 즐겁게 행복하게 살 수 없을까 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원하며 내일에 희망을 걸어본다.
하지만 생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그래서 또 후회를 하며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하는 거짓에 속아주기를 자청한다. 그렇지만 내일 역시 오늘과 다르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내일은 오늘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이 말하는 행복한 출근길이란 바로 이렇게 힘든 인생길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출근길에 행복해지고 싶다는 표현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전혀 행복하지 않지만 오늘은 혹은 내일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행복한 출근길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출근을 하는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이고, 그는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즉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비로소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하루하루가 행복한 출근길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이다.
여느 책처럼 행복한 출근길이라면 자기계발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 자기계발서라기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 수양적 지침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매일 출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업무를 보는 곳이 바로 자신이 기거하는 곳이므로 굳이 출근을 하였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은 일반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일터로 나가는 동안 행복한 마음으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붙인 듯하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어떤 사람이 상담을 해온 것을 토대로 엮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모든 독자 역시 내담자와 마찬가지로 행복한 출근길이 되려면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때도 이런 내용들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지만, 저자가 보는 견지에서 이렇게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을 이르게 된다.
그런데 그 내용이 지극히 종교적이다. 그것은 저자가 불교계의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저자는 그렇게 생활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며, 남이 물어보면 남들도 그렇게 생활하기를 권유하고 가르치는 사람이니 책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보면 가히 틀린 말은 아니다. 남이 뭐라고 하면 그 말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반성하여 대꾸하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를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을 것이며, 내가 하고 싶으면 남도 하고 싶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상대방을 두고 나쁘다고 혹은 잘못 했다고 말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런 말을 하지 말고 그런 환경에 속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더 좋다고도 말한다. 물론 상대방이 그런 잘못을 했을 경우에는 그것을 인식하고 뉘우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보고 말이다.
사람들은 남과 비교하여 남보다 빨리 승진하고 싶어 하며, 남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며,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하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을 그렇게 모두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기랄 쉽지 않다. 지극히 드물게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혀 그렇게 살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행복한 출근길을 걸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내 욕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려놓고 양보하면 행복한 출근길이 될 수 있음을 안다. 그러나 그렇게 행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여기서 이런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이렇게 어려운 숙제를 풀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을 비우고,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진정 행복한 경우는 받고 사용하는 것보다. 주면서 베풀고 봉사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실제로 벌면서 행복한 경우보다 베풀면서 행복한 경우의 강도가 훨씬 세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감정이다.
늘 부딪치는 사람을 어렵게 대하고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내가 도와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음에서 행복한 출근길은 시작되는 것이다. 오늘도 그 사람과 만나서 싸울 것을 생각하면 불행한 출근길이지만, 그 사람과 만나서 서로를 위하고 배려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즐겁고 행복한 출근길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내 것들 > 독후감,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계의 달인 (0) | 2016.05.05 |
---|---|
역사가 의학을 만났을 때 (0) | 2016.05.05 |
경영은 사람이다 (0) | 2016.05.05 |
과잉근심 (0) | 2016.04.25 |
우리가 꿈꾸는 회사 (0) | 2016.04.23 |